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워키 막강불펜 총력전에 맞서려면 선발진 역할 막중
▶ 2차전 등판시엔 원정경기만 두 경기 나서게 되는 문제
디비전 시리즈 승리 후 선발투수 리치 힐(왼쪽)과 기쁨을 나누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 [AP]
류현진은 다저스테디엄에서 절대 강세로 인해 홈에서 벌어지는 3차전 선발등판이 유력시되고 있다. [AP]
2018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가 탑시드 밀워키 브루어스와 2번시드 LA 다저스의 대결로 압축됐다. 디비전시리즈에서 밀워키는 콜로라도 로키스에 3전 전승을 거두고 기세 좋게 NLCS에 선착했고 다저스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3승1패로 돌려세우고 3년 연속 NLCS 무대에 나서며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에 도전장을 냈다. 월드시리즈 진출권을 놓고 맞붙는 이번 7전4선승제 시리즈는 오는 12일 밀워키 밀러팍에서 1차전으로 막을 올린다.
양팀의 전력 비교는 팽팽한 백중세다. 두 팀 모두 막강한 투수진을 보유하고 있고 타선의 중량감에서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올 시즌 맞대결 전적도 7경기에서 4승3패로 다저스가 박빙의 차로 이겼지만 거의 대등한 수준이다. 다만 다저스는 6년 연속 지구 우승으로 지난 6년간 4번째 NLCS에 진출해 최근 플레이오프 경험이 풍부한 반면 밀워키는 이번이 7년 만의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밀워키 선수 중에도 로렌조 케인과 마이크 무스타카스처럼 캔사스시티 로열스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선수들도 있지만 전체적인 플레이오프 경험에선 아무래도 다저스에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밀워키의 최근 기세는 그런 플레이오프 경험 열세 정도는 가볍게 극복하고도 남아 보인다. 정규시즌 8연승에 이어 디비전시리즈에서 콜로라도를 상대로 3경기에서 단 2점만 내주는 짠물피칭을 선보이며 3연승을 보태 11연승 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리그 정상급 강타자들이 즐비한 콜로라도의 타선이 밀워키를 상대로 28이닝 중 27이닝동안 단 한 점도 뽑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 정도 피칭이라면 그 누구도 두려워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밀워키 마운드의 강점은 ML 최강의 불펜진이다. 정규시즌 밀워키의 불펜은 평균자책점에서 시카고 컵스에 이어 NL 2위였다. 하지만 실제로 시즌 후반기로만 범위를 압축시키면 단연 메이저리그 최강의 불펜이다. 자시 헤이더와 제레미 제프리스, 코리 크나벨, 요아킴 소리아, 코빈 번스, 브랜던 우드러프 등은 모두 마운드에 떴다하면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침묵시키고 있다. 이들은 또 원포인트 릴리프가 아니라 한 번 마운드에 오르면 2이닝까지도 책임질 수 있는 선수들이다.
상대적으로 밀워키 선발진은 클레이튼 커쇼, 류현진, 워커 뷸러 등이 포진한 다저스에 비하면 확실히 밀린다. 최근 11연승 과정에서 한 번도 순서를 거르지 않고 선발 등판한 투수가 율리스 싸신 한 명 뿐인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밀워키의 막강 불펜은 선발진의 열세를 상쇄시키고도 남는다. 밀워키는 콜로라도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선 불펜투수 우드러프를 선발 등판시켜 첫 3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등 첫 8이닝동안 4명의 불펜투수를 이어 던지게 하며 콜로라도 강타선을 8회까지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선발투수를 쓰지 않고도 불펜만으로 상대타선을 완전히 침묵시킬 수 있음을 보여줬다.
밀워키는 홈에서 벌어지는 시리즈 첫 두 경기에서 선발이 흔들릴 경우 초반부터라도 바로 불펜을 가동시켜 다저스 공세를 차단하고 홈 2연승을 노릴 것이다. 이에 맞서는 다저스는 선발진이 가능한 오래 버텨주어야만 막판 불펜싸움에서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선발투수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미 1차전 선발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나설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후 선발 로테이션에 대해선 아직 아무 말이 없다. 대부분 미국 언론들은 홈구장 다저스테디엄에서 올해 등판한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2를 기록했을 정도로 강한 면을 보였던 류현진이 홈에서 벌어지는 3차전 선발로 나서고 루키 센세이션 워커 뷸러가 2차전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의 문제는 다저스에서 가장 뜨거운 투수 중 한 명인 류현진이 단 한 경기밖에 나오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류현진이 3차전에 등판한다면 7차전에나 등판이 가능한데 그 전에 시리즈가 끝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의 상승세를 살려주려면 2차전과 6차전에 내보내면 되는데 문제는 그 경우 류현진이 모두 원정경기에 나서게 돼 그가 보여준 홈 필드 강세를 살릴 수가 없게 된다는 것이다. 류현진이 홈에 비해 원정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약한 모습을 보인 것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이 고민에 대한 간단한 해법은 류현진을 1차전, 커쇼를 2차전에 내보내는 것이지만 이미 커쇼의 1차전 등판을 못 박았기에 그 방법은 이미 배제된 상태다. 과연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등판순서를 어떻게 정할지 궁금하다. 어쩌면 시리즈의 운명을 바꿔놓을 수도 있는 중대한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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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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