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이름은 듣기만 해도 시원한 “얼음의 땅.” 아직도 땅속에서는 부글부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동 중인 화산들이 대기하고 있고 온천, 간헐천들이 늘 연기를 뿜어내고 있어 보통 여행지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들이라 여행객들에게 설레임을 더 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링로드(Route1국도) 북동쪽으로 가면 유황냄새가 견디기 힘든 지열 지역이 나온다. 바로 Namafjall 라는 곳이다. Namafjall는 링로드 부근에 있어 멀리서도 하얀 수증기가 여기저기에서 뿜어 나오기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쉽게 방문 할 수 있는 곳이다. 가는 곳마다 진흙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크고 작은 구멍에서는 뜨거운 연기가 뿜어 나오는 것이 지구가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마치 우주행성에 온 느낌을 받기도 한다. 김치찌게가 보글보글 끓고 있는 것 같은 화산지형을 보고 있노라면 계란 썩는 냄새가 마치 한국 식탁처럼 반겨주는 곳이기도 하다. 유황 섞인 진흙 때문에 신발이 더러워지고 망가질 수 있으므로 신발싸게나 장화가 있으면 여기저기 구경하는데 편리하고 또한 이지역은 호텔이나 민박집도 유황 섞인 물이 나오기 때문에 목욕 후에는 피부가 맨들맨들 해지는 것이 하루의 피로를 씻어주는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혹시 식사를 직접 해 드시는 분들은 밥물이나 찌개 물은 생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밥에서 계란 썩는 향기를 느끼고 싶지 않으시다면~~
이 곳은 여러가지 색상의 유황성분이 섞여 있기 때문에 땅속에 많은 색상들이 들어있어 사진 찍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우주 행성 같은 피사체를 많이 만날 수 있다. 땅에 다양한 색과 진흙이 부글부글 끓을 때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모양을 하염없이 찍을 수 있어 나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너무 행복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아이슬란드에는 이곳과 비슷한 곳이 몇 군데 더 있지만 한곳만 더 소개하려 한다.
Geyser Strokkur(간헐천)
아이슬란드에서 유명한 골든써클 중에 하나인 게이시르(간헐천) 지열지대는 부근에 유명한 유황온천과 작은 간헐천이 많아 관광객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는 곳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간헐천은 뜨거운 암석층의 영향으로 증기의 압력에 의하여 지하수가 지면 위로 솟아오르는 곳으로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간헐적으로 물을 뿜어낸다.
이곳 간헐천은 대략 5분~10분 마다 한번씩 커다란 풍선 터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물기둥이 하늘로 솟아오른다. 간헐천 기둥이 올라오기를 한참 기다리다가 커다란 소리가 나면서 순식간에 물기둥이 솟아 오르고 둘러 서있던 관광객들은 일제히 함성을 터트리며 사진 찍느라 손도 눈도 마음마저 모두 바쁘다. 그러나 그 순간이 너무 짧기 때문에 한번에 솟아오르는 물기둥을 카메라에 담기란 무척 어려웠다. 언제 물기둥이 올라올지 몰라 카메라를 눈에 데고 기다리는 인내심과 솟아오르는 순간을 놓치지 않아야 하는 순발력을 요구하는 작업인데 나는 순발력이 딸려서인지 여러번의 물기둥을 보내고야 겨우 잡았다.
땅 속이 온통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도 7월이 오면 군데군데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 나고 분홍색 들꽃도 피고 땅도 질세라 연기가 구멍마다 무럭무럭 피어 오른다. 연기가 피어 오르는 구멍에 아주 가까이 갈 수는 없지만 근처에 가면 히터가 옆에서 나오듯 훈훈하다. 하지만 금방 눈이 매워져 눈물이 연기처럼 앞을 가린다. 여러가지 색상이 섞인 유황물이기 때문에 땅 색깔도 다양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때 온탕과 냉탕을 왔다 갔다 하면 건강에 좋다고 하여 주변에 많은 분들이 뜨거운 사우나에 들어갔다 다시 냉탕에 들어갔다 하며 즐기는 걸 들은 적이 있는데 오늘이야 말로 온탕 간헐천을 보았으니 이번엔 냉탕 얼음속으로 들어가보자.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차를 타고 남동쪽으로 5~6 시간 정도 운전하여 가면 입이 딱 벌어지는 진풍경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요크샬론(Jokulsarlon) 빙하호수.
