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수퍼바이저위원회와 교육위원회가 연석회의를 가졌다. 이러한 연석회의는 일년에 몇 차례씩 있는데 회의 장소는 보통 카운티 정부 청사이다. 이러한 연석회의의 주제는 대부분의 경우 예산이다. 그래서 카운티 수퍼바이저위원회는 연석회의를 자신들의 예산 소위원회 회의로 간주한다. 그러니까 양 위원회의 공동 회의라기 보다는 수퍼바이저위원회 예산 소위원회의 회의에 교육위원들을 초청해 의견을 나누는 형태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물론 교육위원회 입장에서는 공동 회의이다.
그런데 이번 회의 장소는 평소와 달리 교육청 본청으로 했다. 내 기억으로 연석회의가 마지막으로 교육청에서 열렸던 것이 내가 교육위원회 의장으로 있었던 2014년이다. 그 후의 연석회의는 줄곧 카운티 정부청사에서 열렸는데 이번에 교육청에서 하기로 하고 준비하다 보니 여러가지로 쉽지 않은 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연석회의를 카운티 수퍼바이저위원회는 케이블 TV로 중계해야 하는데 교육청에 중계 시설이 없는 것이다. 물론 교육위원회도 정기 회의는 TV로 중계한다. 그러나 정기회의는 중계시설이 있는 교육청 가까이에 위치한 중학교 강당에서 학생들이 사용하지 않는 저녁 시간에 한다. 교육청에서 열리는 소위원회 회의나 실무회의는 컴퓨터로 스트리밍을 할 수 있게 하지만 TV로 중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에 연석회의를 교육청에서 열면서 TV로 중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각종 장비와 카메라맨이 동원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교육청에는 평소 12명의 교육위원들과 배석한 일부 교육청 실무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마이크 밖에 없기에 카운티 수퍼바이저들과 연석회의 때 사용할 수 있는 마이크 숫자도 부족했다. 회의 장소도 평소 교육위원회가 사용하는 회의실은 작아서 교육청 식당으로 옮겼다.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에서 회의를 가진 것은 수퍼바이저위원회와 교육위원회 사이의 위상에 있어서 연석회의인 만큼 상징적으로나마 교육위원회를 같은 급의 파트너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상호 인식에 연유한 것 같다.
이번 연석회의에서도 역시 논의의 촛점은 예산이었다. 그러나 평소 보다 다른 부분은 경상 예산 뿐 아니라 건물시설 예산에 관한 부분도 다루었다는 것이다. 사실 내년도 경상 교육 예산에는 양 위원회 사이에 별로 이견이 없다. 이미 카운티 이그제큐티브와 교육감이 오래 전부터 긴밀하게 논의해 카운티 수퍼바이저위원회가 교육위원회에 배정해 줄 경상 교육 예산액에 대해 공감대를 쌓았기에 경상 교육예산으로 양 위원회가 대립해야 할 부분이 사전에 모두 해소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데 건물시설 예산은 그렇지 않다.
건물시설 예산은 경상 예산과 따로 수퍼바이저 위원회가 매년 배정해 주는데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교육위원회가 추가 배정을 요구했다. 오랫동안 일년에 1억5천5백만 달러에 머물렀던 건물시설 예산은 올 회계연도에 2천5백만 달러가 추가로 배정되어 1억8천만 달러가 되었다. 그러나 추가로 배정된 2천5백만 달러는 사실 작년에 교육위원회가 나의 주장을 받아들여 요구한 5천만 달러의 절반에 불과하다. 작년에 수퍼바이저위원회 입장에서는 2천5백만 달러의 추가 배정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하지만 낙후된 교육시설 개선의 필요성을 제대로 알리고 요구해야 하는 교육위원회의 관점에서는 부족한 액수인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수퍼바이저위원회에 나머지 2천5백만 달러를 추가로 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이러한 요구는 올해에도 나의 주장에 동료 교육위원들이 동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아직 선뜻 호응해 주는 수퍼바이저는 한 명도 없는 상태이다. 그러나 학교 건물의 개축 싸이클은 25년을 넘기지 않아야 된다는 통념을 무시하고 현재 37년이 넘어가는 현실을 고려할 때 건물시설 예산의 추가배정에 대한 필요성은 그 어느 수퍼바이저도 부인하지 못 할 것이다. 그리고 올해 선거를 치러야 하는 수퍼바이저들이 주민들, 특히 학부모들의 표심을 의식해서라도 좀 더 현명한 판단을 해 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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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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