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14명의 2020년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대거 캘리포니아로 몰려들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캘리포니아 민주당 봄 전당대회는 졸지에 민주 후보들이 한 자리에 가장 많이 모인 행사로 전국적 각광을 받았고, 조찬회의에서 늦은 밤 파티까지 숨차게 뛰어다니며 연설과 악수, 포옹과 셀피 촬영의 ‘구애작전’을 펼친 후보들은 황금의 표밭을 향해 기대에 찬 첫 인사를 건넸다 - “헬로우, 캘리포니아”
내년 캘리포니아의 대선 예비선거를 석 달이나 앞당긴 일정변경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종래 6월 초였던 캘리포니아 예선이 2020년엔 3월3일에 실시된다. 50개주 중 인구 1위 캘리포니아와 2위 텍사스를 포함한 13개주 예선이 치러지는 ‘수퍼 화요일’이다. 우편투표는 대선 레이스의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와 같은 날 2월3일부터 시작된다.
그동안 캘리포니아는 대선 정치에서 늘 뒷전이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적 블루 스테이트라 너무 안심한 민주당 후보와 아예 포기한 공화당 후보들이 잘 들르지도 않는 본선만이 아니다. 예선도 후보 지명이 거의 판가름 난 후인 6월에 실시되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후보를 뽑는 대의원 숫자도 거의 500명으로 가장 많다. 실리콘밸리와 할리웃을 중심으로 돈줄도 막강하다. 세계 제 5위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며 미국 문화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리더로 자부한다. 예선일 변경은, 그런데도 대선에선 찬밥신세를 면치 못해 생겨난 ‘정치적 열등감’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라고 LA 타임스는 분석한다.
캘리포니아 표밭의 대선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예선일 변경은 처음이 아니다. 1992년 이후 6월에서 3월로, 2월로, 다시 6월로, 또 다시 3월로…이번이 5번째다.
1996년 3월말로 옮겼을 땐 다른 주들이 그보다 더 앞당겨 31개주가 먼저 예선을 실시하는 바람에 별 소용이 없었다. 2008년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가 맞붙었던 예선은 2월5일로 더 당겼다. 캘리포니아에서 승리했던 힐러리는 결국 오바마에게 패했지만 표밭의 열기는 뜨겁게 달아올라 900만명이 투표에 참여, 30여년만에 예선 최고투표율을 기록했다.
조기 예선의 긍정적 효과는 증명되었지만 (대선과 주 선거 예선을 같은 날 치르는) 경비절감을 위해 그후 두 차례 대선에선 6월로 되돌아갔다가 ‘미 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의 하나’가 될 내년 대선에서 영향력 증대를 위해 3월초로 다시 앞당긴 것이다.
조 바이든을 제외한 선두권 주자들이 총 출동한 ‘데뷔 축제’가 성공적으로 치러진 후 미디어들은 다투어 “캘리포니아는 더 이상 정치적 뒷전이 아니다” “새로운 표밭의 여왕”등으로 조명했고, “우리는 이제 후보들의 현금자동인출기(ATM)가 아닌 푸른 파도의 선두기수로 서게 되었다”고 캘리포니아 민주당도 환호한다.
민주당 후보지명전에서 캘리포니아의 역할이 커진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얼마나 결정적 영향력을 발휘할 지는 불확실하다. 우선 캘리포니아 예선은 1위가 대의원 전부를 차지하는 승자독식제가 아니다. 15% 이상 표를 받은 후보들에게 득표수에 따라 배분된다.
아이오와·뉴햄프셔·네바다·사우스캐롤라이나 등 2월의 4개주 경선을 통해 선두권 후보들이 소수로 압축되지 않으면 캘리포니아에서 1위를 해도 대의원 숫자 확보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물론 향후 모금과 득표에서 승기를 잡을 모멘텀은 얻을 수 있다.
게다가 새롭게 떠오른 초기 격전지 캘리포니아는 대부분 후보들에겐 ‘캠페인 위험지대’다. 너무 넓고 너무 돈이 많이 들어서다. 다양한 표밭이 주 전역에 산재해 있어 유세하기 힘들고 TV와 디지털 광고비가 엄청나게 비싸 이름 알리기조차 어렵다.
그러나 오랫동안 찬밥 신세였던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설사 최종 승자 지명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해도 이점은 많다. 후보들은 더 이상 대저택 속 모금파티만이 아니라 대중행사 참석으로 일반 유권자들에게 얼굴을 보여야 할 것이다. 막대한 액수의 광고비가 뿌려지면 주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오와의 표심을 좌우하는 옥수수 추출 연료 에탄올 정책이나 경합지역 러스트벨트의 제조업 살리기에 올인하던 후보들이 이젠 이민과 헬스케어, 환경과 홈리스에 이르기까지 캘리포니아의 관심사들도 우선순위에 올릴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보이스’를 듣기 위해 후보들은 유권자 아웃리치에 적극 나설 것이다. 백인 일색인 아이오와와 뉴햄프셔나 흑인이 밀집한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비해 캘리포니아의 표밭은 인종적으로 훨씬 다양하다. 특히 민주당 유권자의 다수는 비 백인이어서 후보들은 저마다 라티노, 흑인, 아시안…유색인종 표밭에 어필할 정책들을 들고 이들 커뮤니티의 문을 두드릴 것이다.
6월말 제1차 후보 공개토론을 앞둔 2020년 민주당 대선은 캘리포니아 전당대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포문을 열었다. 치열한 격전이 예상되는 캘리포니아 예선까진 9개월도 채 안 남았다. 각 커뮤니티를 향해 전보다 훨씬 적극 유세를 펼칠 대선 후보들을 맞을 준비는 한인사회에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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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록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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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6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지금 L.A 한번 30년전하고 비교해보세요. 그때는 정말 한국 부산보다도 더 초라해보였었죠. L.A 한인타운도 다 시골같이 오래된 건물에 썰렁했고. 지금의 L.A는 전 세계의 메카입니다. 새 마천루들이 쑥쑥 올라오고 부동산가격들도 거의 1000%가 올라 다 부자들이 됬읍니다. 이게 어떻게 L.A가 x판으로 되는건가요?
지금 L.A. 를 x판으로 만들고 있는 에릭 가세티를 보라. 민주당이라고 무조건 좋은게 아니다.
아래분 뭔 말을 하는고???
아래 두 분은 미국이나 미국헌법을 모르시나 봐요...
캘리포니아가 민주당의 텃밭인게 너무 다행입니다. 만약 공화당이 장악했더라면 유색인종들은 다 인디안들처럼 황무지로 강제 이동했을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