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특성·트렌드 반영 현지화 전략, 화장품 수출 연평균 44% 고속성장
▶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등 3대 브랜드, 피부 타입 다양한 미국 시장 공략
에뛰드하우스 두바이 1호점.
헤라 싱가포르 1호점.
이니스프리 호주 멜버른 1호점.
이니스프리 도쿄 오모테산도 일본 1호점.
요즘 전 세계 주요 상권 쇼핑몰 마다 눈에 띄는 제품이 있다. 바로 ‘K 뷰티’다. 프랑스 등 뷰티 선진국부터 중동 등 아랍에서도 한국 화장품 매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12년 이후 국내 총 수출증가율은 연평균 3% 안팎이지만 화장품 수출은 연평균 44%씩 고속 성장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및 한한령 등 악조건 속에서도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6조 원에 육박했을 정도다.
K 뷰티가 진출 국가의 특성, 해외 고객의 소비 트렌드 등을 반영한 맞춤형 전략으로 해외 영토를 넓히고 있다. 국내 첫 화장품 수출은 아모레퍼시픽(090430)이 1964년 당시 ‘오스카’ 라는 브랜드로 물꼬를 트면서 이뤄졌다. 이후 국내 뷰티 기업은 철저한 현지화 노력을 통해 K 뷰티를 글로벌 무대에 올리고 있다.
◇ 3가지 브랜드로 미국인 취향저격 = ‘멜팅팟(Melting Pot)’ 사회로 불리는 미국에선 다양한 인종만큼이나 다양한 브랜드로 K 뷰티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4년 라네즈를 미주 대형 유통채널인 ‘타겟’에 입점시키며 북미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2015년 9월에는 캐나다 전역에 위치한 뷰티 로드샵 ‘세포라’ 매장에 입점하며 글로벌 베스트 셀러인 BB쿠션, 워터 슬리핑 마스크 등 혁신 제품을 선보였다.
밀레니얼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온라인 매장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3월 말 라네즈 공식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을 열고 같은 해 6월에는 미국 세포라 온라인몰에 48개의 제품을 론칭했다. ‘립 슬리핑 마스크’가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끌자 라네즈는 지난해 9월 세포라의 주요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했다.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뉴욕 1호점은 미국 고객의 다양한 피부 타입에 맞춰 150종 이상의 미국 전용 상품을 제공한다. ‘마이 팔레트’ 월에서는 아이섀도우, 블러셔 등 다양한 색조 제품을 직접 발라보고 원하는 색상을 조합해 나만의 팔레트를 만들 수 있다. ‘마이 컴팩트’ 월에서는 100가지 이상의 독특한 디자인 케이스와 함께 미국인들의 피부 컬러에 맞춘 다양한 색조 제품을 발견할 수 있다.
올해 3월 미국 최대 뷰티 유통 업체인 ‘얼타’에 입점한 마몽드는 ‘로즈 워터 토너’, ‘페탈 퓨리파잉 버블 마스크’ 등 총 27개 품목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마몽드는 현재 200여 개의 얼타 매장에 입점한 상태다.
◇ 아랍 중동에 ‘색’을 입혀라 = ‘부르카’로 대부분의 얼굴을 가리는 아랍 여성들에게도 화장품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아이템이다. 특히 이들은 눈만 드러내는 히잡을 착용할 때 강렬하고 화려한 아이메이크업으로 개성을 나타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역적 특색이 강한 아랍 시장을 파악하기 위해 중동 주요 도시에 ‘혜초’라는 지역 전문가를 파견했다. 2016년에는 아랍에미리트 제 2의 도시인 두바이에 독립법인 ‘아모레퍼시픽 중동법인(AMOREPACIFIC ME FZ LLC)’도 설립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중동의 거점으로 택한 아랍에미리트는 향수와 색조화장품 수요가 높은 국가다. 코트라가 공개한 ‘2015년 UAE 화장품 품목별 판매 현황’을 보면 아랍에미리트에서 화장품 판매액은 향수(26.7%), 색조화장품(16.7%), 기초화장품(12.6%) 등의 순으로 많았다.
이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자사 브랜드 중 색조 부분에서 독보적 위치를 가진 에뛰드하우스로 중동 시장을 공략했다. 두바이 최대 상권인 두바이몰에 위치한 에뛰드하우스는 베스트셀러인 ‘더블 래스팅 파운데이션’, ‘디어 마이 블루밍 립스 톡 쉬폰’ 등 현지 소비자들에게 맞춘 전용 제품을 마련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에뛰드하우스 1호점을 시작으로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으로 영토를 넓힐 계획이다.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 문화 강국으로 진출하려면 역으로 컬쳐 마케팅을 활용하는 게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한국적 정서가 가득 담긴 브랜드를 앞세워 프랑스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아모레퍼시픽의 행보가 그 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9월 파리에 위치한 프랑스 최대 규모의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에 설화수 단독 매장을 열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매장을 동양의 절제미와 한국 공예의 섬세함이 묻어나는 분위기로 연출했다. 설화수 탄생의 근간이 된 한방·인삼·자음단 등의 원료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약방의 모습을 재현한 것이다.
또한 국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만 제공되던 보자기 포장을 라파예트 매장에서도 선보였다. 프랑스 고객들이 비닐이나 종이가 아닌 새로운 포장 소재에서 한국의 전통미를 엿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현재 설화수는 갤러리 라파예트 본점 1층 단독 매장과 더불어 백화점 온라인몰과 인터내셔널관에도 입점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스킨케어 시장 공략= 호주 뷰티 시장은 기초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뚜렷하다. 코트라에 따르면 호주의 스킨케어 부문 화장품은 2013년 이래로 수입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호주 스킨케어 부문은 한국산 화장품이 가장 많이 진입한 부문이기도 하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점을 고려해 올해 3월 기초 제품이 특히 강한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라네즈를 호주 ‘세포라’에 론칭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호주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라네즈가 처음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호주 시장 공략을 위해 올해 초 멜버른에 호주 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현재 라네즈는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등에 위치한 호주 세포라 전 매장과 온라인 스토어에 입점했다. 이니스프리도 이번 달 호주 멜버른에 1호점을 열었다.
이밖에 일본과 아세안 시장은 한류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곳이다. 이니스프리의 경우 지난 4월 브랜드 모델 이민호와 가상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일본 2호 매장을 하라주쿠에 열었다. 동남아시아 진출의 교두보인 싱가포르에는 헤라가 진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싱가포르의 도시적이고 트렌디한 분위기와 헤라의 방향성이 일치한다는 점을 고려해 지난 5월 싱가포르 ‘타카시마야’ 백화점에 헤라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2016년 중국 진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첫발을 디딘 헤라는 싱가포르를 발판으로 한국의 럭셔리 뷰티를 본격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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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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