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 비대위원장 김병준·김종인 거론에 “정당 원칙 벗어나” “흑묘백묘”
▶ 민주당 친문 후보 단일화에 “계파 분열 조장” “국정안정 위해 당청 협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한국시간 지난달 29일 열린‘2018 한반도평화 심포지엄’에 함께 참석해 있다. <연합>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은 요즘 낯 뜨거운 계파 싸움을 벌이는 한편 당 혁신을 책임질 비상대책위원장 인선 작업에 들어갔다. 반면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에선 8·25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여야 정당의 풍경을 보면서 “정당정치 원칙에서 벗어났다”는 비판론과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특히 한국당 비대위원장 후보로 정체성이 다른 당이나 정권에서 일했던 인사가 거론되는 데 대해 “철새 정치 조장이냐”는 문제 제기가 있다. 그러나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黑猫白猫)론도 만만치 않다. 또 민주당의 당권 경쟁을 앞두고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들이 후보 단일화를 시도하는 것에 대해서도 엇갈린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비상대책위원장 압축 작업에 들어갔다. 비대위 구성을 위한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상수 의원은 “내주 중에는 비대위원장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3일 준비위 3차 회의에서 (비대위원장 후보군) 리스트에 있는 40여명에 대해 분류 작업을 하겠다”며 “김병준 명예교수는 당연히 후보군에 들어가 있는데, 우선 5∼6명으로 압축돼야 후보군 의사를 들어보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안팎에서는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 비대위원장 후보로 자주 오르내린다. 하지만 김 명예교수가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지냈다는 점에서 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비토론’도 적지 않다. 그는 박근혜정부 말기 총리 후보 지명을 받은 적이 있다는 점에서 한국당과 조그만 인연의 끈을 갖고 있다. 2016년 20대 총선 직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를 맡았던 김종인 전 의원도 한국당을 대수술할 수 있는 적임자로 거론된다. 이와 함께 박관용·김형오·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김황식·황교안 전 총리 등도 거명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남경필 전 경기지사,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도 거명되지만 상당수는 이번 지방선거의 패장인데다 일부는 ‘올드 보이’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게 약점이다. 일각에서는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과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도 거론됐지만 이런 카드가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에서 거명된 인사 중에 김병준 명예교수와 김종인 전 의원 등은 한국당과는 정체성이 맞지 않거나 별다른 인연이 없는 인사들이다. 김종인 전 의원은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지낸 적이 있으나 그동안 여러 정당을 옮겨다녔다. 김 명예교수와 김 전 의원은 개혁성과 추진력, 정책 능력을 갖춰 당 혁신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지만 정체성 측면에선 한국당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장이 많다. 이들 중 한 사람이 비대위원장이 돼서 ‘인적 청산’을 주도한다면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이다’는 뜻의 차도살인(借刀殺人)식 개혁이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영국의 경우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전 총리, 보수당의 데이빗 캐머런 전 총리 등 젊은 지도자들이 새로운 노선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당을 개혁해 집권했다”면서 “한국에서도 당내에서 새 노선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가 등장해 낡은 세력을 퇴출하는 개혁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우리나라에선 정당 간 정체성 차이가 크지 않으므로 흑묘백묘론처럼 다른 당 출신 인사라도 데려와서 정당의 기득권을 청산하면 된다”고 반론을 폈다.
한편 8월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 내에서 ‘친문 진영 후보 단일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자 비문(非文) 진영에선 “편 가르기를 하면서 계파 대립을 조장하는 것”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재 당권에 도전하려는 민주당 인사는 총 15명가량에 이른다. 이 가운데 김진표·최재성(4선) 윤호중(3선) 전해철(재선) 의원 등 친문 핵심 인사 중심으로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친문계 좌장격인 이해찬(7선) 의원의 출마 여부도 단일화 논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범친문’ 인사로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당권에 도전할지 여부가 주요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