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 창조하신 자연환경·피조물 보호” 취지
▶ 1회용 컵 사용중단·음식물 쓰레기 줄이기·나무 심기 등
뉴저지 한인 천주교 메이플우드 성당의 ‘지아모(지구를 아끼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이 쌀뜨물로 천연 미용 비누를, 폐식용유로 빨래 비누를 만들어 환경보호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사진제공=지아모>
뉴저지 메이플우드 성당 ‘지아모’ 천연비누 제작 대표적
뉴욕․뉴저지 일원 한인 개신교회는 물론 가톨릭 성당과 불교 사찰까지 교계의 환경보호 운동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기독교는 생태계 위기가 가난한 약자들에게 가장 큰 해가 되기에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 환경과 피조물을 보호하자는 취지이고 불교는 수행의 일환이란 점에서 차별화될 뿐이다.
미래 시대에 물려줄 환경을 보호하려고 뉴욕․뉴저지 한인 교계가 기울이고 있는 실질적인 노력은 실로 다양하다.
각 지역 정부 차원에서도 이미 시도되고 있는 1회용 컵과 접시 사용 중단을 비롯해 음식물과 재활용 쓰레기 줄이기, 교회 주방의 천연세제 사용, 나무 심기, 헌금봉투 재활용, 에너지 절약 운동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지구를 아끼는 사람들의 모임(지아모)
발효액을 섞어 미용 비누를 만드는 과정(위)과 완성된 빨래 비누
뉴저지 한인 천주교 메이플우드 성당의 ‘지아모’ 활동은 지역 일원 한인 교계 환경보호 운동의 대표적인 모델이다.
지아모는 매주 본당 점심준비 때 나오는 쌀뜨물로 인간 몸에 유익한 광합성세균, 효모균, 유산균, 방선균 등 81가지의 미생물군을 복합 배양한 ‘EM(Effective Microorganisms) 발효액’을 만들어 천연 미용 비누를 제조하고 폐식용유로는 ‘EM 빨래 비누’를 생산하고 있다. 비누 판매 수익금은 연말에 불우이웃 돕기로 기부한다.
또한 본당내 적극적인 분리수거를 홍보하고 지구 온난화 강의도 정기 개최하며 올해부터는 주일학교 학생들의 환경 교육을 위해 유기농 텃밭인 ‘지아모 가든’을 시작했다.
지아모의 이승자씨는 “우리의 작은 실천이 지구를 살린다는 믿음에서 2013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며 “환경보호 운동은 즉각적인 효과보다는 인내를 갖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하느님이 인간에게 땅과 자연을 위임하신 뜻은 목자요 관리자로서 사명을 맡긴 것인데 지금은 심각한 오염으로 생명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며 “프란치스코 교황도 ‘지구는 우리 모두의 공동의 집’이니 지구 오염은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사랑의 계명을 어기는 것이라고 하셨다”며 신앙인들이 환경보호 운동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성당은 이외에도 평소 사용하지 않는 냉장고 전원은 끄고 모든 음식물을 한 곳에 모아 보관하며 식사 중 컵을 여러 개 사용하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다.
■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예배나 미사 후 교인들이 친교를 나누는 자리에 빠질 수 있는 음식물 때문에 생기는 쓰레기를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뉴욕신광교회는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신광 그린 캠페인’을 전개해 온지 이미 오래다.
그런가 하면 가톨릭 교계 최대 행사인 미동부 성령대회를 매년 주최하는 미동북부성령은사쇄신봉사자협의회는 지난해 대회를 준비하며 버리는 음식을 줄이는 일환으로 일반식 대신 김밥을 점심 메뉴로 채택하기도 했다.
뉴욕신광교회 입구에는 음식물 남기지 않기 등 환경보호 차원에서 교회가 매년 펼치고 있는 신광 그린 캠페인 배너가 붙어 있다.
