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하기 좋은 계절이다. L.A.에는 온 세계에서 몰려오는 관광객들이 보고싶어하는 뮤지엄이 즐비하다. 미 서부 뮤지엄의 지존으로 불리는 게티센터와 게티 빌라는 하루종일을 투자해도 모자를 만큼 볼거리가 풍부하고, 그 곳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내가 예술의 일부가 된 것같은 행복감을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곳이다. 현대 미술관 더 브로드 역시 미리 예약하는 티켓을 구하지 못해 줄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행렬이 매일 이어진다. 인스타그램에서 최고 인기 포토 스팟으로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LACMA의 어반라이트도 유명세를얻으며 L.A.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이렇게 누구나 아는 유명한 뮤지엄 외에도 볼거리와 경험할 것이 많은 뮤지엄이 있다. 가족나들이, 데이트코스로 꼭 가볼 만한 즐거운 뮤지엄을 알아보자.
1. 그래미 뮤지엄(Grammy Museum)
그래미 뮤지엄
팝의 향수에 빠져들고 싶을 때 향수를 달래고 추억을 되살려볼 수 있는 최고의 뮤지엄이다. LA 다운타운 한복판 스테이플센터 뒷쪽 LA라이브 디스트릭에 자리했다. 노키아 극장과 더불어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다. 4층으로 이루어진 박물관은 4층부터 시작해 1층으로 내려오는 구조다. 프랭크 시나트라, 존 덴버, 마이클 잭슨, 휘트니 휴스턴 등 시대를 주름잡았던 팝스타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는 옷, 소장품, 스토리 등의 광범위한 유품이 전시되어 있어 할리웃의 전성기 역사를 돌아볼 수 있다. 노래방, 음악 프로듀싱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음악 만드는 경험을 해볼 수 있고,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2. 해머 뮤지엄(Hammer Museum)
UCLA 대학 부속 미술관으로 어느 미술관 못지않게 볼거리가 풍부하다. 고전부터 현대까지 시간을 뛰어넘는 다양한 작품과 전위적인 비디오, 만화, 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을 한번에 경험할 수 있다. 대학 부속미술관이지만 전시공간, 소장품 규모, 행사 스케일이 일반 뮤지엄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전 옥시덴탈 석유회사 대표 아놀드 해머 박사의 개인 기금으로 1990년에 개관되었다. 다가오는 6월에는 메이드 인 LA 2018 기획전이 열린다. 6월3일부터 9월2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에는 LA에서 창작 활동을 하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32명의 작가가 참여, 페인팅ㆍ사진ㆍ조각ㆍ설치미술ㆍ비디오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무용 등 퍼포먼스도 펼친다. 2012년 첫선을 보인 후 2년마다 열려 ‘해머 비엔날레’로 불리는 이 전시회는 해머 뮤지엄의 수석 큐레이터 앤 엘리굿의 기획으로 열리는 대규모 전시회다. ‘메이드 인 LA’ 전시회의 특성은 문화적 배경뿐 아니라 주제가 담고 있는 배경의 다양성에 있다.
3. 모카 (MOCA: The Museum of Contemporary of Art)
LA의 가장 오래됐으며 중요한 현대미술관으로 1940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천가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 예술에 관한 효율적인 입문서로 미술공부에 많은 도움이 된다. 마크 로스코와 잭슨 폴록의 작품을 감상하며 반나절을 보낼 수 있다. 본관과 별관으로 나뉘어 있는데 본관은 모카 그랜드 에비뉴로 칭하고, 별관은 The Geffen Contemporary at MOCA로 본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리틀도쿄에 자리했다. 캘리포니아는 물론 미 전역에서 활동 중인 현대 미술작가들의 창의적이고 독보적인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많으며 여러가지 기획전 및 상설전시가 열린다. 현재는 21세기 미술의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스트리트 아트’를 총체적으로 선보이는 대규모 기획전(Beyond the Streets)이 열리고 있다. 7월6일까지 2개월간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전세계의 유명 스트리트 아티스트와 일반 아티스트 100여명이 참여, 다양한 거리의 미술을 선보이는 전시회다. LA 다운타운의 4만여 스퀘어피트에 달하는 대형 공간 전시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회에는 일본계 유명 아티스트 다카시 무라카미, 영국 출신의 유명 스트리트 아티스트 뱅크시, 셰퍼드 페어리, 제이슨 레복, 푸투라, 레이디 핑크, 게릴라 걸스, 배리 맥기, 스피븐 파워스, 레트나 등의 작품이 선보인다.
