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격 및 이자율 동반상승으로 주택구입 능력 최악
▶ 베이비부머는 팔고 싶은데 젊은층은 살 준비 안돼
주택 가격이 지금처럼 높은 때가 없었다. 케이스-실러 주택 가격 지수에 따르면 주택 가격은 올해 1월 2006년 최고가를 회복한 뒤에도 여전히 상승 중이다. 고용 시장 개선과 임금 인상 등이 주택 수요를 뒷받침하는 요인들로 주택 가격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2016년 바닥을 기록한 주택 소유율도 높은 주택 수요에 힘입어 반등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주택 수요를 압박할만한 요인도 만만치 않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주택 구입 능력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 금리 인상 조치로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구입 능력은 현재 사상 최악이다. 주택 구입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높은 주택 수요도 한순간에 꺼질 수 있다는 우려다. CBS 뉴스가 주택 시장을 위협하는 요인을 분석했다.
■ 사고는 싶은데 살 수가 없네
집을 사고 싶지만 살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주택 가격과 모기지 이자율의 동반 상승으로 주택 구입 능력은 사실상 사상 최악 수준이다. 경제 성장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문과 달리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웰 의장이 통화 긴축 기조를 선택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경제 성장보다 인플레이션 상승을 막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판단한 Fed가 이미 수차례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 모기지 금리 상승세를 이끌었다. 기준 금리 인상으로 모기지 금리 변동 요인 중 하나인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최근 3%를 넘어섰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해 12월에만 해도 약 2.7% 선을 유지했고 2016년 여름에는 약 2.1%로 더 낮았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모기지 이자율도 지속적인 오름세다. 최근 30년 만기 고정 이자율은 이미 약 4.5%대를 넘나들고 있다. 30년 만기 모기지 이자율의 경우 2012년과 2013년 약 3.3%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한 뒤 약 3.8%대를 기록한 지난해 9월까지 큰 변동 없이 낮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경제 연구기관 ‘헤이버 애널리틱스’(Haver Analytics)의 글러스킨 셰프 연구원은 “모기지 이자율 상승과 집값 급등으로 주택 구입 능력이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라고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고했다. 주택 구입 능력은 주택 가격이 바닥을 이루고 모기지 이자율이 사상 최저 수준이었던 2011년과 2012년 가장 높았다.
■ 팔고 싶은 베이비부머, 살 준비 안 된 젊은층
다행히 주택소유율이 오르고 있지만 젊은 층의 주택소유율은 여전히 초라한 수준이다.
워싱턴 D.C. 싱크탱크 ’어번 인스티튜트’(Urban Institute)에 따르면 젊은 층을 대변하는 밀레니엄 세대의 주택 소유율은 윗세대인 X세대와 베이비 부머 세대가 밀레니엄 세대의 연령대였을 때에 비해 약 8%나 낮다.
학자금 융자 상환에 대한 부담과 그동안 지지부진하게 이뤄진 임금 인상으로 인해 젊은 층은 여전히 쉽게 내 집 장만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밀레니엄 세대의 주택 소유율이 윗세대만큼만 된다면 주택 보유자가 현재보다 약 340만 명이나 더 늘어날 것이라고 연구소 측이 밝혔다.
밀레니엄 세대가 내 집 장만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될 경우 베이비 부머 세대에 의한 주택 가격 하락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미 은퇴 연령층에 접어든 베이비 부머 세대 중 규모가 작은 집으로 옮기려는 다운 사이즈 수요가 상당하다.
다운 사이즈를 원하는 베이비 부머 세대가 내놓은 집이 밀레니엄 세대에 의해 흡수되어야 주택 가격 하락 없이 주택 거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현재 사정이 문제다. 국영 모기지 기관 패니메이의 경제전략 연구소는 “젊은 세대가 주택 구입 능력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베이비 부머 세대에 의한 매물이 주택 시장에 대거 쏟아져 나올 수 있다”라고 최근 경고했다.
■ 주춤해진 신규 주택 판매
최근 몇 달 동안 재판매 주택 거래는 물론 신규 주택 판매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규 주택의 경우 주택 시장 침체로 인해 한동안 공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다시피 했다. 주택 건설 업체들이 주택 시장 회복 시기만 기다리며 신규 주택 공급을 조절한 것이 원인이었다. 결국 신규 주택에 대한 수요가 수년간 원활히 소화되지 못한 채 축적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 바람에 2011년 약 25만 달러까지 떨어졌던 신규 주택의 평균 판매 가격이 지난해 12월 약 40만 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급등하는 계기가 됐다.
그런데 잘 나가던 신규 주택 판매가 최근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가격 상승세도 다소 꺾이는 모습이다. 상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 신규 주택 판매는 전달 대비 약 5.3% 감소한 약 63만 1,000채(연율 기준)로 집계됐다. 7월에도 신규 주택 판매는 감소세가 이어져 전달보다 약 1.7% 떨어진 약 62만 7,000채(연율 기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신규 주택 판매가 올여름을 기점으로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분석하고 조만간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재판매 주택 거래는 넉 달 내리 감소
재판매 주택시장의 상황은 더욱 안 좋다.
전체 주택 거래 중 신규 주택 판매가 약 10%, 재판매 주택 거래가 약 90%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재판매 주택 시장의 불황이 향후 시장 상황을 지배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7월 재판매 주택 거래는 약 534만 채(연율 기준)로 전달 대비 약 0.7% 감소했다. 앞서 시장 전문가들은 7월 재판매 주택 거래가 전달보다 소폭 증가한 약 542만 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재판매 주택 거래1는 지난 7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며 주택 시장이 조정기에 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매물 부족으로 인한 주택 가격 상승이 계속되면서 재판매 주택 거래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판매 주택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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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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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받아서는 집을 살수 없는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