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제품 2천억 달러 상당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검토를 지시한 여파로 큰 폭 하락했다.
1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7.26포인트(1.15%) 하락한 24,700.2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16포인트(0.40%) 하락한 2,762.5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44포인트(0.28%) 내린 7,725.59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6거래일 연속 하락했으며, 연간 기준으로 내림세로 전환했다. 6거래일 연속 하락은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과 산유국 회담을 앞둔 국제유가 동향, 주요 중앙은행 인사의 발언 등을 주시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한층 격화되면서 시장의 불안감도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 500억 달러어치에 대한 25% 보복 관세를 강행하면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이 이에 대해서도 보복하면, 추가로 2천억 달러 상당의 관세 부과할 것이란 경고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대로 총 4천500억 달러 상당의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액 총 5천50억 달러에 맞먹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극단적인 압력과 위협은 양국의 협상 합의를 위배하고 국제사회를 매우 실망하게 하는 처사"라면서 "만약 미국이 이성을 잃고 관세 조치를 실행하면 부득이 수량과 질량 측면에서 강력한 반격 조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대미 수입액이 지난해 기준 1천300억 달러에 그치는 만큼 추가 관세보다 미국 기업의 중국 내 사업 제한 등의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이날 양국의 무역충돌과 관련해 "중국이 잃을 게 더 많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강한 압박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 상원이 중국의 통신업체 ZTE(중싱통신) 제재를 부활하는 내용이 담긴 국방수권법 수정안을 가결한 점도 양국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를 키운 요인이다.
아시아 시장에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장중 가격 기준으로 5% 가까이 떨어지며 2016년 6월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극심한 불안이 표출됐다.
미국의 10년 국채금리도 2.9% 선 아래로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 거래가 확산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을 제외한 유럽과 중국 등의 경제지표 둔화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이 있는 상황에서 무역전쟁 우려도 확산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더 커진 것으로 평가했다.
전일 반등하며 증시에 지지력을 제공했던 국제유가도 이날은 재차 급락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이 150만 배럴 증산을 제안할 것이란 입장을 재확인하며 유가를 끌어내렸다.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78달러(1.2%) 하락한 65.0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처음 올리는 시점을 결정하기 위해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며, 금리 인상 후에도 점진적인 접근법을 취하겠다는 완화적인 발언을 다시 내놨지만, 시장에 지지력을 제공하지 못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보잉이 3.8% 급락하고 캐터필러가 3.6% 떨어진 것을 비롯해 무역 중심 기업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시가총액 대장주 애플 주가도 대중국 관세의 유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로 1.6%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산업 분야가 2.14% 급락했고, 소재 부문도 1.81% 하락했다. 기술주도 0.72%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미 상무부는 5월 주택착공실적이 전월 대비 5.0% 증가한 135만 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7년 7월 이후 최대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1.8% 증가한 131만 채였다.
다만 5월 주택착공 허가 건수는 4.6% 감소한 130만1천 채를 보였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말싸움 수준에 그쳤던 세계 무역전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JP모건체이스의 중국 경제 수석 연구원인 하이빈 주는 "무역전쟁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훨씬 더 커졌다"며 "양국이 잘못된 판단을 내릴 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다.
UBS의 타오 왕 경제학자는 "양국이 실제 관세 부과 시점인 다음 달 6일 이전에 충분한 진전을 이룰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무역관련 충돌이 '말싸움'에서 행동으로 옮겨가면서 시장에 대한 영향도 지속해서 확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0.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8.45% 상승한 13.35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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