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MC 특별총회 후 KUMC의 미래를 위한 포럼
한인연합감리교회가 내년 2월 특별총회를 앞두고 총회 후를 대비한 포럼을 열고 미래를 위한 대비에 나섰다. 왼쪽부터 발제자로 나선 류재덕 총회장, 전영호 박사, 이학준 박사, 장학순 목사.
동성애 허용시 10~15% 교단탈퇴 예상
내년 총회 결정에따라 교단 위기에 처할 수도
동성애 허용 정책 수용 여부를 놓고 최근 교계 안팎으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UMC) 소속 한인 교회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급급하지 않고 교단의 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내년 2월 특별총회 후 이어질 미래 상황을 앞서 대비하려는 성숙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교단의 동성애 이슈에 한인교회의 생존이 달렸지만 지역의 개체교회를 돌보며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나갈 영향력 있는 기도의 용사로 나서는 계기로 삼겠다는 자세다.
이에 연합감리교회한인총회(KUMC)는 최근 남가주주님의교회에서 UMC 칼팩연회 한인교회협의회 주최로 열린 ‘2019 특별총회 후 KUMC의 미래를 위한 포럼’에서 한인교회에게 주어진 과제와 사명을 조명하고 내년 1월1일부터 시작하는 100일 기도운동<본보 8월17일자 A14면 등>으로 ‘기도하는 KUMC가 되자’고 다짐했다.
이날 포럼은 한인총회장 류재덕 목사, 한인목회강화협의회 사무총장 장학순 목사, 풀러 신학교 이학준 교수, 세인트폴 신학교 전영호 교수 등 4명이 발제자로 나섰다. 이중 장 목사의 ‘교단 현황’과 류 목사의 ‘한인교회 입장’을 지상 중계로 정리한다.
■교단 현황
장학순 목사(한목협 사무총장)
UMC 교단은 동성애와 인간의 성에 관한 찬반논란 뿐만 아니라 장정과 성경의 권위, 감독 파송제 등 현재 여러 이슈를 마주하고 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내년 총회를 시작으로 교단이 전에 보지 못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우선 내년 2월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리는 교단 특별총회에서 다룰 동성애 이슈는 단순히 동성애 개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보다 넓은 의미에서 인간의 성 문제에 관한 것이다.
■현재 교단 장정에는…
1968년 이전까지는 동성애가 비도덕적이라는 묵계적인 전제가 있었기에 관련 조항이 없었지만 이후 추가되기 시작했다. 현재 교단 장정을 기준으로 보면 동성애자도 차별 없이 동등하게 대우 받도록 이들의 민권보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동성애가 기독교의 가르침과 어긋나기에 동성결혼은 불인정하고 동성결혼예식 및 목회자의 집례를 금지하며 동성애자 목회자의 안수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다만 동성애 성향을 지닌 것만으로는 제재나 금지할 수 없고 실제 동성애 관계에 있음을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
■입장과 요구의 변천
동성애 등 성적 소수자를 차별 없이 돌보자는 목회적 관심에서 동성애 이슈가 시작됐다. 이후 동성애를 비록 동의하지는 못하더라도 너그럽게 인정하고 받아주는 관용의 자세를 취하자는 주장이 15년 전쯤부터 제기됐다. 이어 동성애자에 대한 동등한 인권 보장을 요구하며 기존의 여러 금지 사항을 불의한 차별로 보는 시각이 나왔다. 최근 2-3년 전부터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거룩한 가치를 무시하고 교회 안에서 차별하는 죄악을 범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상황까지 왔다. 전통적인 UMC의 동성애 입장을 이단으로 규정하는 극단적인 사람도 등장했다.
■특별총회 상정 모델
총 3가지 모델 중 첫째는 ‘전통주의 플랜’이다. 기존의 장정 입장을 유지하면서 제재나 처벌을 보다 강화하는 내용이다. 일부에서 장정에 규정한 동성애 부분을 의도적으로 불복종하는 운동이 있기 때문이다. 이 모델은 개체교회들이 원할 때 소유한 재산을 갖고 교단 탈퇴가 가능하다
둘째는 ‘하나의 교회 플랜’이다. 찬성파와 반대파가 공존하니 장정에 나온 동성애에 관한 모든 제약적 표현을 제거하고 교회 안에서 양쪽을 모두 수용하도록 허용하는 입장이다. 중립적장으로 보이지만 상당부분 동성애에 대해 개방적인 진보적 입법안이다. 또한 개체교회가 자산을 가지고 교단을 탈퇴할 수 없어 수많은 소송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개체교회나 연회가 각기 원하는 입장을 선택할 수 있지만 서로 다른 입장을 지닌 지체들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서로를 인정하고 협력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인교회가 속한 연회에 동성애 감독이 선출되어 목사 안수를 줄 수 있고 교회가 낸 분담금이 동성애 허용 정책 홍보에도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한인교회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셋째는 ‘연대적 총회 플랜’이다. 찬성하는 진보파, 반대하는 보수파, 양쪽 모두 수용하자는 중립파 등 3교파를 브랜치로 나눠 공존하자는 한 지붕 세 가족의 개념이며 개체교회는 뜻을 같이 하는 연회로 옮겨갈 수 있다.
