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서...경찰 4명 등 6명 부상
▶ 평소 유대인 혐오 게시글 올린 40대 백인남성 체포
27일 총기난사가 벌어진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인근에서 열린 추모집회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희생자드을 추모하는 가운데 한 소년이 ‘증오와 폭력은 답이 아니다’라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AP]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시너고그)에서 27일 40대 백인남성에 의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11명이 숨지고 경찰 4명을 포함해 6명이 부상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반유대인 범죄로 기록될 전망인 가운데, 열흘도 채 남지 않은 미국 중간선거 표심에 영향을 미칠 지도 주목된다.
총격은 이날 오전 10시께 피츠버그 앨러게이니 카운티의 '트리 오브 라이프'(Tree of Life) 시너고그에서 일어났다. 이 지역은 피츠버그 도심에서 10여 분 떨어진 곳으로, 유대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라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유대교 안식일인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45분께 시작되는 예배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피츠버그 당국자는 "사건 당시 시너고그에서는 아이 이름 명명식이 진행 중이었다"고 전했다.
총격이 벌어질 무렵, 내부에는 수십 명이 있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총격범이 문이 열린 건물로 걸어 들어가 '모든 유대인은 죽어야 한다'고 외쳤다"고 지역 매체 'KDKA'에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총격범은 최소 권총 3정과 자동 소총 한 자루를 가지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들은 "총격범이 유대인을 비난하는 말을 계속 떠들면서 총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총격범은 또 시너고그 입구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도 유대인을 증오하는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총격 당시 '아이 이름 명명식'이 진행 중이기는 했지만, 희생자는 모두 성인이라고 피츠버그 당국은 밝혔다. 부상자 6명 중에서 현장에 출동한 경찰도 4명 포함됐으며, 일반인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츠버그시의 웬델 히스리치 공공안전국장은 기자들에게 "사건 현장은 매우 끔찍하다"면서 "지금까지 내가 봤던 최악의 광경"이라고 말했다.
총기난사범 로버트 바우어.[펜실베니아주 교통국]
총격범은 피츠버그 주민인 백인 남성 로버트 바우어스(46)로 확인됐다. 그는 시너고그 밖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총상을 입고 체포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우어스가 회당 내에서 총기를 처음 발포한 뒤 경찰에 체포되기까지 약 20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을 '증오범죄'로 보고 수사에 들어갔다.
FBI 피츠버그지국의 밥 존스 특별수사관은 "총격범은 시너고그로 들어가 예배를 보는 교인들을 살해했고, 경찰이 출동하자 도주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는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범행 동기는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바우어스는 온라인에서 반유대주의 내용을 수차례 게재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 트위터에 "이 사악한(evil) 반 유대주의 공격은 인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하고, "우리는 증오를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1일까지 조기 게양도 지시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반유대주의 범죄로 인해 미국의 다른 유대인 사회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워싱턴 등 주요 도시의 시너고그 등에는 경찰력이 배치됐다.
미국의 최대 유대인 단체 '반명예훼손연맹'(ADL)에 따르면 미국 내 반유대주의 범죄는 2016년 1천267건에서 지난해 1천986건으로 57% 급증했다.
한편 CNN 방송은 27일(현지시간)까지 지난 72시간 동안 미국 사회를 뒤흔든 범죄 3건의 배후엔 증오로 가득 찬 용의자 3명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24일에는 한 백인 남성이 흑인 교회를 범행 타깃으로 삼았다가 실패하자 인근 슈퍼마켓에 들어가 흑인 2명을 총격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용의자 그레고리 부시(51)는 이 날 대부분 신도가 흑인인 켄터키주 제퍼슨타운의 퍼스트 침례교회 문을 두드리며 진입을 시도했으나 문이 잠겨 있어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이후 인근에 있는 체인 슈퍼마켓으로 이동해 12살 손자와 함께 학교 숙제 준비물을 사러 온 69세 남성을 쐈으며 도주하면서 주차장에 있던 67세 여성을 쐈다.
숨진 피해자 2명 모두 흑인이며 범인은 무작위로 이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부시는 인종차별적 위협을 여러 차례 했고 전처에게 인종 비하적인 'N워드'를 반복적으로 썼으며 가정폭력을 포함한 전과가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는 구금 중이며 증오범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현지 검찰은 전했다.
또 26일에는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 시저 세이약이 반 트럼프 인사들에게 폭발물 소포를 발송한 혐의로 체포됐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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