4. 노튼 사이먼 뮤지엄 (Norton Simon Museum)
파사데나에 위치한 노튼 사이먼 뮤지엄은 파사데나와 산 마리노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고급스러움을 그대로 옮겨 담은 작은 뮤지엄이다. 규모는 작지만 전시물과 소장품 만큼은 어디 내놓아도 밀리지 않을 정도의 수준을 자랑한다. 램브란트, 브뢰겔, 프란스 할스 같은 17세기 네덜란드 화가들의 작품인 올드 마스터스의 인상적인 컬렉션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프랑스의 인상파 모네, 마네, 르네, 르누아르 등의 작품도 많으며, 반 고흐의 자화상도 볼 수 있다. 실내 구경을 마쳤다면 아름다운 조각 가든을 산책하고, 음식이 맛있는 카페까지 있어 연못을 끼고 앉아 휴식하기에도 멋지다. 반나절 정도의 시간을 들여 꼼꼼히 돌아보기에 훌륭하다. 모든 전시실은 중간의 홀을 중심으로 길게 탁 트여있어 동선도 간단하다.
5. 마르시아노 아트 파운데이션 (Marciano Art Foundation)
2017년 봄 LA 코리아타운 인근 윌셔가에 새로 문을 연 현대미술관 ‘마르시아노 아트 파운데이션’은 청바지 패션 ‘게스’(Guess)의 공동 창업주인 폴과 모리스 마르시아노의 아트 컬렉션을 소장 전시고 있다. 오랫동안 비어있던 유서 깊은 건물의 새로운 변신과 날로 확장되는 남가주 현대미술에 관한 이슈로 화단뿐 아니라 미 전국의 뮤지엄 관계자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개장했다. 모리스는 마르시아노 아트 파운데이션이 뮤지엄이 아닌 재단으로서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알리며, 획기적이고 비전통적인 기관으로서, 이름 난 기성작가들뿐만 아니라 아직 뮤지엄에는 소개된 적이 없는 젊은 신진작가를 발굴해 내는 기능도 한다. 브로드나 해머 뮤지엄처럼 입장료가 무료다. 소장품은 1,500점에 달하는데 대부분 1990년대 이후의 작품들로 마크 그로찬, 스털링 루비, 폴 매카시, 다카시 무라카미, 마이크 켈리 등 유명 현대작가들로부터 떠오르는 신진들인 아날리아 사반, 오스카 투아존, 욘 보(Danh Vo)까지 망라한다. 콘템포러리 미술세계의 흐름을 모두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모리스의 설명이다.
6. 피터슨 오토모티브 뮤지엄 (Petersen Automotive Museum)
피터슨 뮤지엄
라크마 길 건너편에 위치한 이 자동차 뮤지엄은 하나의 커다란 예술작품 같은 현대적인 외관으로 더욱 눈에 띈다. 2015 년 재 설계를 통해 LA를 대표하는 자동차 역사 박물관으로 도약한 피터슨 오토모티브 뮤지엄은 약 150 대의 자동차가 전시 된 하이테크 갤러리다. 1, 2층으로 나누어진 구조에 2층부터 감상하며 내려오게 되어있다. 2층에서는 남부 캘리포니아의 자동차 문화를 세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고, 영화 ‘백 투더 퓨처’의 수퍼카 드로리안(DeLorean)도 전시되어있다. ‘70년의 페라리’ 라는 주제로 5,000번이 넘는 승리를 차지한 레이싱 카 페라리 콜렉션도 멋진 구경거리가 된다. 빈티지에서 고성능 현대까지 호화로운 자동차의 진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1층에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드라고’에서 식사도 가능하다.
7. 자연사 박물관 (Natural History Museum)
자연사 박물관
1913년 지어진 LA 최초의 뮤지엄이다. 18세기부터 19세기 말까지 유행한 보(Beaux) 건축 예술 구조로 지어져 기품있는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다. Exposition Park과 붙어있어 하루종일을 보내도 다 모지못할 만큼 볼거리가 다양하다. Otis Booth Pavilion은 6층 모두가 유리창으로 된 빌딩의 입구에 들어서면 20미터 높이의 핀 고래 해골이 방문객을 환영한다. 보석과 미네랄 홀은 어른들도 흥미롭게 볼 만 하며 화려하게 전시된 공룡과 포유류 화석, 3.5 에이커의 도시 자연정원과 아메리카 원주민에서 현재까지의 로스앤젤레스의 역사를 조사한 자연과 문화 이야기가 재미있다.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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