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산역류 인한 속쓰림 땐 운동 전 음식섭취 피하고 수영 등 운동강도 낮춰야
▶ 과당·유당불내증 있다면 스포츠음료·유제품 안돼...혈변 잦은 설사땐 검진을
무더위가 계속될 때에는 야외활동이나 운동을 계획하고 있다면 열 관련 질환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주의해야 한다. [서울경제DB]
마라톤 같은 강도 높은 운동을 하다보면 운동 중이나 운동 후에 속쓰림, 설사 등 위장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속쓰림을 방치하면 운동할 때 하부식도괄약근이 느슨해지면서 위산역류가 발생해 속이 쓰리고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 운동 전후 발생하는 소화기 질환운동을 하다보면 갑자기 배를 잡고 복통을 호소하는 일이 종종 생긴다. 특히 강도 높은 운동을 주로 하거나 많이 달리다 보면 배가 아프거나 혹은 설사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달리기 선수 설사’(Runner’s diarrhea)란 용어도 있다.
일반적으로 연구에 따르면, 운동선수, 특히 지구력을 요하는 마라톤 선수의 30~50%는 위장 증세를 겪는다. 그러나 대개는 경미하거나 건강에 별 해가 없다.
하지만 속쓰림이나 설사, 복통 등 때문에 운동하기가 꺼려질 때도 있다.
국제위장병재단(International Foundation for Gastrointestinal Disorders·IFFGD)에서 알려주는 운동 중이거나 혹은 운동 후 발생할 수 있는 소화기 증상들과 증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해결책에 대해 살펴본다.
#속쓰림(heartburn)대개 속쓰림은 치료하지 않은 위산역류가 원인일 수 있다. 평소에도 위산역류를 자주 경험한다면 주의하는 것이 좋다. 운동하다가 불필요한 속쓰림을 경험하면서 배나 가슴을 잡고 괴로워하게 된다. 위산역류는 주로 식도 하부에 있는 근육인 하부식도괄약근이 약해지거나 잘못된 시간에 이완되면서 위에 들어있던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속쓰림 증상을 유발한다. 속이 쓰리면서 기침도 하며 구역감도 느낄 수 있으며 속이 불편한 증상이 따른다. 운동하다가 하부식도괄약근 압력이 떨어지고 위산 역류를 유발할 수 있다는 증거가 있다.
또한 운동하기 직전에 음식을 먹으면 하부식도괄약근이 이완될 수 있다. 운동 종류가 위산 역류 횟수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데, 비슷한 운동량을 두고 봤을 때 장에 충격을 주는 달리기는 저강도의 사이클링을 했을 때보다 좀더 위산 역류 증상을 유발한다.
위산역류 증상 완화에 오버-더-카운터로 제산제를 복용할 수 있는데, 알카-셀처(Alka-Seltzer), 말룩스(Maalox), 마이랜타(Mylanta), 로레이드(Rolaids) 등이 위산을 중화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위산 생성을 억제시켜주는 H2차단제들인 펩시드, 타가멧(Tagamet), 잔탁(Zantac) 등도 있으며, 위산분비를 저해하는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s)인 넥시움(Nexium), 프릴로섹(Prilosec) 등도 있다.
어떤 약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지는 주치의에게 진단을 받고 처방을 받아본다.
H2차단제나 PPIs계열 약들은 위산 생성이나 분비를 막아 증상을 완화시켜줄 수 있다.
또한 운동방법을 바꿔보는 것도 좋다. 위산역류 증상이 있다고 해서 운동을 중단할 필요는 없다. 달리기 대신 사이클링이나 수영 등을 하게 되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위산역류 증상을 줄이는데 도움된다.
#설사설사는 ‘달리기 선수 설사’란 말이 있을 정도로 장운동을 느끼고 몇 분 이내 화장실에 절박하게 가야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장거리 달리기를 하는 운동선수들, 특히 마라토너에게 종종 나타나는 증상이다.
달리기 선수 설사의 원인은 사실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다.
연구 결과 격렬한 운동을 하는 동안 수분이 부족해질 때 장과 소장으로의 혈류가 현저히 감소해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액 흐름이 제 기능대로 되지 않아 장에서의 영양분 흡수가 감소되며, 장에서의 수분 재흡수 장애로 설사가 발생할 수 있는 것.
또한 운동을 하면서 장에서의 음식물 통과시간이 빨라져 장 내용물이 신속하게 통과하면서 물같은 변이 나오기도 한다. 마라톤 같은 달리기 전에 불안과 부담감,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요인도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혈변이나 자주 반복되는 설사는 장내 출혈 등 다른 심각한 질환을 알리는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의사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며 가끔 있는 정도의 설사 증상은 운동 습관을 바꾸거나 운동 강도를 낮추고, 식이요법(식사 시간이나 식사 종류) 등을 통해 증상 완화를 모색할 수 있다. 또한 이모디엄(Imodium), 펩토비즈몰, 이퀘트(Equate Antidiarrheal), 로페라미드(Loperamide) 등 지사제를 복용해 보는 것도 도움된다.
설사 억제를 위해서 오버-더-카운터로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로페라미드는 달리기를 하기 전 복용했을 때 설사 빈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당 및 유당불내증은 운동 유발성 설사를 악화시킬 수 있는 조건이다.
과당불내증은 주로 선천적 과당불내증으로 소장에서 과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해서 생기는데 유아기 때 과즙이나 과당이 들어 있는 음식을 섭취하면 설사가 난다. 과당불내증은 유당불내증과 함께 있는 경우도 많다.
유당불내증은 역시 소장에서 유당분해효소가 부족해 유당이 들어 있는 우유나 유제품을 마시면 설사를 하게 된다.
운동할 때 많이 마시게 되는 스포츠 음료에는 과당(fructose)이 많이 들어 있다.
과당 및 유당불내증을 갖고 있다면 과당이나 유당 소화를 쉽게 하지 못하고 급박한 설사가 발생할 수 있다.
식이섬유가 많고 가스를 유발하는 콩, 채소, 과일 등은 달리기 전 제한적으로 섭취하거나 소량 섭취한다. 달리기 연습 후에 섭취해보는 것도 한 방법.
또한 달리기 전 2시간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탈수 상태가 되는 것도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운동 중에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준다.
#주의할 점위경련이나 혹은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 때문에 항경련제 등 약물을 복용 중이거나 혹은 복용을 고려하는 사람은 운동의 강도를 높이기 전에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항경련제는 땀 분비를 억제해 체내 온도 조절 능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
또한 혈변이나 복통이 함께 있는 경우 상부 위장이나 하부 위장에서 출혈이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적절한 수분 섭취,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NSAIDs)를 복용해 보는 것도 도움된다. 하지만 염증성 장질환이 있는 경우는 NSAIDs를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꼭 운동과 관련해서가 아니라도 혈변이나 잦은 설사 등이 나타나면 의사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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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온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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