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is living, living love.
사랑은 사는 것, 사랑을 사는 것.
신록(新綠) 짙은 5월 초, 우리말 동요 “파란마음 하얀마음”이 들립니다.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여름엔 여름엔 파랄 거에요 / 산도들도 나무도 파란잎으로 / 파랗게 파랗게 덮힌 속에서 / 파란 하늘보고 자라니까요.”
‘파란마음’으로 5월을 예찬하는 중, 존 레논[John Lennon]의 동요같은 노래 “LOVE”가 심금(心琴)을 퉁기네요. 지극히 단순하고 너무나도 쉬운 노래. 그런데, 세상 진리를 단번에 정리하는 성인 동요. 진정 “파란마음 하얀마음”으로 세상을 본다면, 필경 이런 노래가 나오리라.
미니멀리즘[minimalism] 반주로 시작하는 첫 소절. “Love is real, real is love / Love is feeling, feeling love.” 사랑은 진짜, 진짜는 사랑 / 사랑은 느낌, 느낌이 사랑. 이보다 더 정곡을 찌르는 진솔한 잠언(箴言)이 또 있으랴!
사랑은 가짜가 아니란 선언! 사랑만이 진짜일 뿐, 나머진 모두 가짜. 그리고,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다만 가슴으로 느끼는 것. 신약성경 고린도전서 “사랑 장(章)”이 구구절절 옳다지만, 이처럼 찡~!하게 가슴을 울리는 표현이 또 있으랴. “Love is wanting to be loved.” 사랑이란 사랑받길 바라는 것. 그렇게 부르며 1절이 끝납니다.
Love is living, living love.
사랑은 사는 것, 사랑을 사는 것.
여전히 순진(純眞)한 동요 반주에 이어지는 2절. “Love is touch, touch is love / Love is reaching, reaching love.” 사랑은 만지는 것, 만짐이 사랑 / 사랑은 다가가는 것, 다가감이 사랑.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온 느낌이 결국 촉감으로 이어지고, 마침내 손내밀며 다가가는 것.
Reach Out & Touch Someone! 그렇게 한동안 인구에 회자되던 커머셜[commercial, 광고] 또한 바로 존 레논의 이 노래 덕(德)이었다든가? 사랑의 실존적 바탕은 ‘진짜 느낌’이라지만, 그래도 결국 만지면서 다가가 손내밀며 베푸는 행위가 없다면 무슨 소용? 그래서, 사랑은 사랑해달라고 구하는 거라며 2절을 맺습니다. “Love is asking / to be loved.”
순진무구한 미니멀리즘 멜로디의 1절과 2절. 하지만, 존 레논이 누군가? 대한민국의 어른 동요 가수 김창완 또한 그러하듯, 존 레논 역시 작곡에 일가견 있는 분 아니던가. 아니나다를까, 마지막 3절 가기 직전, 후렴 조(調)로 살짝 내리고 올립니다. “Love is you, You and me / Love is knowing, We can be.” 사랑은 너, 너와 나 / 사랑은 아는 것, 우리 될 수 있음을. 쉬운 듯 하지만 오묘한 뜻이 숨겨져 배어나오는 노랫말. 쉽지만 어렵더라. Easy, yet difficult - indeed!
Love is living, living love.
사랑은 사는 것, 사랑을 사는 것.
드디어 3절, 그 마지막 피날레[finale]! 채 3분도 안되는 짧고 명징(明澄)한 노래 “LOVE”의 결론. “Love is free, free is love / Love is living, living love.” 사랑은 거저, 거저는 사랑 / 사랑은 사는 것, 사랑을 사는 것. 결국, 동요가 철학을 뿜어냅니다. 사랑은 자유로운 것, 누구라도 뜻만 있으면 거저 되는 것. 하지만, 사랑은 사랑을 살아 내는 것.
사랑은 진짜 느낌이지만, 그것만으로 완성되는 건 아니랍니다. 나아가 어루만지고 손내밀어 베푸는 게 사랑. 하지만, 사랑은 마침내 사랑을 사는 그 자체! “Love is living, living love.” 아무렴, 사랑이 그렇게 쉬울손가. 당연하지. 살아내야지. 그렇게 약 2분 30초, 잠언을 동요로 부르던 존 레논, 마지막 여운을 살짝 남기며 마무리합니다. “Love is needing / to be loved.” 사랑이란, 사랑받길 필요로 하는 것.
Amen.
<
최정화/커뮤니케이션 학 박사, 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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