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인 10명 중 3명꼴로 환자, 국·찌개 국물 200ml 줄이면 하루 소금 섭취량 절반으로
▶ 스트레스도 피하면 큰 효과…과음 삼가하고 금연도 필수, 나트륨 배출시키는 칼륨 풍부…사과·콩·시금치 많이 섭취를
고혈압 환자가 전 국민의 5분의 1이 넘는 1,100만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고혈압인줄 깨닫고 제대로 치료하는 사람은 아직까지 61%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고혈압 환자 1,100만명 시대다. 성인 10명 가운데 3명꼴로 환자다. 하지만 자신이 고혈압 환자라는 사실은 65%만 알고 있고, 병원을 찾는 등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환자는 61%에 머물고 있다(고혈압역학연구회).
조명찬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실시한 세계질병부담연구에서 사망 위험요인을 평가한 결과, 고혈압이 20%로 1위였다”며 “고혈압이 담배나 비만보다 사망에 끼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했다.
조 이사장은 “고혈압이 뇌졸중, 심장마비 등 심각한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인식은 어느 정도 있지만, 고혈압 관리를 위해 지속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낮아 안타깝다”고 했다. 마침 5월 17일 세계고혈압연맹(WHL)이 정한 ‘세계 고혈압의 날’이다.
고혈압 환자 1,100만명 시대 돌입
고혈압은 수축기(최고) 혈압이 140㎜Hg 이상, 이완기(최저) 혈압이 90㎜Hg 이상일 때를 말한다.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평균 혈압은 수축기 118㎜Hg, 이완기 77㎜Hg로 최근 10년간 크게 바뀌지 않았다(2016년 기준). 하지만 고령 인구가 늘면서 고혈압 환자도 증가해 1,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고혈압 진단을 받은 사람은 2002년 300만명에서 2016년 890만명으로 세 배가량 늘었다. 고혈압약을 먹는 이도 2002년 250만명에서 2016년 820만명으로 세 배 이상 많아졌다.
고혈압 환자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은 2002년 34%에서 2016년 46%로 증가했다.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치료를 함께 받는 사람은 25%에서 57%로 크게 늘었다.
다행히 고혈압인지를 스스로 알고 치료ㆍ조절하는 이가 1998년부터 2007년까지 빠르게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10년간 정체기를 겪고 있다. 고혈압 환자 중 스스로 고혈압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의 비율은 2016년에 65%였다. 고혈압을 치료하는 사람의 비율은 61%, 치료를 통해 정상 혈압을 유지하는 사람은 44%다. 여전히 고혈압 환자 10명 중 6명 정도는 혈압 조절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현창 고혈압역학연구회장(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은 “모든 사람에게 같은 고혈압 예방 관리 전략을 도입해서는 고혈압 관리 수준을 높일 수 없다”며 “대상자 특성 별로 특화된 다양한 맞춤 전략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지난 11일 열린 식품안전박람회에서 서울시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 관계자들이 식품에 함유된 나트륨 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
국ㆍ찌개 등 짠 음식 되도록 삼가야
고혈압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짜게 먹는 습관이다. 김종진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소금을 하루 3.75g 이하로 줄여도 고혈압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프란시스코 카푸치오 영국 위윅대 박사는 “수많은 임상 연구결과, 소금 섭취가 많을수록 혈압이 올라가고 섭취를 줄이면 그에 비례해 혈압뿐만 아니라 뇌졸중이나 만성 콩팥병 등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도 더 줄어든다”고 했다.
소금 섭취를 확 줄이려면 우선 국물류를 되도록 먹지 말아야 한다. 국이나 찌개에 간을 맞추기 위해 소금을 넣기 때문이다. 매끼 국물 한 컵(200mL)을 덜 마시면 하루 소금 섭취량을 절반으로 낮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된장 고추장 쌈장 등 장류와 깻잎, 콩잎, 무 장아찌, 젓갈류, 양념류, 조미료를 피해야 한다. 김치도 대표적인 소금 공급원이다. 하지만 된장이나 김치는 건강에 이로운 면도 많아 무조건 금하는 것은 옳지 않다.
짬뽕(4,000㎎ㆍ식약처 조사), 우동(3,396㎎), 울면(2,800㎎), 육개장(2,853㎎) 등 일반적으로 알려진 고(高)나트륨 음식뿐만 아니라 의외로 프랜차이즈 카페의 샌드위치(평균 1,000㎎),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등 커피에도 5~300㎎의 나트륨이 들어 있어 삼가는 게 좋다.
스트레스도 고혈압을 일으킨다. 정익모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스트레스는 나트륨 섭취 못지 않게 고혈압에 원인을 주는 주요 인자”라고 했다. 반복적으로 직무 스트레스에 노출된 직장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혈압이 높고, 절망감을 느끼는 성인은 고혈압 위험이 약 3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체중 줄이고, 칼륨 많은 과일ㆍ채소 먹어야
고혈압을 잘 관리하고 예방하려면 소금을 하루 6g 이하로 섭취해야 한다. 술을 많이 마시면 혈압이 높아진다. 알코올은 고혈압약으로 혈압을 떨어뜨리는 것도 방해한다. 과음은 삼가야 한다. 흡연도 혈압을 높이기에 고혈압 환자라면 반드시 담배를 끊어야 한다.
채식을 주로 하는 사람은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보다 혈압이 낮다.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일, 채소, 섬유소 섭취를 늘리고 포화지방산 섭취를 줄여야 한다.
칼륨 함량이 풍부한 음식을 자주 먹는 게 도움이 된다. 칼륨 섭취량을 하루에 1.8~1.9만 늘려도 수축기 혈압이 평균 4㎜Hg, 이완기 혈압이 평균 2.5㎜Hg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칼륨은 몸 속 나트륨을 배출하는데, 사과, 콩, 시금치 등에 칼륨 함량이 많다.
체중 조절도 중요하다. 과도하게 늘어난 체중 10㎏을 줄이면 수축기 혈압은 25㎜Hg, 이완기 혈압은 10㎜Hg까지 낮춰진다. 체중 조절로는 1주일에 5~7일 유산소운동을, 근력운동은 2~3일 실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해도 수축기 혈압이 평균 6.9㎜Hg, 이완기 혈압은 평균 4.9㎜Hg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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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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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은 국이나 찌게가 없으면 안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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