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칼럼에서 잘못된 것부터 바로 잡아야겠다. “그런데 ‘로샌이 3월에 새 출발 했을 때 축하를 아끼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ABC가 자렛 여사에게 사과(?)하지 않은 것을 질책했다”라는 문장은 필자 원고내용과 정반대되는 것이다. 트럼프는 ABC가 자렛 여사에게 사과한 것과는 달리 자기 자신과 정책에 대한 해로운(?) 보도를 해온 ABC가 자기에게 사과한 일이 없다고 질책했다는 것이 맞는 내용이다.
편집과정에서 생긴 실수였을 듯하다. 내가 지적하고자 했던 것은 트럼프가 미국 3대 지상파 네트워크 그리고 뉴욕타임스, 워싱톤 포스트 등 미국 주류 언론들을 모두 가짜뉴스 생산자들로 싸잡아 비난하고 매일 트위터로 허위를 유포하여 자기 지지층의 결속을 다짐하려한다는 점이었다.
부동산과 도박업계, 그리고 나중에는 리얼리티 TV 스타로 성공(?)하는 과정에서 몸과 마음에 밴 과장성과 공공연한 거짓말 또한 자기자신이 세상의 으뜸이라는 소아병적인 자만감에도 불구하고 정치경력이 전무했던 그가 2016년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었던 데에는 여러 요인들이 있겠다. 그 중에는 매스미디어의 뉴스 선정기준도 한몫했다.
허무맹랑한 괴담을 진실보다 더 선호하는 트럼프 후보의 갖가지 상대방 후보들에 대한 거짓말을 대했을 때 매스미디어는 신문이면 ‘사설 오피니언’란에 거짓을 지적했지만 사실 보도로는 그냥 내보내곤 했었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심지어는 취임식날 날씨마저 거짓을 내뱉는 등 거짓말의 연속이어서 사실 점검하는 기자들이 따로 칼럼을 써서 그가 하루에도 6번 반 거짓을 떠벌린다는 통계까지 나왔다.
그러나 대통령이 하는 말은 뉴스거리라는 뉴스 선정기준으로 아직도 신문의 제1면 톱거리는 트럼프 자신의 발언들이다. 트럼프 선거진영과 러시아와의 공조가 있었는가를 조사하고 있는 로버트 멀러 3세(여기서 다시한번 ‘Mueller’는 ‘멀러’로 발음해야 맞는다고 강조하고 싶다)가 공화당 당적이고 2001년에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FBI 국장에 임명되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멀러가 자신의 선거진영을 조사하는 것은 민주당의 사주를 받아서 하는 역사상 최대의 ‘마녀사냥’이라고 입만 벌리면 주장한다. 최근에 트럼프의 변호사 하나로 합류한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멀러의 특별검사팀에 속한 노련한 연방검사 출신들 13명이 민주당 당적이 있고 더러는 힐러리 클린턴에게 정치헌금을 했다는 것을 빙자하여 특별검사는 트럼프에게 없는 죄를 뒤집어씌우려는 획책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처음에는 친 트럼프 폭스 뉴스에서 하더니 다른 방송들에서도 계속하고 있다.
9.11 사변 때 뉴욕시장으로 큰 명성을 얻었던 줄리아니는 그 전엔 연방검찰 뉴욕남부 검사장을 했던 사람이다. 그런 배경을 가졌던 사람이 트럼프의 여자문제 해결사였던 마이클 코언 변호사의 자택과 사무실을 급습하여 증거물을 압수해간 연방검찰팀과 FBI 요원들을 나치 시절의 비밀경찰 대원들과 비교하여 그의 옛 동료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내 아내의 직설적 표현대로 줄리아니가 정말로 돈이 필요했기 때문일까? 줄리아니는 또한 폭스나 기타 언론기관들과의 회견에서 트럼프는 행정부의 수반이기 때문에 멀러 특별검사가 트럼프의 선거참모들이나 측근들만 아니라 트럼프 자신을 기소하더라도 사면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억지를 쓴다.
심지어는 트럼프가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을 쏘아 죽인다 해도 처벌을 받을 수 없다고 주절대는 것을 보면 그가 법을 공부했던 사람이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트럼프가 셀프 사면도 가능하다고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연일 그렇게 떠들어대면 멀러팀에서 트럼프 진영의 죄목에 대한 증거가 분명한 보고서가 나와도 공화당의 도움으로 자기 자리를 보존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계책으로 보인다.
진실추구에만 치중할 뿐 트럼프의 어불성설을 결코 반박하지 않는 멀러는 여론몰이 마당에서 질 수도 있다는 비관론마저 있다.
결국은 트럼프 쪽의 거짓말 행진 때문에 공화당의 80퍼센트 이상의 지지로 금년 중간선거와 2020년 대선전에도 트럼프의 승리가 가시권 안에 있다는 시각마저 있다. 따라서 멀러가 설령 트럼프의 비행에 대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증거가 나열된 보고서를 내더라도 헛수고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법앞에서는 만민이 평등하다가 아니라 트럼프는 자신을 법위에 군림하는 군주와 독재자 서열에 올려놓는 듯하다. 그가 칭찬하는 지도자들은 푸틴과 김정은을 포함하여 모두 독재자들 뿐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리얼리티 쇼처럼 단시간 내에 끝내는 속성에 젖은 트럼프가 노벨평화상의 꿈에 현혹되어 김정은에게 무슨 양보를 해서 남한 사람들에게 어떤 불이익을 가져올는지 걱정 되는 게 나 혼자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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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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