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가 18일 예상했던 대로 기준금리를 현 2.00~2.25%에서 1.75~2.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7월 이후 두 번째 인하다.
일각에서는 이란의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공습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과 인플레 우려 등을 이유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됐지만 결국 연준은 0.25%p 인하를 단행했다.
물론 0.50%p 이상을 넘어 ‘제로금리’, 심지어 ‘마이너스 금리’까지 촉구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고 트윗을 통해 “제롬 파월(FRB 의장)과 연준은 또 다시 실패했다. 배짱도 없고, 감각도 없고 비전도 없다. 끔찍한 소통자”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애초 보수적이고 독립적인 지위를 보장받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p 이상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은 사실 트럼프 대통령밖에 없다. 실제로 연준은 전통적으로 0.25%P 단위로 금리를 내리고 올렸기 때문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이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도 각각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이 18일 금리인하를 발표하면서 신중한 입장을 내놓았지만 전문가들은 “만약 경제가 하강하면, 더욱 더 폭넓은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는 그의 말에 더욱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앞으로 최소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내년 초 기준금리는 1.25~1.50%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많은 경제학자들이 예측하는 것처럼 내년에 미국 경기침체가 발생한다면 다시 제로금리 수준까지 인하될 수 있다. 실제로 글로벌 펀드매니저 235명을 대상으로 이달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 내년 경기침체를 예상한다는 응답비율은 38%로 지난달 조사보다 4% 올랐는데 이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했던 2009년 8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조치를 통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는 저금리 기조가 확인된 것은 의미가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에 전 세계 증시와 경제학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기준금리 인하가 국가 경제는 물론 소비자들의 생활경제에도 밀접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는 소비자에게 양날의 칼이지만 전반적으로 시장과 경제에 자금이 풀리기 때문에 실 보다는 득이 많다고 판단한다. 특히 이번 금리 인하는 주로 변동이자가 적용되는 대출자, 모기지와 재융자, 자동차, 신용카드, 학자금 대출자에게는 희소식이다. 99%의 소비자가 이들 대출 중 최소 1개 이상을 납부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우리 생활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사업자 입장에서도 SBA와 부동산 담보 대출, 기업대출, 라인오브크레딧 등 각종 비즈니스 대출도 이자율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은행이 지급하는 예금상품 이자는 감소하기 때문에 ‘피해’를 보는 소비자도 분명 있다.
이럴 때 소비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금리가 내려간다고 마냥 좋아할 수만 없는 것이 금리 인하의 배경이 앞으로 다가올 경기침체에 대한 일종의 ‘보험’이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가 금리 인하를 통해 자금을 풀어야 할 만큼 좋지 않다는 배경을 전제로 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금리인하 기조가 확인된 만큼 이전보다는 조금 더 적극적인 투자와 자금운용에 나설 것을 조언한다. 집을 살 마음이 있다면 더 낮은 모기지 이자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지금이 좋다. 은행에 돈을 묶어만 두기 보다는 집이나 자동차 등 평소 원했지만 미뤄왔던 빅티켓 아이템을 더욱 낮은 이자로 구입할 수 있다. 실제로 주택시장은 낮은 모기지 금리 효과로 관망세에 있던 바이어들이 대거 시장에 진입하면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인하는 뉴욕증시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401K 은퇴연금을 갖고 있다면 투자 비중 중 주식 비율을 조금 늘리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경제학자들은 ‘투자’도 미래를 위한 저축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만사가 그런 것처럼 투자나 지출도 너무 과하면 탈이 난다. 또 단기적인 일확천금을 노리기보다는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자금을 운영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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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부국장·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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