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코리아타운에서 방글라데시 주민의회 분리 신설 여부를 결정하는 찬반 투표가 19일로 다가온 가운데 유권자등록후 LA시선거국으로부터 우편물로 투표용지를 받아 실제로 투표한 한인비율은 턱없이 낮아 비상이 걸렸다.
한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1만8,582명이 유효등록을 하고 1,704명이 실제 투표함으로써 투표율은 10%이하로 집계돼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방글라데시 주민의회 분리 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연합회의 방준영 사무국장은 “오는 19일까지 이렇게 지지부지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코리아타운의 절반 이상을 방글라데시 주민의회에 넘겨주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한인이민사에 가장 중요한 이정표가 될 이번 선거에 반드시 참여해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하는 것만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왜 이렇게 방글라데시 주민의회 분리안 저지를 위해서 총력전을 기울여야 할까?
현재 방글라데시 커뮤니티는 남북으로 멜로즈~5가, 동서로 웨스턴~버몬트 애비뉴까지를 리틀 방글라데시로 추가 지정해 줄 것을 LA시에 청원해서 승인을 받은 상태로 오는 19일 최종 투표를 남겨두고 있다. 리틀 방글라데시 신설·독립 안건이 주민들의 찬성으로 확정될 경우 코리아타운을 대표하는 윌셔센터 코리아타운 주민의회의 관할 지역은 남북으로 5가에서 11가 사이, 그리고 동서로는 버몬트와 웨스턴까지로 현재보다 절반 이상이 줄어들게 된다. 청원이 통과되면 지금의 코리아타운 절반 이상이 방글라데시 타운으로 바뀌고 방글라데시 주민의회가 지역 내 개발 및 상권에 관여하게 된다. 한인들은 비즈니스를 새로 여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영업시간 등에 이르기까지 간섭과 제재를 받아야하고 코리아타운 관련 프로젝트 등을 위한 주민의회 운영 예산 등 시정부의 코리아타운에 대한 지원이 절반 이상 줄어들 가능성이 커 한인사회는 경제적으로도 위축될 것이 자명하다.
그런데 아직도 상당수 한인들이 이번 사태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나 하나쯤 투표 안 한다고 어떻게 될까?’라며 ‘강건너 불’ 보듯이 방관하는 경우도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그마나 다행인 것은 LA 한인회와 한미연합회, 교계 등을 중심으로 분리저지를 위한 유권자등록 및 투표 캠페인을 적극 펼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LA 한인상공회의소, 다운타운의 의류 및 봉제협회, 은행 등 한인타운의 직장과 업소들도 이번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로라 전 LA 한인회장은 “윌셔센터 코리아타운 주민의회 지역 내 거주자가 아니더라도 이곳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거나 직장에 다니면 누구든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며 “오렌지카운티 등 LA 외곽에 거주하면서 한인타운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한인들의 지원표가 이번 투표에서 상당히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A 한인회는 현재 코리아타운의 주요 거리를 가가호호 방문해 우편투표 등록지원에 막바지 피치를 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름 모를 수십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타운 분리 방지’를 호소하며 끼니까지 걸러가면서 투표 등록 캠페인에 올인하고 있어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이들 자원봉사자들은 풀타임 직원에서부터 주부, 비즈니스 오너 등 다양한 계층이며 지금 이 시간에도 한인타운의 대형마켓과 각 교회는 물론, 6가와 호바트의 ‘한인타운 주민의회 구역축소 반대운동’ 사무실 등에서 투표 등록 한인들을 돕기위해 자신의 시간과 돈을 써가면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한인타운 마당 몰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사라 이씨는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마음이 통해서 네명이 한 조를 이뤄 하루종일 자리를 비우지 않고 유권자 등록봉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카후나 마사지 체어’의 제이 안 대표가 자금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LA 한인회측에 1만달러를 쾌척해 이번 캠페인에 힘을 보탰다. 제이 안 대표는 “LA 코리아타운은 재외한인사회의 심장부같은 상징성이 있는 중요한 곳이기 때문에 분리안에 반대한다”며 “시간을 내서 자원봉사를 하기 힘들어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을 돕기위한 기금모금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뉴스타부동산도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앤젤리노 봉사단을 만들어 방글라데시 분리안을 저지하기위한 유권자 등록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다.
이제 선거일까지 11일 남은 상황에서 “코리아타운의 미래가 내 한표에 달렸다”는 결연한 심정으로 한 명 한 명이 투표에 참여함으로써 압도적인 승리로 한인들의 결집력을 과시하고 ‘윌셔센터 코리안타운 주민의회’도 재정비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할 필요가 있다. 한인사회는 LA 폭동을 통해 “우리의 권익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지켜야한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배웠다. “투표하는데 1분, 후회하는 데 100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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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부국장·편집기획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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