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갖가지 보도들이 난무하고 있다. 그 중 관심을 끄는 내용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상에 관한 것이다. 그 내용은 “김 위원장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싱가포르 회담에 다녀오는 동안 북한에서 쿠데타가 발생하는 것이며, 또하나는 그의 오래된 전용 비행기가 싱가포르까지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라는 것이다. TV 채널 CNN의 보도였던 것 같은데 그 이후 관련된 후속 보도는 없었다.
김정은은 지금 자기 나름대로 엄청난 정치도박을 하고 있다. 그는 해석하기에 따라 북한의 운명을 걸고 대변혁을 시도하고 있는 양상이다. 국제환경이 그를 정치도박의 코너로 몰아넣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그는 할아버지 김일성이나 아버지 김정일이 엄두도 내지 못했던 대변혁을 시도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번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에서 그는 핵포기 대가로 미국에서 체제보장과 경제제재 해제를 제안하고 있다. 미국은 온갖 반항, 협박, 저주를 교환해온 적국이다. 이제 그는 미국을 향해 미소를 머금고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으니 이게 어디 간단한 일인가.
최근 그를 향한 일부 보도들은 “김정은이 지금 미국을 향해 항복문서를 쓰고 있다”고 혹독한 평가도 서슴치 않고 있다. 도대체 체제보장이란 무슨 말인가. 정상적인 국가로 대해 달라는 호소다. 일단 수교관계를 맺고 테러 지원국 지정에서 면제시켜주고 유엔에서 결의한 경제제재 압박을 풀어달라는 등이 골자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체제보장이 실현되면 그 다음 북한은 어떤 입장에 처하게 될까. 미국의 우방국이 된다는 예측은 지나친 비약론일까. 핵무기 포기의 대가로 한국, 미국, 일본 등의 대규모 직간접 경제원조 물량의 유입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 수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국가운영 형태가 어떤 방향으로든 변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북한의 대규모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장본인이 바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다. 따라서 김정은 앞에 불만세력들이 두드러진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동요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지금까지 북한을 이끌어 온 정통 공산주의자들, 골수 반미세력, 남한적화만이 민족번영의 길이라고 신념으로 삼던 세력 등등이 김정은에게 불만을 지니고 있을 개연성이 얼마든지 있다.
또 한가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군부세력과의 역학관계다. 북한이 민주화나 친미성향으로 기울게 되면 선군정치가 명분을 잃게 되고 김정은은 소위 반동이 되는 셈이다. 북한의 극한상황을 상상하게 된다. 김정은은 이미 황병서, 최룡해 등 군부 실세들을 대거 2선으로의 약화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정은은 북한 내 은밀히 존재하고 있는 친중 요인들의 불만도 크게 경계해야 할 것 같다.
중국은 지금 북한의 성향변화에 매우 집착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에 집요하게 막후 공작을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해하지 말라”고 항의했을 정도다. 일본도, 소련도, 북미협상타결에 속 쓰리기는 마찬가지다.
김정은은 또 하나 커다란 당면과제는 주민출신 성분 해소문제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에는 종교 관련 정치범만 12만명이 넘는 것으로 외부세계에서 추산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무신정권에서 문신정권으로 전환하려는 길목에서 김정은은 온갖 난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남한이나 해외 각국에 가족을 두고 있는 북한주민들의 동요 또한 감시대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정은은 지금 거창한 역사의 전환점에 뛰어들면서도 매우 외로울 것이며 스스로 위험을 느끼고 있을 것 같다. 공식석상 행사 때마다 나이어린 여동생 김여정만이 매번 수행하는 모습이 뭔가 단출한 느낌을 준다. 그 외에 최측근 심복으로는 김정일 때부터 서기실(비서실)에서 근무해온 김창선 노동당 중앙위원 그리고 초강경파로 알려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등이 고작인 것 같다.
현실적으로 또 물리적으로 김정은의 핵포기나 미국측의 보상이 단시간에 실현될 수는 없을 것이다. 몇가지 우여곡절로 완전타결에는 시일이 요구될 수밖에 없음이 상식적인 판단이다. 에둘러 된다, 성공 못한다를 단정짓지 말고 기다려주는 관용을 베풀자.
보수세력들은 김정은의 거듭된 핵포기 발표에도 불구하고 의심의 눈길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항상 거짓말을 하는 사람에게 주는 가장 큰 형벌은 어떤 진실을 말해도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는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의 거짓말은 대부분이 그의 할아버지 김일성과 그의 아버지 김정일이 자행한 것이다. 김정은은 지금 억울한 형벌을 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김정은, 그가 외롭거나 위태롭다 해서 그의 편을 들어주자는 주장이 아니다.
그러나 김정은은 앞으로 한반도의 운명을 함께 엮어가야 할 파트너임에 틀림없지 않은가.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김정은을 관찰하며 지혜로 그를 포용해야 한다. 사랑은 평화를 낳는다.
(571)326-6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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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용 자유광장 회장 페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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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등소평이 되고 싶어하죠. 개혁 개방리 아니면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것은 믿어도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