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짜게 먹는 고혈압 환자, 염분 배출 땐 쉽게 어지러워져
▶ 콩팥병 앓으면 물 자주 마시되, 너무 많은 수분 섭취는 피해야
수박, 참외, 바나나, 오렌지 등 무더위를 날리는 ‘여름 사냥꾼’인 여름 과일도 만성콩팥병 환자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
■ 만성질환자 폭염 대처법
기록적인 폭염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무더위로 입맛이 사라져 불규칙하게 식사하거나 당분이 높은 아이스크림, 주스, 과일 등을 많이 먹거나, 운동량이 줄면서 당뇨 조절이 어려워진다. 또한, 혈관이 확장되고 땀을 많이 흘려 혈압이 크게 낮아지면서 당뇨병과 고혈압, 콩팥병을 앓는 만성질환자에게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다.
당뇨병, 당분 든 청량음료 삼가야
당뇨병 환자는 청량음료보다 냉수를 마시는 것이 좋다. 당분이 든 청량음료를 당뇨병 환자가 마시면 혈당이 높아지고 소변량이 많아진다. 여름에는 땀 배출이 많기 때문에 평소보다 탈수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탈수가 되면 심한 어지러움을 느끼게 되는데 곧바로 시원한 곳에서 물을 충분히 마시면서 쉬어야 한다.
당뇨병을 오래 앓고 있는 환자는 말초신경 문제로 발에 감각이 없을 때가 많다. 따라서 휴가지에서 맨발로 다니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 뜨겁게 달궈진 모래에 화상을 입을 수 있고, 조개 껍질 등에 발을 다칠 수 있다.
야외 활동할 때는 반드시 안전한 신발을 신고, 발에 문제가 생기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자칫 화상이나 상처로 심하면 발목이나 다리를 잘라낼 수 있는 만큼 각별히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당뇨병 환자는 자율신경에도 합병증이 생기기 쉽다. 뜨거운 바깥과 차가운 실내를 오가면 체온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고 열사병까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급격한 온도변화에 노출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고혈압, 혈압약 임의 중단 말아야
고혈압 환자는 혈압에 영양을 미치는 체내 수분과 염분 배출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탈수에 특히 취약한 고혈압 환자는 몸이 말라 체액량이 적은 환자와 평소 짜게 먹는 환자다. 특히 후자는 땀으로 염분이 배출되면 혈압이 떨어져 쉽게 어지러워진다.
혈압약을 임의로 줄이면 혈압이 오를 수 있어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혈압약은 며칠에 걸쳐 효과가 나타나므로 약을 먹지 않는다고 당일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반면, 일시적인 탈수가 해결되면 대개 원래 혈압으로 돌아가므로 충분히 물을 마셔야 한다.
이해영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혈압이 계속 낮고, 어지러운 증세가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는 게 좋다”며 “고혈압 환자는 여름철의 일시적 혈압 변동을 줄이기 위해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고 했다.
만성콩팥병, 폭염에 급성신부전 유발
만성콩팥병 환자가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무리하게 일하거나 운동을 하면 체수분과 전해질 손실로 혈압이 떨어져 콩팥으로 가는 혈류가 줄거나 근육이 깨지면서 급성 신부전이 될 수 있다. 특히 만성콩팥병 환자의 급성 신부전은 콩팥 기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번에 너무 많은 수분을 섭취해도 안 된다. 부종이나 저나트륨혈증이 생겨 어지럼증, 두통, 구역질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손실된 만큼 적절한 수분량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물을 적게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당분이나 카페인이 든 음료나 이온 음료보다 물이 더 좋다. 투석(透析)을 받는 콩팥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수분 상태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오국환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투석 직후 땀을 많이 흘려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하면 부정맥이나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수박, 참외 등 여름 과일은 더위와 갈증을 한 순간에 날려 많이 먹게 되지만 만성콩팥병 환자에게는 독이다. 시원한 과일이나 과일주스는 고칼륨혈증을 유발하므로 되도록 칼륨이 많이 든 참외, 바나나, 멜론, 자두, 토마토 등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칼륨이 비교적 적게 든 과일(사과, 포도, 블루베리, 체리, 복숭아 등)은 소량씩 먹거나 갈아 얼려서 아이스크림처럼 녹여 먹는 것이 좋다.
양산을 써도 선크림 발라야
홍반성 낭창(루푸스), 피부근염 등이 있는 환자는 자외선에 노출되면 증상이 나빠지기 쉽다. 강한 자외선은 아토피성 피부염 증상도 악화시킨다. 이들 질환이 있는 환자는 양산을 써 햇볕을 가리는 것이 도움된다.
직물과 천의 자외선 차단효과는 UPF로 표시한다. 망사와 같은 천으로 이뤄진 양산은 촘촘하고 두꺼운 직물로 만든 양산보다 빛을 잘 차단하지 못한다. 반드시 자외선 차단 코팅이 된 제품을 써야 한다. UPF 표시가 있거나 자외선 차단 인증마크가 붙은 제품을 사용하면 된다. 양산을 써도 자외선차단제는 사용해야 한다.
자외선차단제는 SPF와 PA로 성능을 나타낸다. ‘SPF50+’ ‘PA++++’라고 표시된 자외선차단제가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자외선 차단율을 보이는 제품이다. SPF는 자외선B를, PA는 자외선A를 차단하는 능력을 나타낸다. SPF50은 자외선B 차단율이 98% 정도다. 피부에 바르는 자외선차단제 양이 적으면 차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정진호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손가락 두 마디 반(성인 남성 기준 1.25g)을 치약처럼 쭉 짜서 얼굴 전체에 바르는 것이 좋다”며 “자외선차단제는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떨어지므로 2시간마다 덧바르면 좋다”고 했다.
자외선B가 가장 강한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2시다. 이 때에는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땀이나 높은 기온 때문에도 악화되므로 시원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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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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