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임스 해먼드 런던대 교수…2011년 이후 북한 10여 차례 방문
북한을 방문 중인 제임스 해먼드 교수 [출처=런던대 홈페이지]
제임스 해먼드 영국 런던대 지구물리학 교수는 8일(현지시간) 남북한 과학자 간 백두산을 공동조사할 수 있다면 상호 간 신뢰와 이해를 구축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는 해먼드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백두산이 남한과 북한 모두에 있어 상징적인 존재인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해먼드 교수는 북한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소수의 과학자 중 한 명으로 2011년 이후 10여 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그는 북한 과학자들이 매우 헌신적이고 식견이 풍부하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남북한은 물론 주변국들이 참여하는 백두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해먼드 교수와 일문일답.
-- 북한 과학자들과 협업하게 된 계기는.
▲ 북한 국가지진국 소속 과학자들이 백두산과 관련한 협업을 제안했다. 북한 평양국제새기술경제정보센터(PIINTEC)와 국제환경단체인 환경교육미디어프로젝트(EEMP),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등을 거쳐 나와 케임브리지 대학의 클라이브 오펜하이머 교수가 초대됐다. 오펜하이머 교수와 2011년 처음 북한 과학자들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화산과 관련한 공동 연구를 논의했다.
-- 백두산을 연구대상으로 삼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 백두산은 서기 946년의 대폭발 이후로 화산학자에게 항상 흥미로운 대상이었다. 이때 폭발로 인해 일본과 쿠릴 열도까지 화산재가 날아갔다. 2002∼2005년에도 일련의 작은 지진과 지반 변위, 화산가스의 배출이 있었다. 이는 마그마가 화산 밑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백두산을 조사하는데 매우 흥미가 있어 이를 연구하는 북한 과학자들에게 합류했다. 우리 연구는 백두산의 암석과 과거 폭발에 따른 퇴적물 등을 조사함으로써 어떤 폭발이 얼마나 자주 있었는지, 현재 상태는 어떤지 등을 알아보는 것이다. 우리는 백두산이 남한과 북한 모두에 있어 상징적인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를 연구할 수 있게 돼 매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 북한을 몇 번이나 방문했나. 방문에 어려움은 없었나.
▲ 열 번 정도 방문했다. 백두산은 북한 쪽에서 다섯 번, 중국 쪽에서 세 번 정도 다녀왔다. 북한을 방문하거나 지질학적 조사를 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서울은 한번 가봤다. 지난해 우리 연구를 논의하고, 백두산이나 제주 한라산 등에 대해 한국의 과학자들은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방문했다.
-- 북한 방문에서 어떤 인상을 받았나.
▲ 지난 7년간 북한 과학자들과 협업하면서 상당히 수준의 신뢰와 상호이해 관계를 구축했다. 우리는 모두 화산연구자들이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것이 매우 즐거웠다. 북한 과학자들은 백두산을 수십 년간 연구해왔기 때문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북한에서 우리는 항상 환영받았다.
-- 북한의 과학기술 수준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당신의 경험으로 판단한다면.
▲ 북한 과학자들은 매우 헌신적이고 식견이 풍부하다. 그들은 백두산은 물론 주변 지질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협업 과정에서 북한 과학자들을 영국으로 초대해 같이 일하기도 했다. 이는 우리의 최근 발행물로 이어졌다. 서로에게 배울 수 있어 공동연구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 북한과 계속해서 공동연구를 할 계획이 있나.
▲ 북한 과학자들과 두 편의 논문을 썼고, 최근 한편을 추가로 제출했다. 이것이 백두산과 관련한 우리 연구의 시작이기를 희망한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소규모 지진계를 이용한 지질활동 등에 집중됐다. 앞으로 주변국들을 포함해 좀 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 그래야만 백두산과 관련한 역사와 향후 있을지도 모를 위험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어떻게 보통의 화산들이 위치한 플레이크 경계로부터 떨어진 곳에 백두산이 위치하게 됐는지에 대한 답을 찾고 싶다.
백두산 화산 폭발 최악의 시나리오 (부산=연합뉴스) 백두산 화산이 대폭발하고 북동풍이 불면 화산재가 48시간 안에 남한 전역을 덮칠 것이라는 예측이 국민안전처 연구용역에서 나왔다. 이렇게 되면 남한에 무려 11조1천900억원에 달하는 재산피해를 줄 것으로 추산됐다. 2015.5.21 << 윤성효 부산대 교수 제공 >>
-- 최근 정상회담 등으로 남북간 평화구축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과학자로서 신뢰구축 방안에 대해 조언한다면.
▲ 남북정상회담을 보면서 매우 흥분됐다. 한반도에서 미래 평화가 달성되기를 기원한다. 과학분야든 다른 분야든 간에 협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명확한 과학적 목표를 향해 가면서 튼튼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신뢰와 상호이해를 쌓을 수 있다. 백두산은 그런 면에서 최적의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도 아니다. 지금 일어나는 일과 관계없이 과학적 측면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만약 남한과 북한 과학자 간 공동 조사가 가능하다면 이같은 신뢰구축에 탁월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