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의 시대라 하나 우리가 살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이곳 베이에어리아도 예기치 못한 날씨의 7, 8 월을 겪었다. 한여름의 찌는 듯한 더위와 가슴이 시려오는 겨울과 같은 추위를 견디면서도 가을로의 여정은 어김없이 열리기 시작한다. 2018~2019의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새 시즌을 미리 보니 SFS가 선택한 프로그램들이 현대음악을 좀 더 선호하고 있음이 주목된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가 자주 초청하는 단골 연주자 중 피아니스트 유자 왕은 고도의 기술과 화려한 피아노 협주곡들인 라프마니노프, 프로코피에프 등의 러시아 작곡가들의 작품 연주로 많은 인기몰이를 하였다. 이번 시즌 첫 프로그램 곡은 어둡고 멜로한 라벨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으로 또 다른 흥미를 갖게 한다. 그녀가 상상을 넘는 무대의상으로 청중들을 기함하게 하였으나 새 시즌에는 어떤 의상으로 무대에 나타 날 것인가도 기대와 관심의 대상 이긴 하다. 그날의 프로그램 중 나의 관심은 아론 코플란드의 “Appalachian Spring” 이란 작품이다. “아파라치안 봄” 이라는 제목이 그럴듯하며 미국고유의 냄새가 난다. 아파라치안 산속에 살던 인디안(native american) 종족이 떠오르고 그 속의 화사한 봄의 색깔이 어우러지는 자연의 풍광과 자연의 소리를 연상케 하는 그림이 그려지는 제목이다. 그러나 제목과는 다르게 미국 발레의 전설적 인물 인 “마사 그레함” 이 비운의 천재시인 “하트 크레인”의 시 “다리”의 한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아 자신의 창작 발레작품의 제목으로 결정하고 “아론 코플랜드(Aaron Copland1900-1990)에게 작곡이 의뢰됐다. 하나의 영감이 떠돌다가 다른 영감으로 새롭게 연결되는 예술가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은 연결 고리로 한없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간다. 계곡에서 흐르는 물” 의 구절에서 추상적인 봄의 자연을 한가정의 초상화로 그려 나가 아름다운 집을 지어나가는 과정을 발레로 이어가고 음악은 효과적인 색깔로 그림을 함께 그려 나가는 작품이 창작 되었다. 두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서로 열심히 일하며 집을 지어가 마침내 완성시켜 이웃들과 기뻐하는 이야기를 줄거리로 하고 있다. 템포의 변화로 6개의 씬과 마지막 2장의 큰 부분은 쉐이커스 찬송가 주제를 변주곡으로 발전시킨 부분이 특이하다. 미국 파오니어가 약속된 땅에 집을 짓고 가정을 꾸미고 자연 속에서 행복을 누리는 또 미국의 에덴동산을 그렸다.
새 시즌의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모습 원래 작곡은 13개의 실내악 악기편성 (4개의 목관 8개의 현악기 와 피아노)이었으나 후에 오케스트라로 크게 편성하여 발레를 위한 조곡 “Appalachian Spring”이 탄생됐고 초연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는 인기 발레곡이 되었다. Aaron Copland 는 미국 클래식 음악을 새로운 현대 클래식 세계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곡가로 인정된다. 미국 고유의 특성과 현대적 흐름의 새로운 문을 연 시그니쳐 작곡가 이며 대부이다. 그의 음악에는 팝 과 재즈가 항상 흐르고 불협화음 복잡한 현대기법등도 거침없이 사용하고 있다. 거슈인이나 찰스 아이브스와 함께 미국의 소리를 찾아내며 이 흐름은 코플란드를 사사한 레오나르도 번스타인, 마이클 틸튼 토마스 등으로 이어진다. 또 지금 새로운 미국적인 소리를 찾으며 활동하는 음악가들에게 큰 기둥이 되고 미국 클래식 음악의 원천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공부한 코플란드는 배움의 갈증 새로운 소리에의 갈증이 심해 빠리로 유학을 가게 되고 전설의 작곡 선생 이었던 “나디아블랑제’를 사사하며 작곡가로서의 기초를 단단히 한다. 코플란드는 운 좋게도 시대와 장소와 사람을 완벽하게 한 번에 만난 것이다. 드뷔시와 라벨이 독일 중심의 유럽음악에서 새롭고 신선한 물갈이를 하고 있을 그 정점에서 같은 열기를 흡입하고 있었다. 같은 즈음에 빠리에서 한창 인기몰이를 했던 스트라빈스키가 또 젊은 작곡가들에게 강한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그들은 같은 시기에 같은 장소에서 활동했으나 각기 각자의 유일성과 독창성을 그들의 작품 속에 녹여 세기를 놀라게 하고 사랑받는 예술가로, 작곡가로 많은 기여를 했다. 그들의 음의 세계는 클래식 시대의 클래식이 아니라 새로운 팔레트에 새로운 색깔을 섞은 새로운 클래식 음악이다. 시즌의 시작에 음악을 사랑하고 좀 더 깊이 알고 싶어 하는 지인들이 음악해설의 제안들을 해왔다. 시작의 가장 큰 선생은 구글이고 전문가들의 약간의 팁 이 도움이 되겠으나 기회가 된다면 같이 음악을 들으면서 의견과 느낌을 나누는 방법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새롭고 신선한 음의 세계를 공급하고 공유하는 새로움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작곡가의 생각이나 음악적인 지식이 있으면 더 즐길 수 있다. 9월13일부터16일까지 연주되는 음악회를 가시는 분들께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장 스텔라 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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