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눈앞에 두고 10월 20일자 산호세 머큐리지 는 동물들의 안녕을 위한 “가주 주민발의안 12” 를 크게 다루고 있다.
우리가 먹는 계란,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고 영양가가 풍부하다는 계란을 공급하는 닭들의 안녕을 위한 법안이 바로 Prop. 12 에 포함되어있다. 닭들의 안녕이란 결국 이들이 살아가는 과정을 좀더 ‘인간적’ 으로 대해주자는 거다.
철사 우리에서 살고 있는 닭들은 너무나 비좁은 공간 때문에 일생동안 단 한 번도 날개를 펴보지도 못하고, 다리 쭈-욱 뻗고 누워 보지도 못하고, 한 바퀴 돌아보는 발레도 못해본다. 데이트는 꿈도 못꾸고 열심히 알만 공급하다가는 남은인생(닭생?) 고기로 팔려가 서글프게 생을 마감한다.
이런 비참한 운명을 타고난 가련한 닭들에게 좀 더 넓은 공간을 주자는 게 이번 법안의 골자인데 이런 인간적인 아이디아를 반대하는 그룹이 있다. 바로 닭농장을 운영하는 농부들이 그중에 속한다. 이유는 당연히 원가 때문이다. 닭우리의 공간이 늘면 느는 만큼 달러 마신이 돌아간다.
반면 이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계란값 조금 오르는 거 노 프로블럼이라고 멋지게 주장한다. 요즘 계란 값이 얼마더라...? 한타쓰(dozen)에 2불? 지금은 그로서리 쇼핑을 직접 안 해봐서 모르겠다만 혼자서 자취하던 60년대 캘리포니아 계란 값은 희미하게 기억한다. 아마 49센트였던 것 같다.
그 당시 대학 졸업장 갖고 직장 문을 두들기면 연봉 약 5천달러하고 바꿀 수가 있었다. 엔지니어링 전공이나 다른 과목 석사 학위면 약 7천 달러...? 주먹구구 통계를 해보면 대략 연봉이 10배 늘었으니 요즘 계란 값을 여기에 견주면 4불90센트가 되어야한다.
그런데 ---
와 아! 굉장히 싸네. 농부들의 생산성 향상 덕분인지, 경쟁의 덕분인지, 비인간적 덕분인지 우리들은 지금 엄청 싼 계란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까 예스라고 찍어주자. 값이 조금 오르더라도 평화롭게 살다가는 조공들의 안녕을 위해 여기에 동참해주는게 옳소다. 조공들의 스트레스가 광우병같이 우리에게 넘어올수도있다.
그런데 --- 웨잇 어 미닛.
꽈배기 학설이 나온다. 10년 전에도 조공들 안녕에 관한 법안이 투표에 나왔었단다. Prop 2가 그거란다. 그리고 열광적으로 통과된 Prop 2 법에 의하면 Cage는 이미 2015년에 없어졌어야 됬다는거다. 그런데 계란공금 업체들의 꽈배기 전술로 법을 무시했고 이번 Prop 12의 통과는 동물학대가 영원히 지속될 수 있는 올가미란다.
머리가 돈다. 인제 누구 말이 옳은지 구분하기 힘들다. 이게 바로 미국의 Proposition 전술이다. 돈 보따리 많이 싸들고 묘한 광고전술로 주민을 혼돈 시켜 자기편으로 이끄는 팀이 대개 이긴다.
누구 말을 믿나...? 앞으로 몇 년인가가 지나면 Cage Free 어쩌고 또 하는데 지금의 하나하나 정어리 Cage가 아닌 커다란 울타리 속에서 수백 수천마리를 키운다는 ‘원대한’ 목표가 여기에 포함됐단다. 결국 완벽한 Cage Free 는 없다는 게 아닐까. 그래도 누구의 전술에 홀렸건 읽고 읽다보면 역시 이의 통과가 아닌가한다. 그럼 예스의 대가로 계란 요리법 한두개 소개.
삶은 계란.
찬물에 계란을 넣고 데운다. 물이 끓으면 불을 끄고 뚜껑을 덮는다. 그리고 약 25분. 퍼펙트 삶은 계란.
튀김계란.
목화씨 기름을 튀김냄비에 3분의 2정도 채우고 불을 준다. 375도 정도가 되면 조그만 접시에 계란을 먼저 깨서 끓는 기름에 서서히 넣는다. 접시에서 대략35도 각도로 밀처넣기 때문에 뜨거운 기름과 씨름할 필요가 없다. 또 혹시라도 깨진 껍질이 있다면 미리 차단. 기름속 흰자위가 밖으로 퍼지면 나무 주걱이나 젓가락으로 가운데로 밀친다. 노른자위가 흰자위와 기름에 덮치면 끝. 자신이 좋아하는 부드러운 샐러드에 얹는다. 옵션으로 노른자위에 구멍을 뚫고 꼬냑 한 방울 살짝. 미슈랭 셰프 하나도 안부럽다다.
* * *
선거 때라 말인데 요즘 민주당이 연방의회를 재 장악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 사람들 말이다. 그런데 모처럼 가능성이 다분한 의석에 한국계 공화당 후보가 선거에 나서면 과연 누굴 찍나? 무조건 동족출신 선호? 아니면 동족운운 하는 시절은 이미 굿바이 ‘불후나데’? 남가주에서는 고민하는 교민들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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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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