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문에서 배운것들 삶에 적용하는 지혜 얻었어요"
▶ 신문은 저렴하고 접하기 좋은 최고의 배움수단
한국일보 40년 애독자 정해창씨가 매일 아침 신문을 읽는 클리너 안 자신의 오피스에서 신문은 내 에너지이자 보약이라며 한국일보를 들고 자랑스레 미소짓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심지어 광고까지도 정독한다는 정씨는 반세기동안 미주 이민사회와 동고동락해온 한국일보와 함께 철들어 왔다며 이민사회의 자존심이자 자긍심인 한국일보에 앞으로 50년, 100년도 공정하고 진실한 보도로 앞장서는 미주언론이 되달라고 부탁했다.
한국일보를 오랜기간 변함없이 사랑해준 애독자들 덕분에 올해 미주 한국일보가 창간 50주년이라는 미주언론의 빛나는 기념일을 맞았다. 지난 1969년 창간 이래 베이지역 한인동포들과 함께 호흡하며 정상의 신문으로 자리잡은 한국일보는 따뜻한 독자들의 사랑에 힘입어 언론의 사명을 다해올 수 있었다. 1979년 미주이민 정착 초기때부터 약 40여년간 본보를 구독해온 정해창(65, 헤이워드)씨와 만나 신문에 담긴 그만의 철학과 생각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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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초청으로 1979년 가족이민을 온 정해창씨는 이민온 해부터 한국일보를 구독하기 시작했다. 세 아이를 번듯이 키워내기 위해 정씨내외는 커피샵, 냉동산업, 바디샵, 카워시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쉬지않고 달려왔다. 현재 샌리앤드로 러셀히스(Russell Heath) 세탁소를 운영중인 정씨. 많은 한인 이민자들이 그러하듯 언어의 장벽이 제일 힘들었다고 말했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신문을 읽으며 삶이 힘들고 고단할 땐 ‘세상도 어렵구나’라며 삶의 깊은 위로를 받았다고 회상했다. 신문을 보지 않는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 할 가슴속 진한 아련함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씨는 매일 아침 성경을 읽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 이후 1시간 30분가량 매일 신문을 정독한다. 정치, 경제, 교육, 건강, 종교 심지어 광고 하나 하나조차 처음부터 끝까지 말이다. 자식들이 다 컸어도 요즘 교육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신실한 기독교 신자여도 불교인들은 어떠한 생각과 사상을 지니고 있는지, 심지어 여행사 광고를 통해 요즘 여행의 추세는 어떠한지 등 “단 하나도 빼먹을 것 없이 중요하다”며 신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간혹 배달사의 실수로 신문이 배달되지 않을 때면 직접 한국일보사를 찾아가 신문을 가져올 정도로 그 사랑이 대단하다고 웃으며 농담 섞인 말을 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정씨가 가장 즐겨읽는 섹션은 오피니언란이다. 그는 “사회다방면에 대한 본국지 칼럼니스트들의 날카로운 논평과 분석 뿐 아니라 이 지역 사람들을 포함해 미주 지역 한인들이 쓰는 로컬 칼럼은 특히 사람냄새가 나 좋다”고 했다. 정씨는 “글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며 “여성의창 칼럼같은 경우 전문적으로 글쓰는 사람들은 아니지만 살면서 느낀 생각과 심정을 솔직하게 풀어냈기에 훨씬 마음에 와닿고 신선하다”고 했다.
또 한국일보에 칼럼을 연재하는 박록(오늘과내일) 칼럼니스트와 김희봉(환경과삶), 최정화(English For the Soul)씨 등을 언급하며 “특히 최정화씨의 ‘English For the Soul’은 글 한편을 연재하기 위해 책 한 권을 읽었다고 생각될 만큼 흥미롭지만 어려운 내용”이라며 “세 네번은 읽고 공부한다”고 말했다. 그 밖에 미국인의 눈으로 현 정치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한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과 사회 핫이슈를 한 컷의 그림으로 표현한 시사만평도 즐겨본다고 했다.
오피니언란에 무한한 애정을 시사한 만큼 한국일보에게 바라는 개선점 역시 이 곳에서 나왔다. 정해창씨는 “고정필진들의 글을 수십여년간 즐겨 읽어왔다”며 “그러나 젊고 새로운 필진을 발굴해 독자들에게 신선함을 제공하는 것 역시 한국일보가 더 힘써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고싶은 것만 보고, 듣고싶은 것만 듣는 정보 편식의 시대에 안타깝기만 하다는 정씨. 특히 요즘 젊은 청년들이 종이 신문을 읽지 않을 뿐더러 인터넷으로 편향된 정보를 습득해 본인의 자녀들에게 만큼은 신문의 중요성을 항상 이야기한다고 했다. 정씨는 “자신의 두 딸과 아들 모두 한글학교를 꾸준히 다닌 덕에 한국어를 곧잘한다”며 “그릇된 정보가 쇄도하는 오늘날 자녀들에게 올바른 배움이 필요하다. 수많은 전문가의 의견과 지식이 한 데 모인 신문은 저렴하고 접하기 좋은 최고의 배움 수단”이라고 그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또 간혹 높은 학위를 받고 좋은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막상 세상사에 대한 대화를 나눠보면 잘 알지 못한다며 신문을 읽지 않는 세태를 비판했다. 그는 “40년 애독자인 나의 모든 지식과 상식, 지혜는 신문에서 나왔다”며 “신문을 통해 철이 들었다. 신문속에서 배운 것들을 삶에 적용하는 지혜도 얻게된다. 한국일보는 나의 삶의 에너지이자 보약”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정씨는 지금은 폐간되어 사라졌으나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 타일간지들도 읽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씨가 한국일보만을 오롯히 고집했던 이유는 언론사로서의 지켜야할 덕목인 중도 역할을 묵묵히 해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칭찬할 때는 칭찬을, 비판할 때는 비판하는 한국일보는 미주 이민사회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되살리는 생명수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짜뉴스가 쇄도하면서 신문의 진정한 역할이 더 부각되는 오늘날이기에 미주언론으로서 한국일보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난 50년간 베이지역 한인 이민사회와 동고동락하며 동반자 역할을 해온 한국일보, 지금과 같이 공정하고 진실한 보도로 다음 50년, 100년도 함께 해달라는 간절한 바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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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효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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