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번의 암 수술이겨내고 마라톤 완주 김은숙 집사
유방암·위암·남소암 투병 만신창이
간절한 기도중 건강 확신 받아
마라톤 입문 3년만에‘심장나이 40대’
본보후원 마라톤대회 60대여성중 1위
아파도 행복할 수 있다는 희망주고 싶어
심장 나이 40대를 자랑하며 마라톤 풀타임 코스를 거뜬히 완주하는 60대의 여성 마라토너 김은숙(66?사진) 집사(아름다운교회).
암 수술을 무려 세 번이나 반복하며 오래토록 침대에서 내려오지도 못한 채 삶과 죽음을 오가던 환자였지만 이제는 매 순간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와 사랑을 느끼며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건강 희망 전도사’로 살고 있다.
93파운드의 깡마른 체구에서 26마일이 넘는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힘이 어디서 뿜어져 나왔을까 싶지만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바로 ‘나를 뛰어 가게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라는 것.
■첫 번째 시련
1979년 이민 온 후 현대와 선경 등 한국의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남편(김기성)과 함께 자영업을 시작했다. 평탄하던 삶에 우연히 찾아온 첫 번째 반갑지 않은 손님이 바로 유방암. 하필 사업체에 문제가 생겨 2006년 실직자가 되면서 의료보험을 중단한지 불과 한 달에 받은 암 선고였다.
엄청난 병원비 때문에 육체적 고통보다 정신적 고통이 훨씬 컸다. 게다가 항암치료와 독한 약물 때문에 손톱, 발톱이 모두 검게 변했고 머리카락도 모두 빠져 겉모습은 처참해져만 갔다.
이중의 고통을 겪던 와중이었지만 남편이 무려 60세의 나이에 우정공무원 시험에 도전해 합격하면서 병원비 문제를 한시름 덜 수 있었다. 이외에도 걱정하던 일들이 기적처럼 하나 둘씩 예기치 않은 시점에 차례로 해결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의 섬세하고 놀라운 사랑의 손길에 그저 감사함만 커졌다.
■두 번째 위기
재발 위험을 넘기고 6년간 별다른 증세 없이 안정기를 찾는가 싶을 때 찾아온 두 번째 달갑지 않은 손님이 바로 위암. 위를 100% 절제하는 수술을 8시간 넘게 받아야 했고 그것도 모자라 1년 후에는 난소암 위험이 크다는 진단을 받고 난소 절제 수술까지 연달아 감내해야만 했다.
남편은 ‘그저 살아만 있어 달라’며 투병 생활 내내 곁을 지켜줬지만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우울증이 너무 심해 자살 충동을 느끼기도 했고 밤에 혹시 혼자 뛰쳐나갈까봐 남편은 잘 때도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병상에서 한 서원
투병생활 동안 침대에 누워 하늘만 바라보고 있을 때 하나님께 서원했다. 침대에서 내려오게만 해주신다면 뭐라도 하겠다고. 가족의 보살핌과 지인들의 뜨거운 중보기도에 힘입어 마침내 침대에서 내려오면서 기도 중에 확신을 받은 것이 바로 ‘건강 희망 전도사’였다.
60세에 처음으로 자전거를 배워 남편과 나란히 자전거 하이킹을 떠나기도 하고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다 빠졌을 때에는 처참한 몰골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골프장에도 일부러 열심히 다녔다.
이를 본 항암치료 담당 의사는 유대인이면서도 ‘하나님이 지금 당신을 돌보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저절로 전도가 됐다. 위암 수술을 한 내과의사도 ‘당신 가슴 속에 있는 하나님이 도와서 한 일이지 난 의술만 행했을 뿐’이라며 30분 넘게 운동과 믿음 얘기를 꽃피우다 헤어지기도 한다. 이제는 나만 사는 것이 아니라 남도 살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마라톤 입문
투병 전 몸무게는 110파운드였으나 암 수술 후 퇴원 당시에는 87파운드까지 내려갔다. 6개월을 누워서 6개의 튜브를 뚫어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지만 무려 7년만에 몸무게를 93파운드까지 늘리는데 성공했다. 3년 전 우연히 시작한 마라톤 덕분에 근육이 늘고 하체가 강해지면서 나타난 변화였다. 지금도 하루라도 안 뛰면 못 견디고 매일 6~11마일씩 뛴다. 항암치료제 이외 18년간 복용하던 혈압약도 끊었다. 2주 전 검진에서는 심장이 40대 여성처럼 건강하다는 결과까지 받아냈다.
■신앙 성장도 쑥쑥
힘차게 내디디며 뛰는 발걸음마다 내 힘이 아닌 하나님이 주신 힘이라고 믿는다. 뛸 때마다 찬송가를 부르거나 기도를 하기도 하고 성경구절을 외우기도 한다. 뛰는 박자도 ‘고, 고, 지저스,’ ‘할렐루야 아멘’이다.
본보 후원 및 뉴욕한인마라톤클럽(KRRCNY) 주최로 9월16일 펜실베니아 델라웨어 강변에서 열린 제1회 미동부 한인마라톤대회에서는 60대 여성 그룹에서 5시간14분58초 기록으로 1위를 했다.
10마일 지점에서 도토리 열매에 미끄러져 심한 부상을 입었지만 쏟아지는 피를 도로 삼키고 푸른 하늘을 쳐다보며 눈물지었을 때 하나님이 마치 독수리가 날아가듯이 ‘가라’고 얘기하신 듯해 이를 악물고 완주했다. 완주도 역시 하나님이 하신 것이라고 확신한다.
투병 전후로 신앙 성장을 이루면서 생활 패턴이 완전히 바뀌어 새사람이 되었고 부부 모두 하나님이 우선인 삶이 중요하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건강 희망 전도사로서 특유의 친화력을 밑천삼아 ‘이렇게 아파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있구나’를 스스럼없이 간증하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절망은 없다’는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새로운 도전
4일 열리는 뉴욕시 마라톤 대회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 출전권을 얻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펼치는 자리다. 4시간40분 이내 완주해야 2020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회 출전은 암 투병을 통해 제대로 만난 그 하나님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기 위함이다. 또한 늘 뭔가 예비해두신 하나님이심을 알기에 그간의 체험을 나누면서 절망 속에 있는 한인들이 하나님을 의지하고 새로운 삶을 살도록 통로가 되고픈 바람을 안고 오늘도 달려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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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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