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차전서 보스턴에 1-5… 안방 2연패로 패해 시리즈 1승4패 고배
▶ 로버츠 감독의 용병술 실패에 트럼프 대통령도 비판 대열 가세
패색이 짙어진 8회말 야시엘 푸이그(오른쪽)를 비롯한 다저스 선수들과 팬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AP]>
LA 다저스가 안방에서 뼈아픈 2연패를 당하며 30년 만의 월드시리즈 정상 도전 꿈도 물거품이 됐다. 반면 보스턴 레드삭스는 지난 2004년 이후 15년 만에 4번째(2004, 2007, 2013, 2018) 월드시리즈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28일 다저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시리즈 5차전에서 다저스는 타선이 보스턴의 선발로 나선 베테랑 왼손투수 데이빗 프라이스를 공략하는데 실패하고 마운드는 홈런 4방으로만 5점을 내줘 1-5로 패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보스턴에 안방 4, 5차전을 연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돌아서야 했다. 시리즈가 6차전으로 가면 선발 등판할 예정이던 류현진의 시즌도 미완성으로 끝나고 말았다.
전날 4차전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벼랑 끝에 몰린 다저스는 이날 경기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보스턴에 일격을 맞고 더욱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선발 클레이튼 커쇼가 1사 후 앤드루 베닌텐디에 중전안타, 스티브 피어스에게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맞고 순식간에 2-0 리드를 허용한 것이다.
하지만 다저스는 곧바로 1회말 반격에서 한 가닥 희망을 되찾았다. 1번 타자 데이빗 프리즈가 프라이스의 초구를 밀어 쳐 우월 솔로홈런을 뽑아내 한 점차(2-1)로 따라붙은 것. 이후 커쇼가 5회까지 추가실점 없이 호투해 다저스에게도 반격의 기회가 올 듯 했다.
하지만 그 기회는 끝까지 찾아오지 않았다. 바로 보스턴의 좌완선발 프라이스 때문이었다. 지난 24일 보스턴 펜웨이팍에서 벌어진 시리즈 2차전에서 류현진의 마운드 상대로 선발등판해 6이닝동안 3안타 2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던 프라이스는 18회까지 간 마라톤 혈전이 벌어진 이틀 뒤 3차전에서 구원투수로 나서 ⅔이닝을 책임진 데 이어 27일 4차전에서도 경기에는 나서진 않았지만 불펜에서 몸을 풀며 만약의 경우 경기에 나설 준비를 했고 이날은 아예 예상을 깨고 선발로 등판하는 등 거의 매 경기에 마운드에 오르는 초인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그리고 그는 이날 전혀 쉬지도 못하고 등판한 투수답지 않게 효과적인 피칭으로 다저스 타선을 완벽하게 잠재웠다. 1회 초구에 프리즈에게 솔로홈런 일격을 맞았으나 이후 7회까지 안타 2개만 더 내줬을 뿐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3회 1사 이후엔 연속 14명을 잡아내며 다저스에 반격의 실마리조자 허락하지 않았고 8회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에야 마운드를 내려갔다. 프라이스는 이날 89개의 투구로 7이닝을 3안타 1실점으로 막아냈다.
그 사이 보스턴 타선은 6회와 7회 커쇼를 상대로 솔로홈런 2방을 뽑아내 승기를 굳혔다. 6회초 1사 후 무키 베츠가 중월 솔로홈런을 때려 3-1로 달아난 데 이어 7회엔 마티네스가 역시 센터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쏘아올려 4-1로 리드를 벌렸다. 커쇼는 이날 7회까지 7안타를 허용했고 이중 3개의 홈런으로만 4실점했다. 보스턴은 8회초 다저스의 구원투수 페드로 바예스를 상대로 피어스가 이날 두 번째 홈런을 터뜨려 또 한 점을 보태며 이날 홈런 4방으로 5점을 뽑아내 승리를 굳혔다. 보스턴의 알렉스 코라 감독은 승리가 굳어지자 조 켈리(8회)에 이어 9회엔 에이스 크리스 세일을 마운드에 올렸고 세일은 저스틴 터너, 키케 허난데스, 매니 마차도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었다.
다저스 입장에서 보면 전날 4차전에서 다 이겼던 경기를 허무하게 역전패 당하면서 사실상 승부가 끝나버린 시리즈였다. 이날 다저스는 팽팽한 0의 균형을 이어가던 6회말 4점을 선취해 확실한 승기를 잡은 듯 했으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성급한 투수교체로 불펜이 무너지며 마지막 3이닝동안 9실점, 6-9로 뼈아픈 역전패를 마셔 벼랑 끝으로 몰렸고 결국은 회복하지 못하고 5차전에서 시즌을 마감하고 말았다.
게다가 로버츠 감독이 이날 7회 1사까지 1안타만을 내주는 눈부신 호투를 이어가던 선발 리치 힐을 교체했다가 결국 엄청난 역전패를 당한 것은 엄청난 논란을 불러왔다. 심지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조차 트윈터를 통해 “어떻게 7이닝 가까이 압도적인 피칭을 한 투수를 바꾸는지 놀랍기 그지없다. 엄청난 실수”리고 로버츠 감독을 비판하기도 했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 사실을 전해 듣고는 “대통령이 경기를 보고 있었다니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건 한 사람의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은 한 사람의 의견이 아니라 거의 모든 야구팬들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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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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