옛날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신비로운 풍경이 내가 도착했을 때는 마침 노을 빛을 가득 담고 있어 더 황홀한 느낌이었다. 저 멀리 만년설이 덮인 산 위에 노을빛이 닿으니 마치 오렌지샤베트처럼 달콤해 보이기 까지 하다. 오렌지 빛 노을이 가득 담긴 호수위에는 커다란 빙하덩어리들이 둥둥 떠다니며 노을을 즐기고 있다. 나는 저 장면을 멋있게 찍어 보겠다고 삼각대 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는데 쟤들은 우아하게 노을을 즐기고 있으니 내가 자연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나를 감상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치 내 영혼을 빼앗기는 듯~~
요크샬론으로 5~6 시간 정도 운전하여 가는 길에 셀야란포스와 스코가포스 그리고 블랙해변 등 잊지못할 진풍경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식사를 할 만한 곳이 거의 없고 있다 해도 엄청 비싸기 때문에 간단히 준비해서 떠나는게 시간과 경비를 절약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꼭 알아야할 것은 마을과 마을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주유소가 보일 때 마다 무조건 기름을 넣어 주는 것이 현명하다.
우리 일행은 조금 더 가면 또 있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에 그냥 지나쳤다가 가도 가도 주유소가 보이지않아 기름이 떨어질 것 같은 순간을 두어번 맛보았기 때문에 그 순간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 인지 아마도 그런 순간을 경험해 본 사람은 그 쓴 맛을 알 것이다. 도시와는 달리 인적이 없는 곳이기에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유소가 오픈하지 않는 밤시간에는 주유 기계만 있어 개인 신용카드를 받지 않고 오로지 “주유카드”만 받기 때문에 여행기간을 잘 계산하여 미리 몇 개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고 안전하다. 주유카드는 주유소에서 구입할 수 있지만 여기서 팁은 너무 고액에 주유카드 보다는 적은 액수를 여러개 구입 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왜냐하면 카드를 한번 사용하고 나면 잔액은 다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슬란드가 인기여행지로 급부상하면서 가끔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것들이 있다. 요크샬론은 바요나국립공원의 일부를 이루고 있고 아이슬란드의 정수가 모여 있는 곳 중에 하나이며 근처에 블랙해변은 햇살이 강한 날이면 커다란 얼음덩어리가 다이아몬드처럼 빛난다 하여 “다이아몬드 해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곳은 지구상의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멋진 작품사진 찍는 것을 꿈꾸는 곳이기도 하다. 이 날도 블랙샌드위에 산호색 빙하덩어리들에 취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갑자기 강한 바람을 동반한 소나기가 쏟아진다. 그러면 그렇지 아이슬란드 날씨가 그냥 지나갈리가 없지, 한번쯤은 변덕을 부려야 아이슬란드 날씨답지… ㅎㅎ
카메라가 젖을까봐 자켓 속으로 품어 넣고 자켓이 얇아 그래도 젖을까봐 허리도 못 펴고 비를 맞으며 주차장을 향하여 열심히 뛰다가 갑자기 생각나는 것이 있어 혼자 킥킥 웃는다. 여자들은 길가다가 소나기가 쏟아지면 명품핸드백은 품안으로 보듬고 짝퉁 가방은 우산 대신 머리에 쓰고 뛴다고 그러더니 아마도 내 카메라는 명품인가?
차안으로 비를 피한지 오분도 채 안되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비바람이 그치고 어느새 비 그치기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차에서 나온다. 역시 아이슬란드의 심통스러운 날씨를 오늘도 기여코 보여 주고 만다. 그래도 심통을 짧게 보여주고 맑은 하늘을 보여주니 고맙다. 날씨는 변덕스럽지만 어느새 불과 얼음이 공존하는 아이슬란드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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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젬마 한국사진작가협회 워싱턴 지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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