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중국 여행을 마치고 미국으로 오는 길에 서울에 며칠 머무르기로 하고 중국 서안에서 서울 행 비행기를 탔다. 마침 여행을 같이한 대학 후배와 동행하게 되어 이야기를 하던 중 내일이 토요일인데 대한문 앞에서 그녀가 고교동창들과 같이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다고 했다. 그녀는 명문 대학을 나와 미국에 유학을 가서 학위를 받고, 지리학을 가르치다가 은퇴 후 한국에 와서 모 지방대학 교수로 있었던 미국 시민권자이다. 그러한 사람이 “박근혜 전 대통령은 돈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 그가 여자이기에 탄핵까지 받았다” 하면서 태극기 집회에 참석을 한다는 것이 흥미로워서 나도 가 보겠다고 하고 다음날 대한문 앞 매표소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다음날 나는 광화문을 거쳐 걸어서 대한문으로 갔다. 놀랍게도 광화문광장에서는 아직까지도 세월호 농성 천막이 그대로 남아서 서명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미국 각 도시, 캐나다, 아일랜드까지 4.16 해외 연대이라는 이름으로 동참한다는 뜻의 기(旗)를 달고 있었다. 나는 666 짐승표를 받으면 지옥을 간다는 피켓을 들고 전도를 하는 사람을 쫓아 얼마를 걸어가다 보니 어느덧 광화문 조선일보 앞이었다. 그곳에는 대전에서 원정 온 해병대임을 알리는 깃발이 날리는 태극기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마침내 덕수궁 대한문 앞 매표소에 갔다. 내가 본 바로는 고등학교, 지역과 사회 여러 단체를 알리는 기(旗) 가 50 이상 된 것 같았고, 각 기 밑에 모인 사람은 5 명 정도 하니까 줄잡아 300-400 명 정도인 듯 했다. 그리고 그들 중 일부는 태극기 집회를 위한 예비군복장을 하고 있었고, 행진을 위한 북을 매고 있었다. 물론 가설무대에는 탄핵무효, 박근혜 석방의 대형 플래카드도 보였다. 그리고 확성기에서는 탄핵반대 무효 등 구호와 “이 몸이 죽어서 나라가 산다면 운운” 하는 군가 음악만 크게 흘러나와서 대화조차 할 수 없어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겠다는 후배와 헤어져서 혼자 오랜만에 덕수궁 담장 길을 산보하는 즐거움을 가졌다.
그러다가 다시 돌담을 돌아 광화문 쪽으로 가자니 여러 장소에서 집회를 하던 태극기 데모대가 모두 광화문 광장으로 모이는지라 천명이 넘어 보이는 사람들이 북소리에 따라 행군으로 교통이 혼잡하였다. 거기다가 남북회담 찬성 모임, 노동당이란 단체가 필리핀, 중동 사람 등 외국인 노동자까지 동원되어 거리 행진을 하고, 조계사에서도 부처님 오신 날 행사를 알리며 북을 치며 거리를 누벼서 친구들과 저녁 약속장소 가는데 이 인파들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릴 것 같았다.
친구들과 저녁 모임에 도착하자 내가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한마디 했다 .“야, 이제 세월호 농성, 탄핵 무효, 박근혜 석방 이런 것 그만 둘 때가 안 됐니? 알다시피 나는 세계 여러 곳에 여행을 해왔지만 서울 같이 이렇게 온통 데모만 하는 곳은 없어, 나라 말아먹을 짓들이야” 그러자 한 친구의 댓구가 아직까지 나의 머리에서 맴돌고 있다. 그리면서 나는 자문하였다. “한국인들은 진정 가져야 할 자긍심은 잊고, 자기의 자랑스러운 모습에 무심하고 있지 않는가?”
“그래 자네 말이 맞아, 세월호, 박근혜 탄핵 무효 이런 것들을 아직까지 붙들고 있는 얼빠진 사람들이 있지, 그런데 그건 극소수이고 모두 그들을 냉소적으로 보고 있지. 그런데 자네 30,50 클럽이란 말 들어본 적이 있나? 국민소득 삼만불(Thirty tousands) 인구가 5 천만(Fifty million) 이란 나라들의 클럽이란 뜻이야, 금년 2 월에 한국이 7 번째로 회원이 되었어, 영국, 이태리, 프랑스, 독일, 일본, 미국 이렇게 여섯 나라에 이어서 한국이 7번째 나라가 되었단 말이야” 이렇게 말 하다가 이어갔다. “그런데 말이야 그 여섯 나라들은 모두 남에 나라를 침략, 식민지경영, 약탈, 노예장사 등으로 부를 쌓은 나라들이지, 그런데 한국은 그들과 달리 식민피해자로부터 벗어나 단 70여년 만에 7 번째 회원국이 되었다는 말이야, 근면하고, 도전적이고, 창의적이고 왕성한 에너지로 7 번째 회원국이 된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야, 진정 자랑스러운 개개인으로 구성된 5 천만의 한국이야, 비록 나라 발전의 암 덩어리인 극소수의 극좌파, 골통수구와 이를 이용하려는 정치꾼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5천만 우리 모두가 스스로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고 자만(自慢)해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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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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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정치인들이 나라를 분열시키고 있다.
한국사람들은 조상대대로 파벌이 심한나라 그DNA가 어디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