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의 일이었다. 타이슨스 코너 근처의 마샬 고등학교에 있는 Davis Career Center (데이비스 센터)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이 센터는 19세부터 22세 사이의 특수교육 학생들에게 직업과 자립생활 교육을 제공하는 페어팩스 교육청 산하 교육기관이다. 이 날 점심식사는 그 곳에서 요리를 배우는 실습생들이 준비했다.
연방법에 의거해 장애인 학생들은 필요에 따라 22세까지 공립학교를 통해 맞춤형 특수교육을 받을 수 있다. 그런 장애에는 학습, 지적, 감정 장애 등이 포함된다. 데이비스 센터에 배정된 학생들은 버스를 타고 출퇴근 하는 것도 익히고, 실제로 직업 현장에 투입되어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일하는 것도 배운다. 요리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재료준비 등의 보조일을 포함해 손님 테이블 세팅이나 정리하는 일들도 배운다. 그래서 센터를 떠난 후 지역 식당이나 호텔 등에서 일하는 학생들도 많다. 우편물 정리, 전달이나, 서류복사 일 등도 배울 수 있다. 모두 고도의 기술이 없더라도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 주기 위해서이다.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회는 회의 때 필요한 음식들의 상당 부분을 이 센터에서 주문한다. 가격도 저렴하지만 요리 직업교육을 받는 실습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실습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정기회의 때는 교육위원들 뿐 아니라 배석하는 교육청 간부 직원들을 포함해 약 40명 분의 음식이 필요하다. 제법 많은 분량인데 실습생들이 준비하는 메뉴는 매 번 조금씩 다르지만 샐러드부터 시작해 과일, 과자 등의 후식까지 제법 보기 좋게 준비되어 온다.
이번에 데이비스 센터에 가서 점심식사를 한 이유는, 센터 소속 학생들과 지도교사들을 직접 만나 감사의 뜻도 전하고, 학생들의 학교 생활과 장래 계획에 관한 얘기들을 들어 보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 였다. 그래서 몇 명의 동료 교육위원들 그리고 교육위원회 사무실의 행정 담당자들과 함께 갔다.
그 날의 메뉴는 점심이라서 간단했다. 수프, 샐러드와 빵, 그리고 후식으로 준비된 케이크였다. 그러나 샐러드의 내용물도 다양했고 음료수로 레몬주스와 커피도 준비되어 있었다. 물론 테이블 세팅을 비롯해 모든 것을 실습생들이 준비했다. 내 테이블에는 나를 포함해 모두 5명이 앉았는데 두 명은 학생이었다. 그런데 식사 중에 학생들과 나눈 대화가 아주 재미있었다.
어쩌면 우리가 특수교육을 받는 학생들에 대해 어떤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물론 장애가 있기에 일반 학생들과 다른 특별한 필요가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특수교육 학생들이라고 해서, 행복을 추구하거나 감정을 처리하는 방식에서 일반인들과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그 날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한 여학생과 대화를 나누면서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 그 여학생의 유머 그리고 친화력은 보통이 아니었다. 식사시간 내내 계속 터뜨릴 수 밖에 없었던 그 날의 웃음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떠나는 순간까지 이어졌다.
내가 사무실에 볼 일이 있어 먼저 가 보아야 하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자리에서 일어 나는데, 그 여학생이 나에게 “Now, you behave! (이제 점잖게 구세요)”라고 농담을 하는 것이었다. 이에 나는 가볍게 웃으면서 “I will try (노력할께요)”라고 화답하며 그 장난을 받아주었다. 그러자 그 여학생은 한 술 더 떠 “Try harder! (더 열심히 노력하세요)”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에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들 모두 함께 박장대소 했음은 물론이다. 참 유쾌했던 점심식사 시간이었다. 특수교육을 받는 학생과도 이렇게 재미있는 대화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미쳐 몰랐다. 교육위원으로 일 한지 이제 거의 19년이나 되지만 아직도 배워야 할 점이 많음을 느꼈다.
데이비스 센터는 교육위원회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로부터도 음식 주문을 받는다고 한다. 간단한 피자부터 시작해 웬만한 규모의 파티 음식까지 모두 준비할 수 있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배운 요리 기술을 실습할 기회를 제공하고 싶은 주민들은 담당 책임 교사인 Becky McDermott 씨에게 703-714-5600나 RBMcDermott@fcps.edu으로 연락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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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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