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신앙교육 성공 여부는 부모의 모범적 태도와 종교적인 가정환경에 달려 있다.[AP]
5월 첫째 주는 대다수 한인교회와 한인성당이 매년 지키는‘어린이 주일’이다. 올해는 한국의 어린이날과 겹치는 5일이 바로 그날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4월 한 달간‘아동학대 예방의 달’로 지낸 바 있어 5월로 이어지는 어린이 주일을 맞는 의미가 남다르다. 세계적으로 위대한 복음 전도자이자 부흥사였던 드와이트 L. 무디는 인생을 다시 살 수만 있다면 자신의 인생 전부를 어린이 사역에 헌신하고 싶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만큼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목회가 얼마나 중요하고 갚진 일인지를 엿보게 하는 말이다. 이에 자녀 신앙교육의 중요성과 요령 등을 짚어본다.
영성 형성에 부모 역할 가장 커 … 학교는 부정적 영향
종교적인 부모 둔 자녀들, 대인관계· 사회성 등 향상
종교시설 내 어린이 혼자두지말고 안전에 최우선
■자녀 영성 형성 책임은 부모
요즘의 차세대인 Z세대(199~2015년 출생자)는 부모세대와 다른 도덕적 기준과 사회적 가치를 갖고 성장 중이다.
특히 종교에 갈수록 무관심해지면서 종교적으로 받는 영향도 이전세대보다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때문에 부모와 자녀가 종교 문제로 대화하기도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있다. 기독교 여론조사기관인 ‘바나 그룹’이 최근 발표한 연구 자료를 살펴보면 자녀의 영성 형성을 책임지는 주체로 부모와 가정이 최우선으로 꼽혔다.
개신교 목회자와 가톨릭 사제 등 성직자 6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개신교 목회자의 99%와 가톨릭 사제의 96%가 부모와 가정을 자녀의 영성 형성의 책임 1순위로 꼽았다. 2순위는 목회자의 92%, 사제의 77%가 교회와 성당이라고 답했고 3순위는 목회자의 70%는 교회 밖 기독교 공동체를 꼽은 반면, 사제의 68%는 학교를 꼽아 차이를 보였다. 특히 Z세대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가 영성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에는 목회자의 65%, 사제의 50%가 동의했다.
■아동발달에 종교영향은 양면성
성직자들이 아동의 영성 형성에 있어 부모와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과 달리 학계 연구에서는 신앙적인 부모를 둔 아동들은 다양한 성장 발달 측면에서 양면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샌안토니오 텍사스 대학 사회학과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는 부모와 자녀가 신앙을 주제로 대화를 자주 나누는 등 종교적인 가정환경 조성과 부모의 종교기관 출석 등이 자녀의 심리적 적응과 대인관계 및 사회성 발달 등에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영어, 수학, 과학 등 주요과목 표준시험 등의 학업성취도 수준은 그렇지 않은 가정보다 낮았다.
또한 부부가 종교적인 문제로 갈등을 겪으면 더더욱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3학년생 자녀를 둔 가정을 대상으로 자료를 분석한 연구팀은 종교적인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학업보다 도덕적인 윤리규범 등에 더 큰 무게를 두고 가정교육을 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어린이 사역은 안전강화부터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 학대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파문이 확산되자 최근 미성년자 성 학대 예방을 위한 법 조항과 교황청 행동 규약 등 지침을 담은 문서를 발표하고 6월1일부터 시행토록 한 바 있다.
미주 한인교회나 성당에서도 때때로 주보에 ‘부모 동의 없이 어린이를 함부로 쓰다듬지 말라’는 안내문을 싣고 예방에 힘쓰기도 하지만 100% 예방은 어렵다. 어린이 사역을 펼치는 교회나 성당에서 목회보다 ‘아동의 안전’을 우선시해야 하는 이유는 어린이를 보호하는 일인 동시에 사역자들과 봉사자 및 나아가 종교기관을 보호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어린이 사역자와 교사 및 봉사자들을 신원 조회를 거쳐 임명하는 것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구체적인 관련 수칙을 수립하라고 조언한다. 종교시설 내에서 어린이를 혼자 두지 않는 것은 물론 어른과 같은 공간에 있을 때에도 성인 2명 이상이 함께 있도록 하는 등 이해하기 쉽고 확고한 내용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상황에 따라서 ‘이번만~’이라는 예외를 두면서 기준을 달리 적용하면 일관성이 무너져 성범죄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모범적 부모가 신앙교육 모델
목회 활성을 지원하는 ‘미니스트리 액셀러레이터’는 부모가 자녀에게 할 수 있는 신앙교육의 본보기를 크게 두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가족과 이웃 및 다른 사람을 섬기는 봉사의 모습을 부모가 먼저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고 둘째는 종교 모임에 꾸준히 참석하는 것이다. 부모가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의 즐거움보다는 남을 위한 봉사와 섬김을 우선시하는 모습이 자녀에게 큰 교훈을 줄 수 있다는 것. 또한 교회 예배도 게을리 말고 꾸준히 참석함으로써 자녀로 하여금 여럿이 함께 예배하는 경험을 쌓게 해줄 것을 조언했다.
또한 자녀가 성장하는 동안 부모가 함께 하는 기간이 생각보다 짧기에 할 수 있는 한 부모는 최선을 다해 자녀의 신앙교육에 힘쓸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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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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