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SF,서울 미술관 전시 공동기획
▶ 장영혜중공업전 SF 개최 가장 뿌듯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여
마크 메이어 아시안아트뮤지엄 학예사
한국현대미술을 주류사회에 알리는 특별한 남자, 바로 아시안아트뮤지엄의 현대미술 학예사인 마크 메이어(Marc Mayer)이다. 2020년 SF아트커미션(SFAC, SF예술위원회) 갤러리와 서울시립미술관이 주최하는 전시를 공동 기획하는 그는 2019년 한해가 분주한 일정으로 가득차 있다. 한국현대미술에 깊이 빠진 이 남자의 스토리를 들어본다.
▲2020년 SF와 서울의 공동기획 전시 주제와 참여작가는
-샌프란시스코 자매도시 19곳 중 아시아 도시로는 첫번째로 서울을 소개하는 전시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여경환 큐레이터와 공동으로 주제별 참여작가를 선정할 예정이며 2020년 SFAC 갤러리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각각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서울과 SF가 공유하는 여러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하려고 한다. 두 도시의 테크놀로지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도시 그 자체를 하나의 빅데이터화해서 그곳의 사회적, 지리적 역사와 특성을 설명하고 도시의 형성과정, 도시이미지 인식 등을 전하는 것이다. 또 다른 주제로 생각하는 것은 두 도시의 여성의 삶,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다. 여성, 즉 여성상은 복잡한 주제이며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권력구조, 힘의 논리와 깊은 연관이 있다. 1-2년전 미투로 촉발된 사회적인 변화도 읽어낼 수 있다.
▲한국현대미술에 빠지게 된 계기는
-뉴욕의 뉴뮤지엄(New Museum)과 현대미술작가들을 소개하는 플랫폼인 아트21(Art 21)에서 일하면서 김수자, 장영혜중공업(Young-Hae Chang Heavy Industries, YHCHI) 등 한국 미디어아트 작가 작품에 매료됐다. 영화나 다른 뉴미디어와 결합해 여러 형태로 재구성되는 그 역동성에 이끌렸고, 복잡한 현실에 메시지를 던지며 예술의 정의를 확장한 한국현대미술의 특성에 빠졌다.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충격을 준 YHCHI 미디어 작품들을 만난 후부터 한국현대미술을 미국에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이 솟구쳤던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로 온 이후에도 YHCHI와 일하길 꿈꿨고, 마침내 5년 후인 2017년 7월-10월 아시안아트뮤지엄에서 YHCHI의 ‘So, You Made It. What Do You Know. Congratulations and Welcome!’전을 기획, 개최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6개월 후라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증 테마에 대한 도발과 냉소, 경고와 독설, 과거와 미래의 메시지를 쏟아낸 YHCHI 작품은 관객들에게 깊은 자극과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론 아시안아트뮤지엄 7년 근무 중 이 전시를 기획한 것이 가장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낀다.
또한 김현정 아시안아트뮤지엄 한국미술 큐레이터의 사려깊은 지원과 협력도 큰 힘이 됐다. 한국 예술, 역사,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그의 전문성과 지지 덕분에 내 관심분야인 한국현대미술 프로젝트들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지난해 한국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마크 메이어
▲한국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은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MMCA) 창동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영광을 누렸다. 한국현대미술작가들과 만나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고 미술관 전문가로서의 삶이 바뀌는 계기가 됐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아모레퍼시픽뮤지엄, 아트선재센터 큐레이터들과 교류했고, 성낙희, 송주원, 쿤 타스탈(네덜란드), 쥬느비에브 아켄(나이지리아) 등 창동레지던시 입주예술가 및 연구원들을 통해 한국 아티스트들과 만나 친구가 됐다. 2016년에 이어 두번째 방문한 한국은 더 친근했으며 한국음식도 더 사랑하게 됐다.
▲한국현대미술의 독창성과 보편성을 해석하는 시각은
-한국현대미술은 독창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이 다양성이야말로 더욱 관심을 끄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뉴미디어 작가들이 복합적인 요소를 섬세하고 놀라운 기술적 완성도로 재현해내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한국현대미술 작가는
-무척 어려운 질문이다. 최근에 주목하는 작가로는 김희천, 함영아, 염지혜 등이 있다. 특히 김희천 작가의 비디오 작업 ‘바벨’은 현재 아시안아트뮤지엄 2층 타테우치(Tateuchi) 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다.
▲아시안아트뮤지엄에서 하는 일은
동부 코네티컷에 위치한 웨슬리안대학교에서 미국학과 시각미술을 공부한 후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뉴뮤지엄, 두 기관의 교육부에서 각각 근무했다. 아트21에서는 교육과 공공프로그램을 담당했다. 이후 캘리포니아로 이주해 7년 전부터 아시안아트뮤지엄에서 현대미술 관련 전시 및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및 담당하고 있다.
한국과 한국현대미술을 더 잘 이해하게 된 마크 메이어가 한국에서 만난 친구들과 한식을 즐기는 모습
▲한국현대미술을 통해 이해한 한국이란 나라는
한국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이해하려면 한국의 정치사회상을 공부해야 됐다. 서울에서 지내면서 나는 복잡하고 미묘하며 고통스러운 남북한문제를 낙관적, 희망적으로 바라보게 됐고, 성평등이 심화된 한국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했으며, 성평등사회를 만들려는 변화들도 지켜봤다.
▲앞으로 하고싶은 일은
2020년에 개최하는 SF-서울 공동기획 전시를 통해 미국 작가들에게 단순히 한국을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활발하고 지속적인 교류를 생성해내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
또한 아시안에게 차별적이었던 이민법이 개정(Immigration and Naturalization Act, 국가별 할당제 폐기, 가족초청제 도입)된 1965년부터 21세기초까지 미국현대미술에 영향을 미친 아시안 작가들의 작품 전시를 기획하고 싶다. 이민자의 도시로 불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나 역시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아버지는 아르헨티나, 어머니는 룩셈부르크 출신이다. 양가 모두 유대인이었기에 2차대전 중 유럽을 떠나야 했다. 이민자들의 삶과 예술을 조명하는 일은 역사적, 예술적 가치가 큰 일이다.
<도움=김현정 큐레이터, 정리=신영주 기자>
<
신영주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