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의 울창한 송림.
등산로에서 만난 사슴 한 쌍.
동쪽의 Burnham Peak에서 본 Throop Peak의 원경.
우리 동포분들이 이곳 미국에 건너와서 살게된 배경이나 이유는 제각기 서로 다른 경우가 많겠으나, 도미한 시기가 특히 한국이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한 시기인 최근 20년 내외일 경우에는, 자녀들이 “좋은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으며 잘 자랄 수 있게 하기 위한, 맹모삼천의 의도가 적지 않을 것이다.
우리 남가주에 정착한 우리들의 입장에서의 “좋은 환경”이란, 내가 비록 영어가 많이 서툴더라도 자녀들의 교육을 경제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고, 미국 전체에서도 가장 역동적인 경제 문화 예술 등의 중심지로서, 세계인이 선망하는 지중해성 기후속에서 대단히 쾌적한 일상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수많은 우리 동포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있어, 다양한 인종이 섞여 있는 이질적인 사회임에도 큰 차별감이나 고립감없이 당당하게 살아 갈 수 있는 여건도 꼽을 수 있을 것이겠다. “좋은 교육”이란 세계의 공용어가 되다시피한 영어를 우리의 자녀들이 잘 배울 수 있고, 전인적 품성을 함양할 수 있는 다양한 교과과정이 시행되고 있으며, 세계적 또는 전국적 명망이 있는 우수한 대학들이 가까이에 다수 존재한다는 것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1620년에 Mayflower호가 102명의 영국 Pilgrims들을 싣고 Plymouth에 도착함으로써 시작된 동부의 역사에 비해, 1848년에 금이 발견됨으로써 본격 시작된 서부의 역사는 모든 면에서 후발주자의 입장인데, 대학이라고 결코 예외가 될 수는 없겠다. 가주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UC Berkeley(1868)도 동부의 Harvard(1636)에 비하면 232년이나 늦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과 100~150여년의 역사에 그치는 가주의 대학들은 실로 눈부신 발전을 해 온 셈이라, 이것이 우리들이 가주 또는 남가주에 기꺼이 정착하는 듬직한 배경의 하나가 되었다고 할 것이다. 즉 가주에는 UC Berkeley(1868), UC San Francisco (1873), USC(1880), Pomona-College(1887), Cal-Tech(1891), Stanford(1891), UCLA(1919), UC San Diego(1960), UCI(1965) 등의 명문대학 또는 명문대학원들이 즐비하다.
이러한 학교들 가운데 특히 우리 LA 또는 캘리포니아의 두드러진 자랑으로 Cal-Tech을 빼놓을 수 없다. 과학분야 최고의 명문으로 인정되어온 MIT의 불과 5분의 1에 지나지 않는 학생수로, 졸업생 중에 노벨상을 받은 숫자가 17명이나 되어, 30명인 MIT의 절반이 넘는 비율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최고의 소수정예 공과대학이 바로 우리 곁에 있는 이 Cal-Tech이라고 분연히 주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자랑스런 우리지역의 대학인 Cal-Tech은 Pasadena의 시장을 역임한 Amos Gager Throop(1811~1894)이란 분이 1891년에 10만 달러(2018년으로는 약 300만불 상당)를 출연하여 설립하였다고 한다. 그의 몸은 이미 먼 옛날에 한 줌 흙으로 소멸되어졌으나, 그의 아름다운 이름은 그가 파종한 학교와 더불어 오늘도 맥맥히 살아 숨쉬고 있는 셈이다. 또 세월이 흐를수록 그 분의 삶의 의미가 더욱 더 부각되어질 것이니, 이것이야 말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영광스런 불사의 삶이 아닌가 싶다. 우리 동포로서 이 미국땅에서 크게 돈을 번 분들은 가히 모델로 삼을만한 보람있는 좋은 행적일 듯 하다.
