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 2사후 강판…4⅔이닝 4실점으로 패전 멍에
▶ 구원 등판 맷슨, 승계주자 3명 모두 득점 허용
류현진은 첫 월드시리즈 등판에서 4회까지 호투했으나 5회 2사 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AP]
류현진(LA 다저스)이 생애 첫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에서 안정된 호투를 이어가다 5회말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되면 아쉽게 패전투수의 멍에를 썼다.
24일 보스턴 펜웨이팍에서 벌어진 월드시리즈 2차전 경기에서 류현진은 4회까지 보스턴 레드삭스의 강타선을 4안타 1점으로 막고 2-1로 앞서가는 호투를 했으나 5회 첫 투아웃을 잡아낸 뒤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더 잡지 못해 2사 만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고 말았다. 그리고 그를 구원한 우완투수 라이언 맷슨이 여기서 주자 3명의 득점을 모두 허용하면서 2-4로 경기가 뒤집혀 패전위기에 몰렸다. 류현진의 이날 기록은 4.2이닝동안 6안타 4실점이었고 삼진 5개를 잡았으며 볼넷 1개를 내줬다. 투구수는 69개로 47개가 스트라이크였다. 다저스는 여기서 경기가 뒤집힌 뒤 추격하지 못하고 그대로 2-4로 패해 보스턴에서 벌어진 시리즈 1, 2차전을 모두 패했다. 시리즈 3차전은 오는 26일 다저스테디엄에서 벌어진다.
류현진의 출발은 산뜻했다. 경기 시작 기온이 화씨 42도(섭씨 5.5도)의 차가운 날씨 속에 1회말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보스턴의 1번 타자 무키 베츠를 2구만에 숏 땅볼로 잡아낸 뒤 전날 1차전에서 5타수 4안타 3득점의 맹위를 떨친 앤드루 베닌텐디를 5구만에 시속 76마일짜리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어 스티브 피어스는 4구만에 1루 팝플라이로 처리하고 가볍게 1회를 마쳤다.
하지만 2회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선두 J.D. 마티네스가 빨랫줄 같은 타구를 때렸으나 센터플라이로 물러난 뒤 잰더 보가츠가 그린 몬스터를 강타하는 총알 같은 2루타를 때려 포문을 열었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라파엘 데버스를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으나 다음 타자 킨슬러에게 왼쪽으로 뼈아픈 투아웃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어 다음 타자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도 좌전안타를 때렸으나 좌익수 크리스 테일러가 완벽한 송구로 3루로 뛰던 킨슬러를 잡아내 이닝을 끝내며 류현진을 도왔다. 하지만 2회에 나선 4명의 타자는 모두 배트 중심에 맞는 빨랫줄 같은 타구를 때려 불안감을 안겨줬다.
하지만 류현진은 3회에 다시 안정을 찾았다. 선두 크리스천 바스케스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베츠에게 중전안타를 내줬으나 베닌텐디와 피어스를 모두 2구만에 센터플라이와 3루 팝플라이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한편 3회까지 보스턴 선발 데이빗 프라이스에 볼넷 2개만을 얻으며 무안타로 눌리던 다저스 타선은 4회초 데이빗 프리즈와 매니 마차도의 연속안타로 포문을 연 뒤 크리스 테일러가 볼넷을 골라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어냈다. 여기서 맷 켐프의 중월 희생플라이로 1-1을 동점을 만든 다저스는 2사 후 야시엘 푸이그가 초구를 노려 쳐 중전안타로 2루주자 마차도를 홈에 불러들여 2-1로 경기를 뒤집으며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처음으로 리드를 잡았다.
리드를 잡은 류현진은 곧바로 4회말을 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4회까지 투구수가 51개에 불과했다. 이어 5회말에도 공 3개로 첫 두 명을 잡아냈다. 순항이 계속 이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이어 상대 9번타자인 크리스천 바스케스를 상대로 첫 2구를 스트라이크로 잡은 뒤 잠깐의 방심이 큰 화를 불렀다. 하위타자를 상대로 이닝을 마치려고 승부를 서둘렀다가 우전안타를 맞았고 끈질기기로 유명한 보스턴 타자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다음 타자 베츠가 중전안타를 때린 뒤 베닌텐디는 류현진과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 주자 만루를 만들며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그리고 여기서 류현진을 구원한 맷슨은 전혀 소방수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곧바로 피어스를 볼넷으로 내보내 밀어내기로 동점을 허용한 데 이어 마티네스에겐 우전 적시타를 맞고 2점을 더 내줬다. 류현진이 내보낸 주자 3명이 모두 들어오면서 2-1로 앞선 상황에서 내려간 류현진의 실점은 4점으로 부풀고 말았다. 류현진 입장에선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9번 타자를 잡아내지 못한 것이 추가 3실점으로 연결된 셈이니 정말 뼈아프기 그지없었다. 보스턴 타선은 전날 8점 중 5점을 투아웃 이후에 뽑아낸 데 이어 이날 4점도 모두 투아웃 이후에 뽑아내는 매서운 저력을 괴시했다. 반면 다저스 타선은 5회부터 9회까지 마지막 5이닝동안 단 한 명도 출루하지 못하고 5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무기력하게 물러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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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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