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 공화당 지지 75% 달해
▶ 유대인 민주당 지지율 79%압도적
신앙생활 성실할수록 공화 지지율 높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후반을 앞두고 지난 6일 치러진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신앙과 종교에 따라 유권자들의 지지당 선택이 뚜렷하게 갈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연방하원 선거에 출마한 정당별 후보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율을 출구 조사한 전국선거여론조사(NEP) 기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특정 종교 그룹의 특정 정당 지지 쏠림 현상은 2014년과 2010년 및 2006년에 각각 치러진 중간선거 때와 비교해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개신교는 공화당 우세
일반 개신교 기독교인들은 공화당 후보 지지율이 56%, 민주당 후보 지지가 42%였다. 공화당 지지율은 2014년의 61%, 2010년의 59%보다는 낮아지는 추세지만 민주당 지지율을 앞서는 것은 여전하다.
특히 백인을 주축으로 한 복음주의 개신교인들의 공화당 지지는 무려 75%에 달해 4명 중 3명꼴이었다. 2006년 중간선거의 70%보다도 지지율은 올랐다.
■천주교는 민주·공화 반반
천주교 신자들은 과거와 달리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후보 지지율이 각각 50%와 49%로 거의 비등한 수준을 보였다.
2006년에는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55%로 공화당 후보 지지율인 44%보다 크게 앞섰던 바 있다. 하지만 2010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 지지가 54%, 민주당 후보 지지가 44%로 역전했고 2014년에도 공화당 54%, 민주당 45%로 공화당이 여전히 우세하던 상황이었으나 이번에 다시 민주당이 1% 포인트 앞서면서 또 다시 역전됐다.
■유대교·타종교는 민주당 압도
반면 유대교도와 기타 종교 그룹은 민주당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많아 대조를 보였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연방하원 후보를 지지한 유대교도들은 무려 79%로 나타나 전체 종교 그룹 가운데 민주당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이는 2014년의 66%보다도 13% 포인트 더 오른 수치다.
이외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그룹의 유권자들도 73%가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고 공화당 지지는 4명 중 1명인 25%뿐이었다.
■무소속·무종교도 민주당 우세
특정 종교 그룹에 소속되지는 않았으나 신의 존재를 믿으며 어떤 형태로든 신앙을 지닌 유권자 및 종교가 없는 무신론자 유권자들도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70%로 압도적이었다. 2010년에도 68%, 2014년에도 69%로 민주당 지지율이 높았던 것과 같은 흐름을 올해도 유지했다.
■신앙생활 ↑, 공화당 지지 ↑
신앙생활의 성실도에 따른 정당 지지율에서도 분명한 특징이 드러났다. 종교 예식 참석률이 높을수록 공화당 지지율이 높았던 반면 참석률이 낮을수록 민주당 지지 성향이 짙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주 1회 이상 주일예배와 미사 등 종교 예식에 참석하는 유권자들의 공화당 지지율은 58%로 나타나 민주당 지지율인 40%를 크게 웃돌았다. 월 1~2회 참석자들은 민주 52%, 공화 46%로 민주당 지지율이 더 높았고, 연 1~2회 참석자들은 민주 61%, 공화 37%였다. 전혀 참석하지 않는다는 유권자들의 민주당 지지율은 전체 그룹 중 가장 높은 68%였고 공화당 지지율은 가장 낮은 30%였다.
■기타
이번 중간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한 유권자 가운데 종교 그룹별로는 개신교 47%, 천주교 26%, 유대교 2%, 기타 종교 8%, 무소속/무종교 17% 등이었다. 이중 종교 예식 참석률이 주 1회 이상인 비율이 32%, 월 1~2회 13%, 연간 1~2회 27%, 전혀 참석하지 않는 신앙인들도 27%였다.
동성결혼·낙태 등 이슈 정책결정에 큰 영향
■투표 참여의 종교적 이유와 중요성
참정권 행사는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일 뿐만 아니라 신앙인들에게는 종교적으로도 큰 의미와 목적이 담긴 중요한 행위로 여겨진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동성결혼, 낙태, 생명권, 건강보험, 종교적 자유 등 여러 이슈들이 종교 그룹별로 고수하는 다양한 입장과 맞물려 정책 결정의 방향에 따라 종교적으로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성경에는 ‘의인이 많아지면 백성이 즐거워하고 악인이 권세를 잡으면 백성이 탄식 하느니라(잠언 29장2절)’고 적고 있다. 지도자를 제대로 선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엿보게 하는 구절이다.
특히 기독교적인 시점에서는 투표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를 크게 3가지로 정리한다.
좋은 지도자를 선출해야 하는 첫째 이유는 그것이 이웃 사랑의 방법이고, 둘째는 하나님이 맡겨주신 이 세상을 관리할 책임을 우리가 부여 받았으며, 셋째는 약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복음을 널리 전파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대학생선교회 CCC(Campus Crusade for Christ)는 미국에 기독교인이 6,0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지만 이중 3,000만명은 유권자 등록도 하지 않고 선거에도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 25년간 미국 대선에서 양당 후보의 표차가 평균 1,000만 미만이었다는 점을 미뤄보면 3,000만명의 유권자 미등록 기독교인들이 실제로 투표에 참여했을 때 예상할 수 있는 선거 결과는 세상을 뒤바꿀만한 힘을 지닌 셈이라는 것.
실제로 2008년 대통령 선거에서 미주리에서는 대선 후보 2명의 표차가 3,903표였지만 당시 유권자 등록을 하지 않은 주내 기독교인이 10만2,522명이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대선 후보 2명의 표차가 1만4,177표였으나 유권자 미등록 기독교인은 주내 28만1,212명이나 됐다.
CCC는 ‘기독시민의 5가지 의무’를 설명한 24쪽 분량의 안내책자를 무료 배포하며 선거 때마다 기독교인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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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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