그런데, 이 분의 사후 22년이 지난 1916년에, 4명의 Cal-Tech 학생들이 San Gabriel 산맥에 있는 한 깊은 고산에 올랐고, 이들이 그 등정을 계기로 이 산에 자기네 학교의 설립자 이름을 부여하도록 청원하여, “Throop” Peak이란 이름의 산이 생기게 된다. 이 또한 이 분이 불멸의 삶을 누리게 되는 또 하나의 큰 축복이라고 하겠다.
오늘은 샌개브리얼 산맥의 중심능선의 아름다움을 흠뻑 즐기면서, 우리에게 자랑스런 교육환경을 물려준 선구자로서의 삶을 사신 분에게 경의도 표하는, 일석이조의 산행으로 Throop Peak을 찾아 가보자. 산행거리가 왕복 4마일이고 순등반고도가 1235’에 지나지 않아 등산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곳이다.
가는 길
Freeway 210에서 La Canada의 Highway 2로 나와서 동쪽으로 49마일을 가면(Mile Marker 69.5), 길 왼쪽(북쪽)으로 10여대의 차를 수용할 수 있는 크기의, 표지판이 따로 없는, 노변 주차장이 나온다. 큰 창고건물이 있는 Dawson Saddle(7901’)을 100m쯤 지나간 곳이다. 주차허가증(Adventure Pass )을 차안에 잘 걸어둔다. 더 동쪽으로 길을 따라 150미터쯤 걸어가면 오른쪽(서쪽)에 산으로 오르는 Dawson Saddle Trail 의 시작점(신 트레일)이 있다. 이와는 반대로 서쪽으로 100m쯤을 가면 창고 앞쪽으로 또 다른 시작점(구 트레일)이 왼쪽으로 나온다. 5 분 정도 올라가면 두 길이 합해지니 어느 쪽을 선택해도 무방하다.
등산코스
등산시작점이 이미 해발 2400m가 넘는 고산지역이라서 한여름에도 아주 시원하고 쾌적하다.
처음엔 약간 가파르게 지그재그로 오르는데, 짧은 구간으로 잠깐이며, 걷기에 어렵지 않다.
무성하고 장대한 소나무 전나무들이 잘 어우러져, 고산지대의 멋진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따금 서있는 고사목들도 나름대로의 독특한 멋을 더해주며, 부드러운 흙길이라서 걷기에도 상쾌하다.
나무들 사이로 보여지는 북쪽의 광막한 Mojave 사막은 물론, 전후좌우로 이어지는 푸르른 산줄기들의 아름다운 전망도 볼 수 있다. 지금 우리가 걷고있는 이 등산길은 1982년에 Boy Scouts대원들의 자원봉사활동으로 완공되어졌다는데, 갈수록 소나무가 많아지면서 더욱 빽빽하고 품위있는 송림의 모습을 보여준다.
PCT Junction임을 알리는 표지판에 이르른다. 1.8마일을 온 것이다. 좌우로 San Gabriel 산맥의 중심능선을 따라 PCT가 이어진디. 좌로 가면 Mt. Burnham과 Mt. Baden Powell, 우로 가면 Mt. Hawkins와 Windy Gap에 이른다. 오른쪽으로 30미터를 간다. 다시 길이 갈라지는데 오른쪽의 가느다란 샛길을 택해 산 위로 오른다. 10분이 채 안되어 맨 땅위에 돌들이 흩어져 있는 Throop Peak의 정상에 다다른다. 돌무더기 앞에 Amos G. Throop를 기리는 동판이 지면에 달라 붙어있다.
동서남북으로 막힘없는 전망이 대단하다. 광활한 Mojave 사막은 물론 Baldy, Baden-Powell, Iron, Burnham, Pine, Dawson, Wilson, San-Gabriel, Strawberry, Twin-Peaks, Waterman, Hawkins, Islip, Williamson, Lewis 등등 숱한 봉우리들을 볼 수 있는데, 맑은 날에는 태평양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준비해온 음식을 먹으며, 느긋하게 동서남북을 둘러보자면, 심산의 아름다운 대자연에 넋을 다 내어주어, 나 자신이 없어져버리는 무아의 경지에 들게 됨으로써,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도 범아일여의 색다른 경지를 경험케 되기 십상이다. 정진옥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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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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