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정책 충돌로 하락 마감했다.
15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4.83포인트(0.34%) 하락한 25,090.4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07포인트(0.11%) 내린 2,779.4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66포인트(0.19%) 하락한 7,746.38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0.89% 하락했다. S&P500지수는 0.01% 올랐고, 나스닥은 1.32% 상승했다.
이날 시장 참가들은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 품목 발표와 중국의 반발 등 무역충돌에 초점을 맞췄다. 주요국 통화정책회의 이후 금리 동향, 다음 주 산유국 회동을 앞둔 유가 움직임 등도 주시했다.
미 백악관은 중국산 주요 기술 제품 등 1천102개 품목 500억 달러 상당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대상 품목에는 중국이 '중국제조 2025' 계획을 통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첨단 기술 제품이 대거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다른 많은 국가의 성장을 훼손하는 중국산 품목들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 중국이 보복 관세에는 추가 관세로 대응하겠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340억 달러 상당 818개 품목에 대한 관세는 7월 6일부터 부과되며, 160억 달러어치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 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도 즉각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발표 직후 '동일한 규모로 대응하겠다'고 밝히며, 기존 무역관련 합의도 모두 무효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이어 500억 달러 상당 659개 미국산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7월 6일부터 340억 달러 상당의 545개 품목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114개 품목에 대해서는 향후 부과할 계획이라고 대응했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 폭탄을 맞교환하면서 향후 추가적인 관세 부과 등 갈등 격화 우려가 한층 커졌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보복조치에 대해 1천억 달러 상당의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중국 상무부는 다만 "중국은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남에게 손해를 끼치고 자신에게도 이롭지 않은 미국의 근시안적인 행위에 맞서 어쩔 수 없이 강력한 반격을 가할 것"이라고 다소 방어적인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 내에서도 반도체산업협회가 중국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가 결국 미국 기업에 해를 끼칠 것이라면서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논란이 일었다.
이날 국제유가도 무역전쟁 우려와 주요 산유국 증산 전망, 달러 강세 등이 겹치며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2.7%(1.83달러) 떨어진 65.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음 주 산유국 회의 결정까지 유가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만큼 에너지주 중심으로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무역갈등 고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2.9%대 초반으로 하락했다.
주요 지수는 하지만 오후 장에서는 미·중간 무역갈등이 결국 합의점을 찾을 것이란 인식도 강화되면서 낙폭을 줄여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장중 한때 소폭 상승으로 반전되기도 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미·중간 무역갈등의 지표로 인식되는 보잉 주가가 1.3% 떨어졌다. 유사한 역할을 하는 캐터필러 주가도 2.0%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주가 유가 급락과 겹쳐 2.11% 하락했다. 소재 분야는 무역갈등 우려로 0.63% 떨어졌다. 반면 통신주는 1.17% 올랐고, 필수소비재 분야도 1.32%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5월 산업생산을 제외하고는 양호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5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1%(계절 조정치) 줄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2% 증가였다. 포드사 차량 생산 차질이 생산활동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반면 뉴욕연방준비은행은 6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의 20.1에서 25.0으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WSJ이 집계한 전망치는 18.0이었다. 뉴욕 연은은 경기 낙관론이 더 강화됐다고 밝혔다.
6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99.3으로 전월 확정치와 98.0보다 상승했다. WSJ의 전망 집계치는 98.3이었다.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은 엇갈렸다.
댈러스 연은의 로버트 카플란 총재는 내년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면서 올해 금리 인상에 관한 기본 시나리오는 네 번이 아닌 세 번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반면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는 미 경제의 장래는 밝다면서, 통화정책은 다소 긴축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통화정책은 약간 긴축적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 금리가 어느 정도일지에 대해서는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중간 고율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서 향후 추가적인 충돌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반면 앞선 사례와 마찬가지로 이번 갈등도 결국 봉합될 것이란 인식도 적지 않다.
XM의 안드레이 게오르기우 투자 분석가는 "무역전쟁의 대하소설이 새 장을 열었다"며 "펀드들이 안전자산으로 투자를 전환하면서 위험자산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B.라일리 FBR의 아트 호간 수석 시장 전략가는 "시장은 무역정책과 관련해서는 어려움 속에서도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며 "결국 협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으로 시장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3.1%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41% 하락한 12.07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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