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수요일에 끝난 이번 졸업시즌에 내가 참석한 고등학교 졸업식은 모두 21 곳이었다. 많은 졸업 연설들을 듣었는데 이 번 해에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웃슨 고등학교 여자 졸업생의 연설이었다. 그가 소개되어 앞으로 걸어 나오자 사람들이 두 손을 들어 좌우로 돌려 가며 인사했다. 그리고 그는 연설대 앞에 서자 마자 얼굴 앞에 놓여 있는 마이크를 옆으로 치웠다.
나는 사실 그 때까지 왜 그러는지 몰랐다. 그런데 그 학생이 수화로 연설을 하는게 아닌가. 물론 수화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학교 선생님이 통역을 해주었다. 단 몇 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수천명의 졸업생들과 하객들이 그 연설을 숨 죽이고 경청했다. 내가 들어 보았던 그 어느 연설 보다도 훌륭했다. 그 여학생은 가을에 로체스터 공대에 진학한다고 한다. 이에 그 학생의 허락을 받아 그 연설을 아래에 소개한다. 번역이 갖고 있는 한계로 인해 의미가 그대로 전해지지 않는 것이 아쉽다.
[존경하는 선생님들과 학교 행정 담당자들, 또한 귀빈들과 동료 졸업 예정자들, 그리고 무엇 보다도 제게 이런 시간을 허락해 주신 교장 선생님께 인사 드립니다. 참 영광입니다. 여러분들, 제 이름은 “마메야 아시아마” 입니다. 제가 여러분들 앞에 서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제가 “다르다”라는 데에 있을 겁니다.
주위와 다르지 않도록 노력하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요즈음 세대에, 제가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달라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보는 대로 저는 조금만 다른게 아닙니다. 저는 흑인이고, 농아인이며, 수화로 소통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다른 면들이 이제 제가 여러분들에게 나누고자 하는 가슴 속의 말들이 진실임을 증거하기도 합니다.
맞습니다. 다르다는 것, 괜찮습니다. 아니 괜찮은 것 이상입니다. 다르기 때문에 주위에 상당한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농아인 여자 배우이면서 사회 운동가인 말리 매틀린은 이렇게 얘기 했습니다. “우리 모두 서로 서로 어딘가 좀 다른 데가 있습니다. 그러나 좀 더 다른 저희 같은 사람들이 우리 보다 덜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도 그들과 똑 같은 일들을 단지 조금 다른 방법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나도 말리 매틀린과 같이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살아가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나는 800 미터 경주에서 출발 신호를 듣지 못하고 뛸 때나, 학교 학생회 임원 리더십 클래스에서 선생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 수화로 통역해 주는 분의 통역에 집중하여야 할 때에도, 계속 그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저도 다르다는 것에 대해 두려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가족들과 맨 처음 가나에서 이 곳 미국으로 이민 왔을 때 미국은 참 크고 무서운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겨우 다섯 살 나이의 어린 아이에게 주위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가나에서의 전통에 따라 나는 여느 가나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머리를 면도로 깨끗하게 깎았습니다. 미국에 도착해서는 내가 다르다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었고 내 머리 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특히 친구 한 명이 내 머리가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 내가 쓰고 있는 파란색 모자를 들쳐 볼 때 말입니다.
물론 내 머리 모습은 달랐습니다. 그 것은 가나 어린아이의 곱슬곱슬한 왕관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까지 그 친구와 나는 아주 친하게 지냅니다. 그는 나에게서 다름을 본 게 아니고 친구를 찾아볼 수 있었던 겁니다. 여러분, 이제 그 동안 편하게 생각했던 고등학교를 떠나가는데 주위 급우들과 여러분 자신들 안에서 친구를 보시기 바랍니다. 다르다는 점을 잘 붙들고 계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이 다른지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크고 무서울 수 있는 세상에 들어 갈 때 여러분과 다른 사람들의 다른 점들을 이해하고 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기 바랍니다.
여러분들 각자가 지닌 모습은 숙명입니다. 농아인이거나 머리카락이 한 가닥도 없는 모습이어도 말입니다. 여러분들 앞에 놓여진 세상에 뛰어 들기 바랍니다. 다르다는 것에 대한 기쁨을 가득 간직하고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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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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