■1회용 컵과 접시 사용 중단
뉴욕시도 2019년 1월1일부터 1회용 스티로폼 용기의 영구 퇴출을 앞둔 가운데 은혜교회는 이미 지난해 5월부터 환경보호를 위해 1회용 컵 대신 개인용 컵 사용을 장려해오고 있다.
미드허드슨한인연합감리교회도 올해 5월부터 일회용 컵과 접시 사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개인용 컵 사용을 권장했고 필그림선교교회도 필그림교회 시절부터 스티로폼 용기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컵으로 대체한 바 있다.
뉴욕한인교회도 올해 3월부터 자연분해되는 커피컵으로 바꾸고 버려진 컵을 모아 비료 만들기에 사용하고 있다. 교회는 이외에도 타일 청소용 천연세제 만들기 행사를 실시한 것을 비롯해 자연친화 용품을 전시하고 무료 장바구니도 배포했다.
또한 자연 가꾸기 일환으로 지난 3월에는 뉴욕시와 함께 교회 옆 공원에 나무를 돌보는 작업에도 참여했고 지난 6월에는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실천도를 설문조사하고 참가자에게는 플라스틱 제품을 대체할 자연친화 상품을 증정했다.
■재활용 권장 및 쓰레기 줄이기
뉴욕조계사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았던 올해 4월을 ‘수행의 달’로 정하고 이를 기점으로 재활용과 쓰레기 줄이기 운동을 이어오고 있다. 주지 도암 스님은 “이는 내면의 살핌과 더불어 그룹 실천 수행 일환”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뉴저지의 찬양교회는 교우들이 각자 필요 없는 물건을 다른 사람과 교환하며 사랑을 나누는 취지로 재활용 샵 게시판을 지난 2월 교회 나눔터에 별도 개설했다. 허봉기 담임목사와 함께 정식 개업 예배를 드리며 전체 교계에 전파되길 기원한 교회는 재활용 나눔으로 발생한 수익금을 선교비로 저축하기로 했다.
퀸즈한인교회는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이른바 ‘아나바다’ 바자회를 개최하며 환경보호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뉴욕시의 재활용 쓰레기통 구별 사용이 시행된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지역 일원 한인 종교 기관마다 관련 규정을 교인과 신도들에게 적극 홍보해오고 있다.
■에너지 절약 운동
겨울철 난방 관리 때는 물론이고 에어컨 가동이 불가피한 여름철을 맞아 교회와 성당 등은 에어컨 가동시 문단속을 당부하며 에너지 절약 운동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는 중이다.
뉴욕한인교회는 환경의 날을 맞아 가정에서 사용하던 백열전구를 LED 전구로 교체하는 행사도 열었다.
■헌금봉투 재활용 & 주보 온라인화
헌금 봉투 재활용은 가장 실천하기 쉬운 환경보호 운동이다.
뉴저지 한소망교회, 팰리세이드교회, 체리힐제일교회, 브루클린제일교회 등이 재활용 헌금 봉투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곳이고 뉴욕한인교회, 뉴욕IN2 온누리교회, 뉴저지 성요셉 데마레스트 한인천주교회, 사랑과진리교회 등은 봉투가 필요 없는 온라인 헌금을 장려하고 있다.
액체류 분리수거에 열심인 뉴프론티어교회는 2월부터 주보를 인쇄하지 않고 온라인화해 눈길을 끌었다.
■기타
교계 환경보호 운동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올해 ‘제23회 세계 환경의 날(6월5일)’을 기해 미국의 종교계 지도자들은 저명한 과학자들과 함께 ‘기후 변화 대처’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보호를 위한 모두의 노력을 호소했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지구 환경 보호에 대한 전 세계적 합의를 지켜줄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앞서 2015년에는 생태회칙을 반포하기도 했다.
미국장로교(PCUSA)가 지난달 세인트루이스에서 개최한 223차 교단총회에서도 최대 화두는 역시 지구 환경 문제였다. 상정된 헌의안에는 총회연금국과 재단이 화석연료산업에는 더 이상 투자하지 않고 신재생 에너지 산업에 투자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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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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