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한인연합회가 40대 회장 선거 논란에도 불구, 30일 정기총회를 강행했다. 한인연합회는 이번 회장 선거를 두고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임동인)가 시작부터 끝없는 회칙 위배 논란에 시달려왔고, 특정 후보에 대해 편파적인 회칙을 적용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날 정기총회를 열어 재빨리 신임회장을 인준하고 ‘논란종식’이란 포석을 깔았지만 이 역시 강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한인연합회 전직회장단은 지난달 13일 발표한 성명서 내용대로 현 김영천 회장에게 선거관리 파행 야기에 대한 책임을 여전히 묻고 있다.
또한 11월 7일 김영천 현 회장을 40대 회장 당선자로 선언한 선관위의 결정에 폴라 박 후보 측은 법원에 한인연합회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면서 결정불복 선언을 한 상황이다. 또 미 동중부 한인연합회(회장 최광희)까지 나서 워싱턴한인연합회에 선관위의 잘못된 결정을 시정하라며 권고문을 작성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40대 회장선거 파행 논란은 이날 정기총회에서 김영천 회장에 전달된 협회기로 모두 덮어질까, 아니라면 논란의 불씨가 또 다시 어떻게 번져갈 것인가.
전직 회장단 “총회 인정 못한다”성명서
동중부연합회 “잘못 시정, 경선 실시하라”
“특정언론인 취재 막는 것 있을 수 없는 일”
▲ 전직 회장단 “총회 인정 못해”
30일 열린 총회에 대해 전직 한인연합회장단(대표 정세권)은 정기총회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세권 대표는 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드러난 선관위의 불법적 사실들이 완전 해결되지 않은 상태 아닌가”라고 반문하고 “또 상대후보를 합법적으로 탈락시키지 않은데다, 선거를 치르지도 않고 김영천 후보를 회장으로 인준한 것 또한 불법”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정 대표는 “12월 안에 합법적인 선거를 안 할 경우 39대 회장임기가 끝나는 올해 말 이후에는 김영천 씨가 개인적으로 단체를 운영하는 것 밖에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전직회장단은 지난달 13일 9명의 전직 회장들의 명의로 발표했던 성명서를 통한 요구사항을 끝까지 관철시킨다는 입장이다.
성명서는 김영천 현 회장이 선거 파행을 야기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 한인회장 선출을 위한 선관위를 재구성하고 이를 불이행 시 범 동포적 탄핵절차에 들어갈 것을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는 “12월 중에 합법적인 선거를 치르도록 김영천 회장과 협상을 전개하겠다”면서도 “타결이 어려워질 경우 신임 회장 선출을 위한 범 동포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성명서가 회장 탄핵만을 목적으로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한인회를 정상화 시키는 한 방법은 된다”고 말했다.
▲ 폴라 박 측 “임시총회 개최할 것”
폴라 박 후보측의 김태환 선거대책본부장도 30일 열린 총회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후보자가 선거에 불복한 상황에서 총회를 강행한 것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김 본부장은 “선대위에서는 임시총회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통해 후보 재등록 및 재선거, 신임 회장 선출에까지 한인회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며 “현재 임시총회 개최를 요구하는 이들의 명단은 확보돼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본부장은 “한인회 정상화를 위해 마지막까지 협상과 권고, 법적인 조치까지 동원해 노력하겠지만 그럼에도 김영천 회장이 이를 거부하고 무리하게 끌고 가겠다면 누가 막겠나”면서 “공신력을 잃은 한인연합회가 한인사회에 설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
▲동중부한인회연합회 “분란 종결하라”
미 동중부한인회연합회(회장 최광희)도 이번 한인회 선거사태와 관련 지난달 30일 권고문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될 권고문은 첫째 한인연합회가 정관을 준수하고 시행해 선배 회장들의 노고와 동포사회 모범을 보일 것.
둘째는 현재 분란이 되고 있는 선관위의 잘못된 결정을 시정, 공정선거 관리와 경선을 통해 차기회장이 동포들에게 선택 받도록 하라는 것.
권고문에는 “한인연합회 차기 회장 선거를 둘러싼 잡음이 도를 지나쳐 이 지역 모든 한인회들의 위상이 흔들리는 상황”이고 “지역 한인회들에 봉사했던 전·현직 회장들은 타의 모범이 돼야 할 한인연합회가 파국에 처한 현실에 걱정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적혀있다.
최광희 회장은 “동중부한인연합회 회원들의 동의를 얻어 권고문을 내게 됐다”며 “분규단체의 일을 직접 막을 수 없지만 조속히 분란이 시정돼 한인사회가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총회 취재 불허 “중대사안”
전직회장단은 총회장에서 본보 기자들이 한인연합회측의 요청으로 경찰에 의해 취재가 거부당한 것에 대해서도 강력히 비난했다.
정 대표는 “총회장에서 경찰을 동원해 특정 언론사 기자들을 쫓아낸 것만으로도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기할 수 있을 만큼 중대한 과실”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특정언론을 지목해 한인연합회 행사 취재 자체를 막은 것에 대해 김영천 회장은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시총회 소집 가능한가?
이번 총회에 불복하는 이들이 임시총회 소집 요구를 한인연합회에 할 수 있는지 여부도 그동안 논쟁이 됐었다.
정세권 전직회장단 대표는 지난달 19일 열린 한 모임에서 “현재 한인회가 사용하는 회칙은 총회에서 통과된 회칙이 아니다”라며 “회칙은 영구 보관하게 돼 있는데 린다 한 회장 당시인 2013년 12월 27일 개정된 회칙이 총회에서 개정된 마지막 회칙”이라고 주장하며 한인회에 회칙이 2개가 존재한다고 의문을 제기했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지난달 26일 “현재 한인회가 사용하는 회칙이 총회에서 통과된 회칙이다”고 입장을 바꿨다.
정 대표는 “19일에 공개한 회칙은 2013년 12월 당시 회칙개정위원회에서 위원들에게 나누어 준 회칙으로, 이후 세부사항에 대해 회칙이 다시 수정된 것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가 공개한 회칙에는 16조 5항에 3개 임시총회 소집요건에 ‘정회원 100명 이상의 서면요구가 있을 경우’란 세칙이 존재하는 반면, 현 한인회 회칙에는 이 조항이 빠져있다.
▲선관위 회칙위배 쟁점은?
-총회 인준 없이 회장 후보자 공탁금 2만 달러에서 4만 달러 인상.
-회칙에 ‘50일전 회장선거공고’ 불구, 선관위 38일 전 회장선거 공고
-후보자 공탁금 체크에 수취인 영문약자 오기를 이유로 폴라 박 후보에 선거등록 무효선언(김영천, 폴라 박 두 후보 모두 회칙상 명시된 등록금 수취인 영문약자 오기)
-선관위원회 발행 회장 후보 서류 접수증에는 5일 이내 서류미비 혹은 오류 조정 가능이 명기되어 있음에도 선관위 하루 만에 폴라 박 후보 등록 무효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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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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