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일 이상 연체 35%↑, 무수익 여신 51%↑ 등
▶ 작년보다 총 33% 늘어, 부동산 비중 가장 커
한인 은행들의 부실 대출 규모가 지난 1년간 빠르게 증가하면서 총 규모가 2억달러에 육박하는 등 여신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연방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대출 금리 상승에 변동이자 적용을 받는 SBA론과 기업대출, 건축론 등의 부실 증가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가주에서 영업하는 9개 한인 은행들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3월말 1분기 현재 부실 대출 총액(30일~89일 연체, 90일 이상 연체, 무수익 여신 포함)은 1억9,564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인 2017년 1분기의 1억4,755만달러에 비해 1년 만에 32.6%(4,810만달러)나 급등한 수치이다. 또 전 분기인 2017년 4분기의 1억4,747만달러와 비교해도 32.7%(4,817만달러) 늘어난 것이다. <도표 참조>
올해 1분기 현재 한인 은행권의 부실 대출을 종류별로 보면 ▲30~89일 연체 규모가 전체의 26.3%인 5,145만달러 ▲90일 이상 연체 규모가 전체의 11%인 2,310만달러 ▲페이먼트가 들어오지 않는 악성 무수익 여신 규모가 전체의 61.9%인 1억2,109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무수익 여신 규모가 50.7%(4,076만달러)나 급등하면서 가장 많이 증가했으며 90일 이상 연체 규모는 35.2%(602만달러) 늘었다. 30~89일 연체 규모는 2.6%(132만달러) 증가했다. 또한 부실 대출 처리 과정의 마지막 절차로, 회수 가능성이 없어 손실 처리(charge-off)한 대출 규모가 2018년 1분기에 67만7,000달러에 달했지만 전년 동기의 641만달러에 비해서는 감소했다.
한인 은행 중에서는 1위와 2위 은행인 뱅크 오브 호프와 한미 은행을 비롯, 신한 아메리카와 US 메트로 등 4개 은행의 부실대출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면서 전체 부실 대출 규모가 커졌다.
자산 규모 1위인 뱅크 오브 호프의 부실 대출 규모가 2017년 1분기의 1억132만달러에서 2018년 1분기에는 1억4,981만달러로 47.8%(4,848만달러) 급등했다. 이같은 규모는 9개 전체 한인 은행 부실 대출 규모의 4분의 3을 넘는 76.6%를 차지한다.
자산 규모 2위인 한미 은행도 2017년 1분기의 2,113만달러에서 2018년 1분기에는 2,432만달러로 15.1%(319만달러) 증가했다. 신한 아메리카의 부실 대출 규모도 2017년 1분기의 288만달러에서 2018년 1분기에는 440만달러로 52.7% 증가했으며 US 메트로 은행은 2017년 1분기에는 부실대출이 전혀 없었으나 2018년 1분기에는 40만달러로 집계됐다.
부실대출이 감소한 은행 중 우리 아메리카 은행의 부실 대출 규모는 716만달러, CBB 은행이 502만달러, 태평양 은행이 339만달러, 유니티 은행이 69만달러, 오픈 뱅크가 47만달러 규모로 각각 집계됐다.
부실 대출은 적정 수준을 넘어가면 자산 건전성 악화는 물론 은행 생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FDIC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연방·주 감독당국이 은행 감사 때 가장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부문이다. 총 대출 대비 총 부실 대출 규모를 나눈 한인 은행권의 부실 대출 비율은 2018년 1분기 현재 0.90%로 2017년 1분기의 0.74%에 비해 0.16%포인트 상승했다.
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부실 대출 비율이 통상 1%를 근접하거나 넘어가면 감독국의 한층 강화된 감사를 받는다.
한인 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부실 대출의 가장 큰 부분은 부동산 대출이며 이어 기업 대출과 SBA 대출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1년 사이 연방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대출 이자 상승으로 변동 금리 적용을 받는 기업 대출과 건축론, SBA 대출의 연체가 늘고 있어 한인 은행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한인 은행권의 부실 대출 비율은 2008년~2012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 때 4%를 훌쩍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개선된 것이지만 방심할 수 없다는 것이 한인 은행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한인 은행권 대출의 경우 ▲아직도 부동산 대출이 전체 대출의 80%에 육박하는 등 편중 현상이 심각하고 ▲부동산과 건설 대출의 경우 부실화 위험이 가장 높은 대출 종류이며 ▲아직도 투명한 심사보다는 이사나 경영진의 입김이 작용하는 소위 ‘안면 대출’이 일부 공공연히 대출되고 있는 등 한인 은행권만의 구조적인 위험 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한인 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부동산 대출이나 건축 론의 경우 몇 개만 부실화돼도 부실 대출 비율이 껑충 뛸 수 있어 위험하다”며 “부실 대출 비율이 금융위기 시기에 비해서는 많이 개선됐지만 한인 은행 구조 상 방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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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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