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is not a victory march / It's a cold and it's a broken Hallelujah.
사랑은 승리의 행진이 아니라네 / 사랑은 차갑고 또 깨진 할렐루야.
음유시인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의 잔잔한 노래. 거의 읽다시피 노래하는 시인. 특유의 굵직한 목소리로 시 낭송하듯 무운률로 시작하는 노래. 그분 노래 대부분 그러하듯, 무미건조한 미니멀리즘[minimalism] 타령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분 노래의 내공이 늘 단단하듯이 "할렐루야" 또한 범상찮은 운률로 이어집니다.
1934년 캐나다 몬트리올 태생으로 2016년 세상을 떠난 레너드 코헨. 시도 쓰고 소설도 쓰고, 한때 선(禪)을 비롯 티벳 불교에도 심취했던 그가 평생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직함은 물론 가수? 누구나 다 부르는 게 노래지만, 정작 '제대로' 부르는 노래는 그리 흔치 않은 세상. 더군다나, 직접 노래를 짓고 가사를 붙여 자기 목소리로 노래하는 "a singer-songwriter"라면 "가수"란 호칭이 대단히 자랑스러울 터! 작고 직전, 말년에도 멋진 중절모를 눌러쓰고 지구촌 여러 곳에서 특유의 저음으로 계속 노래했던 레너드 코헨. [Rest in Peace.]
1984년 겨울 세상에 나온 곡 "Hallelujah," 정작 본인 말고 수많은 가객들이 애써 열창하는 바람에 더더욱 인구에 회자(膾炙)되는 곡. 2018년 지금도 어디선가누가 또 색다른 해석으로 부르고 부르는 곡. "Praise the Lord!"[주님을 찬양하라!]는 뜻의 "Hallelujah," 신약성경에선 다만 "요한묵시록"에만 등장하는[19:1] 거룩한 표현!
과연, 음유시인 코헨은 어떻게 '할렐루야'를 불렀던가. 물론, 헨델의 장엄한 코러스와는 상당히 다르리라. 그저 목소리 하나로 '뽄('本)을 보이는 분 아니던가. 아니나 다르랴, 제법 복잡하고 중의적(重義的) 가사로 말문을엽니다. "Now I've heard there was a secret chord / That David played, and it pleased the Lord / But you don't really care for music, do you?" 난 들었지 어떤 비밀스런 코드가 있다는 걸 / 다윗이 연주하자 주님께서 기뻐하셨다지 / 하지만 그댄 음악에 별로관심이 없잖아, 그렇지?
슬쩍 비틀며 읽어 내리다가, 갑자기 노래 톤[tone]이 급상승하며 이 노래가 세상에 나온 연유를 고백합니다. "It goes like this, the fourth, the fifth / The minor
fall, the major lift / The baffled king composing "Hallelujah." 이렇게 흐르지, 4도 화음, 5도 화음 / 단조는 내리고 장조는 올리며 / 당혹한 왕은 "할렐루야"를 작곡하는 거야. 그렇게 묘한 운(韻)을 떼며 시작하는 노래, 다윗왕 뿐 아니라 ‘삼손과 데릴라’ 얘기도 거들며 노랜 이어집니다.
Love is not a victory march / It's a cold and it's a broken Hallelujah.
사랑은 승리의 행진이 아니라네 /사랑은 차갑고 또 망가진 할렐루야.
성경 얘기를 떠나 현실로 돌아온 시인. 일상의 사랑 타령으로 한탄 '쪼'(調)로 흐르더니, 급기야 '깨지고 망가진'[broken] 할렐루야를 노래합니다. 어찌됐든 할렐루야라는 겁니다. 잘됨과 못됨, 모두 할렐루야! 달리 어쩌랴, 섭리가 본래 그런 것을. 결론은 그저 "당신 뜻대로 되소서, 어쨌든 주님을 찬미하나이다." 깨진 할렐루야 또한 할렐루야! 어쩌랴,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Praise the Lord!"[할렐루야]
"There is a crack in everything, that's how the light gets in." 모든 것엔 금간 데가 있게 마련, 그래야 그리로 빛이 새어들지 않겠는가. 레너드 코헨이 생전에 한 말씀. 사랑이고 뭐고 인생에 승리의 행진이란 없다네. 모두 깨진 할렐루야 뿐이지. 그래도 할렐루야! 그게 답이라네. 깨지고 망가진 할렐루야, 그게 진짜 할렐루야일지도 모른다네. 음유시인의 은근히 지르는 메타포, "깨진 할렐루야!"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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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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