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뉴스협회 선정 ‘2018 탑 10 종교뉴스’
올해 최대의 종교 뉴스로 지목된 펜실베니아 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학대 및 은폐와 관련해 지난 8월 조사보고서를 발표한 펜주 검찰청. <연합>
펜주 6개 교구서 수십년간 1000여명 넘는 아동 학대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서 인종증오 총기난사 11명 사망
올 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종교 관련 뉴스는 무엇일까?
전 세계 각국 종교 기자들의 투표로 선정해 ‘종교 뉴스 협회(RNA)’가 최근 발표한 ‘2018년도 탑 10 종교 뉴스’는 모두 미국과 연관된 내용인 것이 특징이다. 이와 별도로 협회는 올해 종교 뉴스에서 최대 관심을 받은 최고의 인물에 마이클 브루스 커리 미국 성공회 주교를 선정했다. 커리 주교는 흑인 최초로 2015년에 미국 성공회 최고 지도자가 된 인물로 이달 초에는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를 공동 집전했고 이에 앞서 올해 5월에는 영국의 해리 왕자 결혼식에서 설교하며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RNA 선정 올해의 10대 종교 뉴스를 순위별로 정리한다.
1, 펜실베니아 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학대·은폐 -펜실베니아 주내 6개 가톨릭 교구에서 과거 성직자에 의한 상습적이고 광범위한 아동 성적 학대가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8월 발표됐다. 주 검찰총장은 2016년 소집한 대배심에서 2년간의 관련 조사를 실시해 이 같은 보고서를 발표했으며 가해 성직자가 301명, 피해 아동이 1,0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대배심은 1940년부터 70년에 걸친 기간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고 가톨릭 교회내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이를 은폐했다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 교황청의 한 고위 관리는 ‘사제의 성학대 추문’을 ’교회판 9·11 테러’에 비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2.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총기 난사 -미국의 중간선거를 코앞에 둔 10월 말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서 범인 로버트 바우어스가 유대인 혐오 발언을 외치며 총기를 난사해 11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했다. 증오범죄 등 총 29개의 연방 범죄혐의를 적용받은 바우어스는 평소 SNS에 반유대주의 성향 게시물을 자주 올렸고 사건 당일에도 ‘모든 유대인은 죽어야 한다’고 외치며 유대인에 대한 적개심을 자주 표출해왔다. 전문가들은 서양 문화권에서 반유대주의는 급증하는 반면 유대인 대학살에 대한 인식은 약화되고 있는 추세와 이 사건이 무관치 않다고 풀이했다.
3. 빌리 그레이엄 목사 타계 -미국 기독교 복음주의의 거목이었던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3월 향년 99세로 타계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복음 전도사였던 그레이엄 목사는 60년간 전 세계 2억 명에게 설교하며 복음 전파에 힘썼던 인물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목회자로 꼽혀왔다.
4 .불법 이민자 가족 격리 정책 놓고 교계와 정치권의 갈등 -미국에 불법 입국한 부모와 자녀를 따로 수용하도록 하는 ‘가족 격리 정책’을 놓고 6월 모임에서 종교계 지도자들은 ‘비도덕적’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를 크게 비난했다. 게다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가족 격리 정책’을 옹호하면서 성경구절(로마서 13장)을 인용한 일이 더 큰 논란으로 번졌다.
5 .동성 웨딩 케이크 거부 제빵업자 연방대법원 승소 -동성 커플의 웨딩 케이크 제작을 거부한 일로 ‘종교적 자유’와 ‘동성커플 차별’ 논란의 중심에 섰던 콜로라도의 제빵업자 잭 필립스가 6월 연방대법원에서 승소했다. 연방대법원은 동성 커플 웨딩 케이크 제작 거부가 차별을 금지한 주법 위반이라는 콜로라도 시민권 위원회의 결정이 잘못이라고 밝혔다. 다만 종교적 적대감에 기초한 위원회의 결정이 제과점 주인의 종교적 권리를 침해했다고 보는 제한적 판시이고 사건 본질에 해당되는 종교적 이유가 ‘반차별’의 면제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판결은 유보했다.
6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텔아비브에 있던 미국 대사관이 5월 중순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으로 공식 이전하면서 이 지역에서 유지되던 미묘한 종교적 균형이 순식간에 깨졌다. 이번 이전은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의미여서 팔레스타인은 물론 여러 종교계 지도자들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7. 연방대법원 무슬림 입국 금지 정당 판결 -연방대법원은 이슬람권 5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행정명령 시행이 종교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헌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6월 판결했다. 반이민 행정명령이 종교적인 이유에 따른 차별이 아니라며 찬성 5명, 반대 4명로 반이민 행정명령 시행은 ‘정당하다’고 결정했다.
8. 맥캐릭 전 추기경 성학대 의혹 사퇴 -미국 교단에서 신망이 두터웠던 디어도어 맥캐릭 전 추기경이 과거에 10대 소년을 비롯해 낮은 직급의 성직자와 신학생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거센 의혹을 받고 7월 사퇴했다.
이외에도 6월 펜실베니아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학대 사건에 이어 10월에는 과거 성학대 사건 은폐 연루 의혹을 받은 도널드 우얼 워싱턴 대주교도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달 중순에는 미국 예수회가 아동 성학대 혐의가 있는 사제 89명의 명단을 공개했으며 로스앤젤레스 대교구의 알렉산더 샐러자 보좌주교도 아동 성학대 의혹으로 사퇴했다.
9. 무슬림 첫 여성 연방하원의원 탄생 -11월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사상 최초로 무슬림 여성 2명이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됐다. 팔레스타인 이민자 가정 출신의 라시다 탈리브(미시건, 민주)와 소말리아계의 일한 오마르(미네소타, 민주)가 주인공. 이들은 종교적 이유의 머리쓰개(히잡) 착용에 대해서는 예외를 허용하는 하원 복장 규정 개정안을 추진해 또 한 번 주목 받고 있다.
10. 비가노 대주교의 교황 퇴위 요구 -미국 주재 교황청 대사를 지낸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가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퇴위를 요구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유는 교황이 취임 직후부터 추기경에서 면직된 미국 출신 디어도어 맥캐릭 전 워싱턴 대주교의 성 추문을 알고도 은폐하는데 가담했다는 것. 이에 대한 교황의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다 교황의 행보에 공공연히 반기를 들어왔던 가톨릭 보수파가 교황의 퇴위를 요구하는 배후 세력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가톨릭교회의 위기를 증폭시키는 형국으로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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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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