■특별총회 시나리오
‘전통주의 플랜’이 통과되면 불복종하겠다고 선언한 연회가 10곳이 넘는다. ‘하나의 교회 플랜’이 통과되면 교단내 보수그룹인 웨슬리언약연합(WCA)이 교단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연대적 총회 플랜’은 다른 플랜이 통과되지 못했을 때 차선책이 될 수 있지만 헌법 개정이 필요하고 총회 후 1년간 모든 교회가 투표를 거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내년 2월 특별총회는 교단의 동성애 문제를 결정하고 정리해 갈등과 혼란을 없애는 모임이 아니라 이후에 더 크고 깊고 심각한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지점이 될 수도 있다.
■한인교회의 입장
류재덕 목사(한인총회장)
교단의 성 정체성 이슈에 대한 한인총회의 입장은 ▲특별총회에 상정된 세 가지 모델 중 어느 것도 지지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방관이 아니라 동성애 논쟁에 휘말리지 않으려 노력하기 때문이며 ▲교리 장정의 기존 입장을 지지하면서 한인교회 방식대로 반응하고 준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특별총회에서는 3가지 모델 중 어느 것도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설문조사 실시
한인교회들이 보수적이어서 90%가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그런지 ‘인간의 성(Human Sexuality)’에 대한 각 교회의 입장 파악을 위해 조만간 설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한국어에 이어 영어 설문지도 준비가 마무리 중이며 곧 각 교회로 발송된다. 이 문제로 한인교회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보여 분명한 지침도 마련할 계획이다.
■도전이자 경종이다
동성애 이슈는 한인교회에 주신 도전 과제이자 UMC 교단 개혁을 위한 경종(Wake Up Call)이다.
일부에서는 2050년이면 UMC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예측한다. 과연 한인교회들도 UMC 안에 머물러야 하는지 밖으로 나갈 가능성은 없는지, UMC의 구조와 정책이 이 시대에 유효하고 적합한지 살피고 새로운 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한인교회가 교단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뉴저지연회에서는 탑 5에, 캘리포니아연회에서도 탑 8에 오를 정도로 소수이면서도 지역에 따라서는 영향력이 지대하다. 중심부인 백인교회에서 결정해주고 소수민족인 한인교회가 수용하고 따라갈 것인지 아니면 다윗이 골리앗과 싸워 이겼듯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새로운 일들은 무엇이고 교단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지를 생각해볼 때이다.
최근 10년간 문 닫은 한인교회가 100곳이 넘는다. 동성애 문제도 중요하지만 동성애 논란에 매몰되다가 다른 이슈를 놓칠 수 있기에 교회 갱신과 목회선교사역을 되짚어봐야 한다.
총회 결정도 중요하지만 교단 총회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지역교회이기 때문이다. 교단은 동성애 정책이 허용되면 10~15%는 연합교회를 떠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인 개체교회에서는 50%로 커질 수도 있고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교회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
또한 동성애 이슈가 인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개인주의의 극단적인 요구 때문에 공동체가 희생되는 부분은 없는지 다양한 시각에서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
■새로운 지평
UMC의 사명은 세상을 바르게 바꿔 나가도록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를 만드는데 있다. 교단의 동성애 이슈로 부딪히게 된 위기를 두려움이 아니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야 한다. 각 교회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들의 리더십과 판단력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한인연합감리교회는 ‘기도하는 교회’다. 2019년 1월1일부터 100일 기도운동을 전개한다고 발표했을 때 각계에서 진짜로 기도할 것인지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 덕분에 큰 도전을 받았다.
동성애 이슈는 아이디어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한인총회의 지침을 기다릴 것도 없이 그저 모두가 함께 기도하면 된다. 교회의 역할을 생각하면서 기도 중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말씀 위에 교회를 세웠을 때 하나님이 어떤 세계를 열어주시는지 기다려보자. 한인교회는 물론 UMC 교단 전체를 위해 기도해줄 사람은 누구일까? 하나님이 한인교회에 주신 사명은 바로 기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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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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