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성하게 찍은 동영상이다. 분명 누군가 쇼핑을 왔던 고객중 한사람이 찍은걸 거다. 시간은 5분39초. 마운틴 뷰에 있는 어느 Safeway 주차장 주변이다. 술독에 빠진 작품이라고 보기에는 비교적 고정된 영상인데 어떻든 흔들리고 있음은 사실이다.
주차장길 한쪽을 가로막은 경찰차 2대가 보이고 두 명의 경찰관이 주차장을 가로질러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게 보인다. 가게로 들어가는 사람들 가게에서 나오는 사람들 모두가 참 느긋해 보인다. 신기하게도 거의가 다 젊은 동양 사람들이다.
지금 BuzzFeed News를 Online 으로 보면서 이기사와 함께 여기에 딸린 동영상을 보는 중이다. 지난 7월 8일 발생한 사건이 8월 1일자로 기사로 나왔다.
뉴스의 주인공 Erika Martin 의 말에 의하면 자신이 9살 먹은 아들과 조카들을 태운 채 주차장에서 막 나오려는 순간 경찰차가 들이닥쳤단다. 그것도 5대가 이들을 둘러 싼다. 아이들도 놀라고 엄마도 놀란다. 혼비백산이라는 게 아마도 이럴 때 쓰는 말 일거다.
Safeway 종업원들 신고로 달려온 경찰들이다. 온가족 합동으로 물건을 훔쳤다는 혐의를 받고있는중이다. 그러나 에리카 여인은, 자신은 차에서 내리지도 않았다는 거다. 다만 이주변에있는 홈리스 남자 한명이 갖고 있는 애견이 굶지나 않는지 먹이를 조금 갖고 와 전해준 것 뿐이라는 거다. 그러니까 죄도 없는 무고한 사람들을 도둑으로 몰아 경찰까지 부른 거다. 죄가 있다면 그들이 모두 흑인이라는 걸까?
5명의 경찰은 약20여분간 상황을 조사한 후 무혐의로 고발 없이 수사를 종결한다. 에리카여인은 “피부 색깔이 검으면 검을수록 의심의 농도가 깊어진다고,” 고 분통을 터트린다.
오래전 한 흑인 친구와의 대화가 떠오른다.
자기 욕심 차리려고 아이들 낳고 사랑을 듬뿍주었다 해도 그 자식들이 이 세상 살아가며 앞으로 받을 고통을 생각하면 이 다음 “그누구와 결혼은 한다해도 아이들은 절대로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무장관의 딸이 흑인 남친과 결혼하는 시절인데 차별이라는 건 앞으로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 50년도 한참 지난 그 시절 이야기다. “그런가?” 지금 이 시절에 이런 질문으로 대답해본다.
노웨이 호세다. 차별이 갈수록 심해지는 추세다. 때를 만났다는 기세다. 지금 극우파 백인 우월주의자들에게는 백인이 아니면 다 오랑캐로 보이는 것 같다. “내가 뉴욕 번화가 5번에서 무고한사람을 총으로 쏴죽여도 나의 지지층 에는 변함이 없다” 라고 호언하는 그 장담과 일맥이 있는 말이다.
Safeway 측은 이번 오해로 에리카 식구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하면서 앞으로 종업원 교육에 더신경을 쓰겠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Safeway가 경찰에 신고한 이유는 평소 가게에 자주 드나들며 속 썩이는 흑인 남자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어떻게 피부색깔이 같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몰아쳐 도둑으로 몰을 수가 있느냐고 에리카는 분통을 터트린다.
이 분통에 부채질하는 사람들 많다. 동서남북 어디를 가도 부채든 사람들 많다. 직장에서 보이고, 거리의 데모에서 보이고, 경찰이 쏘는 총소리와 함께 흘러나오는 절규를 느낀다. 이번 Safeway 같은 경우는 전국에서 매일매일 벌어지는 일이다. 할리우드 각본같다. 가게에 들어온 고객들이 의심을 받는다. 경찰을 부른다. 유치장, 나중에 오해가 풀린다. 법원으로 가기도 하고 사무실 뒷방으로 가기도 하고 이렇게 저렇게 거래를 하다보면 얼마정도 ‘딸라’가 여기저기로 주거지를 바꾼다.
이번 마운틴 뷰도 예외가 아닐 거다. 혼비백산 놀란 아이들의 트라우마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하는데 앞으로 살아갈 9만리같은......
오바마 대통령은 출범당시 국회 상하양원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첫 번 심사(중간선거)에서 양원을 다 공화당에 넘겨주었다. 그후 임기 6년간은 사사건건 공화당의 견제를 받아야만 되었다. 이번 트럼프대통령의 첫 번 심사는 어떤 결과를 갖고올까?
“오랑캐” 들이 좀 편안하게 사는 방향으로 되었으면 좋겠다.
<
신해선 C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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