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승 기대했지만 골대 불운과 엉성한 마무리 겹쳐 1골차 신승
▶ 16일 중국과 조 1위 놓고 최종전… 손흥민 투입여부 고심할 듯
김민재(맨 왼쪽)가 전반 41분 코너킥 상황에서 날카로운 헤딩슛으로 결승골을 뽑아내고 있다. [AP]
한국 축구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처음으로 본선 무대에 나선 키르기스스탄을 1-0으로 꺾고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1일 아랍에미리트(UAE) 알아인에서 열린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전반 41분에 터진 센터백 김민재의 헤딩 결승골로 키르기스스탄을 1-0으로 물리쳤다. 김민제의 A매치 첫 골이었다.
필리핀과 1차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으로 한 수 아래 상대에 힘겨운 1-0 승리를 거둔 한국은 승점 6을 확보, 일단 첫 목표인 16강 진출은 확정됐다. 필리핀을 3-0으로 꺾은 중국에 골득실 조 2위를 유지한 한국은 오는 16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중국을 이기면 조 1위, 만약 비기거나 패하면 2위로 16강에 나간다.
한국은 이날 키르기스스탄(FIFA랭킹 91위)을 상대로 예상대로 시종 경기를 지배했다. 하지만 중원에서 부정확한 패스와 어설픈 드리블이 너무 자주 나오면서 공격의 흐름이 끊긴 것은 물론 종종 역습의 빌미까지 제공했고 상당히 많은 찬스를 만들고도 부실한 마무리와 3차례나 골대를 맞춘 ‘골대 저주’에 발목을 잡혀 단 한 골을 얻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초반 첫 7분여동안 3번이나 코너킥을 얻고도 슈팅 하나도 때리지 못한 한국은 결국 전반 12분에야 구자철이 중거리슛으로 첫 슈팅을 기록해 골키퍼의 세이브를 이끌어냈다. 이어 18분 황인범과 20분 황의조의 잇단 슈팅이 골문을 살짝 빗나가 아쉬움을 자아낸 뒤 전반 36분엔 구자철이 중앙으로 꺾어준 크로스로 결정적 찬스를 잡았으나 이청용이 골문 바로 앞에서 때린 슈팅이 어이없이 크로스바를 넘어가고 말았다.
답답하던 흐름은 전반 41분 김민재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다소 풀렸다. 홍철이 올린 오른쪽 코너킥을 김민재가 달려들며 날카롭게 방향을 트는 헤딩슛으로 연결했고 볼을 화살처럼 키르기스스탄 골키퍼의 다리 사이로 빠져나가 골네트를 흔들었다. 세트피스 기회에서 홍철의 정교한 크로스와 김민재의 깔끔한 마무리가 만들어낸 귀중한 선제골이었다. 김민재는 자신의 A매치 14경기 만에 첫 골을 뽑아내는 기쁨을 맛봤다.
전반에 밀집 수비를 펼치던 키르기스스탄은 후반 들어 실점 만회를 위해 공세로 나섰고 한국은 수비의 허술한 볼 처리가 겹치며 가슴 철렁한 순간을 몇 차례 맞기도 했다. 후반 12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상대의 슈팅이 정우영의 손에 맞고 굴절됐으나 주심의 페널티킥 판정이 나오지 않아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어 19분엔 수비 실책으로 볼을 빼앗겨 위기를 맞았으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나 위기를 넘겼다.
키르기스스탄의 공세로 나오면서 밀집수비가 풀어지자 한국도 계속해서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골운도 따르지 않았다. 후반 23분 홍철의 왼쪽 크로스를 황의조가 강력한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볼은 크로스바 밑에 맞고 골라인 위로 떨어졌다. 5분 뒤엔 이청용의 오른쪽 크로스를 컨트롤한 황희조가 골문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슛을 때렸지만 볼은골키퍼 마리와 골대에 잇달아 맞고 튀어 나왔다. 잠시 후 31분엔 이용의 오른쪽 크로스를 황희찬이 골문 7야드 지점에서 노마크 상태로 때린 볼이 어이없게도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전반 이청용의 슈팅과 마찬가지로 황희찬의 이 슈팅도 안 들어가기가 더 어려워 보였지만 결과는 ‘노골’이었다.
결국 한국은 마지막까지 가슴 조리는 시간을 보내야 했고 후반 추가시간 키르기스스탄의 마지막 두 차례 슈팅이 불발되고 나서야 종료 휘슬이 울려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필리핀전에 이어 다시 한 번 이날 대승을 기대했다가 신승에 그친 한국은 이제 중국전에서 에이스 손흥민(토트넘) 투입 여부를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손흥민은 오는 13일 벌어지는 벌어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치른 뒤 곧바로 UAE로 이동,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인데 맨U전을 뛴다면 그 사흘 뒤에 벌어지는 중국전은 사실상 뛰기 어렵다.
하지만 한국 공격진이 두 경기에서 약체들을 상대로 단 2골을 뽑는데 그쳐 분위기가 침체돼 있고 또 조 1위를 놓칠 경우 16강 이후의 여정이 한결 험난해 질 수 있어 무리해서라도 손흥민을 중국전에 투입하는 강수를 둘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능하면 손흥민에게 휴식을 주고 16강 이후를 대비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조 1위를 얻기 위해 승리가 꼭 필요한 중국전이기에 손흥민에 대한 벤투 감독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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