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가 다시 요동을 친다. 지난 16일 북한의 김계관 제1 외교 부상이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기로 예정돤 북미정상회담이 취소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만약 미국이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우리의 일방적인 핵포기를 강요한다면 북미수뇌급 회담을 재고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고 그가 조선중앙 통신에 성명을 발표했다.
북한이 맥스 썬더 (Max Thunder) 한미 합동항공 훈련을 이유로 다음 날 개최키로 했던 고위급 남북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지 몇 시간 뒤의 일이었다. 왜 한동안 안보이던 김계관이 갑자기 나타나 북미 정상회담에 적신호를 보냈을까? 김계관은 북한에서 대미협상에 가장 경험이 많은 대미 전략가다.
우선 그의 전략이 효력을 보였다. 17일 트럼프가 볼튼 안보보좌관이 주장하는 리비아식 해법을 추구하지 않고, 북한의 체제안전을 보장하겠다는 발언을 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북미정상회담은 여전히 살아있다. 트럼프는 정치적으로도 김정은과의 만남을 더 바라고 있는 것 같다. 열릴 가능성이 안 열일 가능성보다 크게 보인다.
북한이 갑자기 한국과 미국에 대해서 강경자세로 환원한 이유는 여러가지로 분석이 가능하다. 그 중 북한의 지도부가 군부의 우려 때문에 대미 접근과 비핵화의 속도를 재조정하는 것이라는 견해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이를 뒷 받침할 수 있는 증거는 안보인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평양에서 김정은과 두 차례의 회동을 했지만 이 사실이 발표 되기 전까지 일반인들은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그 후에도 미국과 북한은 회담준비 협의를 계속 해 오고 있을 것으로 생각돤다. 준비작업은 의전, 일정, 의제, 자리 배정, 경비 등 실무사항들과 협상의 범위, 합의의 내용과 형식, 이행 검증 절차, 이행 시한 등을 논의 할 수 있다.
이번 김계관의 경고는 이런 준비과정에서 비핵화에 대한 사전 협상이 순조롭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는 북한의 전통적 강경 협상 자세를 복원시키면서, 다음과 같은 그들의 기본 입장을 재확인 한 것으로 간주된다.
(1)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일방적으로 포기하기 위해서 정상회담장에 나오는 것이 아니다. 비핵화의 전제조건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과 핵 위협 및 공갈을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2) 그러나, 북한은 쌍방이 합의 수용 할수 있는 방법으로 비핵화 과정을 실현해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 (금년에 중국을 두 번 방문한 김정은은 행동 대 행동의 동시적 조치를 통한 단계적 방안을 언급했고 시진평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
(3) 북한은 리비아 방식을 받아 들이지 않는다. 그들은 과거의 악연으로 “인간쓰레기”라 부른 존 볼튼을 혐오한다.
(4) 그들은 트럼프가 볼튼과 다른 강경파들이 대화의 동등한 상대인 북한을 자극하는 언행을 자제시킬 것을 원한다. (트럼프는 이 같은 북한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은 리비아 모델이 아닌 트럼프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5) 북한은 폼페이오가 말한 미국 민간기업의 대북경제 지원에 대해서 큰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지난 미국행정부들로부터 같은 얘기를 들은바 있다.
(6) 북한은 CVID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란 용어 자체를 반대한다. 미국은 2005년 6자회담 9.18 공동 성명에 CVID 를 사용하려고 했지만 북한의 반대로 실패했다. 북한은 자국은 패전국이 아니라며 반대했다.
김계관의 경고가 나오기 전 까지, 워싱턴은 미국이 일체의 경제제재의 해제가 없어도 체제안전 보장만으로 김정은이 모든 핵 무기를 포기할 것 처럼 잘못된 인식이나 오판을 퍼트려 왔다. 북미정상 회담준비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 처럼 묘사 했었다.
북한이 핵시험장을 폐쇄하겠다고 한 것과 (이제는 불확실해졌지만), 억류자 3인의 석방도 북미협상의 분위기를 도왔다. 폼페이오는 비핵화가 되면, 미국이 북한의 경제가 한국의 수준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말도 했다. 트럼프도 계속 김정은을 추켜 세우면서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말해 왔다.
이런 가운데 볼튼은 Bad Cop 의 역할이나 하는 듯 리비아 모델 등으로 북한을 계속 자극했다. 그른 ‘선핵포기 후 보상”은 물론, 모든 북핵 자산을 해체한 후 미국 테네시 주로 이송해야 한다는 방법도 제시했다. 그의 생각은 모든 미사일들과 생화학 무기들을 폐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김계관의 경고는 볼튼과 같은 미국내 강경파들에 대한 반발이었다,
김계관은 북미협상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북미는 서로를 믿지 못한다. 서부 영화속 일대일의 결투에서 일방이 상대에게 총을 내려 놓으라고 하면 말이 안된다. 서로가 동시에 무기를 내려 놓아야 한다. 우리가 먼저 무장을 해제하면, 당신네들이 우리를 공격하지 않을 것을 어떻게 우리가 믿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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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전 존스합킨스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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