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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hush little baby / Don't you cry.
그러니, 쉿, 작은 아가야 / 울지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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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하(盛夏)의 서울. 한여름 더위가 한껏 기승(氣勝)을
부리는 중. 실로 오랫만에 지내는 대한민국의 여름.
연말연시 겨울철에 방문하곤 했던 조국의 산하. 올핸
불가피한 사정으로 더위가 한창인 한여름 중간에 밟는
고국 땅. 먼 태고의 느낌으로 다가오는 한여름 기억.
홀연, 노래 'Summertime'이 들립니다.
“Summertime, 여름철에는 / And the livin' is easy
사는 게 쉽지 / Fish are jumpin' 물고기들이 뛰고 /
And the cotton is high 목화는 높게 자란단다 //
Oh, your daddy's rich 오, 네 아빤 부유하고 / And
your mamma's good-lookin' 네 엄만 미인이란다 /
So hush little baby 그러니, 쉿, 작은 아가야 / Don't
you cry 울지 말거라.”
늘 듣던 '썸머타임'이란 노래, 사실은 자장가.
미국의 작곡가 죠지 거슈인(George Gershwin)이
곡을 만든 가극 '포기와 베스’(Porgy and Bess) 중
1막에 나오는 곡. 흑인 영가나 보컬 재즈 명곡으로
늘 인구에 회자되는 이 곡은, 사실 소프라노가 부르는
오페라 명곡. 하긴 명곡이란, 누가 어떻게 부르고
연주해도 늘 감흥이 새롭고 여전한 법.
그런데, 막상 올 여름에 듣는 'Summertime'은 왠지
그 영성(靈性)이 한껏 고조된 느낌으로 공명합니다.
Hush, little baby, don't you cry! 쉬잇~ 작은 아가,
울지 말렴. 네 아빠는 부자, 네 엄마는 미인 아니더냐.
썸머타임은 살기 쉬운 계절. 사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아.
물고기들이 힘차게 뛰어 놀고, 목화가 드높게 만발한
대지. So hush little baby / Don't you cry. 그러니,
쉿, 작은 아가야 / 울지 말거라.
세상 살다보면 이런저런 일들이 벌어지고 수습되곤
하지요. 사람이 죽고 아기는 태어나고 ...... 세상은
흘러갑니다. 같은 성당에서도, 2층에선 즐거운 결혼미사,
지하에선 구슬픈 연도(煉禱)가 진행 중. 위에선 흥겨운
하객들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분주하고, 아래에선
조문객들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네요. 그 사이를
걷는 나. 존재의 버거움 속으로 'Summertime'이
흐릅니다.
"So hush little baby / Don't you cry. 그러니, 쉿, 작은
아가야 / 울지 말거라." 딱히 울 일이 아니란 겁니다. 잘
보란 겁니다. 물고기들이 뛰고 천지에 목화가 활짝 높게
피었는데, 게다가, 아빤 부자요 엄만 천하절색 미인이라니
도대체 울 일이 뭐냐고 'Summertime'은 노래합니다.
아빤 부자라는 속된 말 속에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는
진짜 얼마나 부자이신지! 엄마가 미인이라는 덕담 속에
'천주의 성모 마리아'는 정녕 얼마나 아름답고 미쁜 우리의
어머니이신지! '우리 아가 울지마라'는 '썸머타임' 자장가
속에 은근하게 번지는 천주(天主)와 성모(聖母)의 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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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hush little baby / Don't you cry.
그러니, 쉿, 작은 아가야 / 울지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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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달램의 자장가 'Summertime'. 후반부엔 더욱
활기찬 고무(鼓舞)적 가사로 이어집니다. 이보다 더욱
안심되는 복음이 또 있으랴. 안심법문(安心法門)이란
적어도 이 정도는 되어야. 아빠 엄마가 늘 곁에서
지켜주고 계신다잖아요. “With Daddy and Mammy
standin' by 아빠와 엄마가 옆에서 지켜주니까.” 줄곧
'stand by' 상태로 항상 곁을 지키고 계신다잖습니까.
때가 되면, 아침 일찍 노래부르며 날개를 활짝 펴고
비상(飛翔)한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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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hush little baby / Don't you cry.
그러니, 쉿, 작은 아가야 / 울지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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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별리고(愛別離苦)의 비애(悲哀) 속 성하(盛夏)의
서울. 달콤한 자장가 '썸머타임'이 전하는 다사로운
메시지, 큰 힘이 됩니다.
Shalom!
<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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