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해빙 무드가 순식간에 무르익었다. 양측 지도자들의 평화를 다짐하는 악수는 감격 그 자체였다. 묘하게도 한반도 시운이 통쾌하게 맞아 떨어진 것 같다.
미국이 북한에 초강력 압력을 가할 수밖에 없었고 핵공격으로 미국을 끊임없이 위협하던 북한이 더 이상 저항할 수 없는 사태에 이르자 평화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는 코너로 몰리게 됐다. 우리 한국도 동맹국 미국에 충실하지 않으면 한반도 전체가 전쟁 참화를 입게 될 수밖에 없는 위기에 놓이자 남북 화해의 수단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회담에 외세가 어떤 조화를 부릴지도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되겠지만….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한반도 문제와 깊은 이해관계를 가진 나라들도 제각각 자기들의 입장에 따라 한반도 문제에 반발할 수 없는 그런 입장이다. 이번 4.27 남북회담은 하늘의 섭리에 경의를 느낄 만큼 감격이었다.
다시 말하면 이번 남북평화 회담은 우리의 길고 긴 분단의 설움과 수모, 치욕을 새삼스레 반성해 볼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 겨레의 긍지를 되살려 다시는 외세에 의한 시달림 없는 탄력있는 통일국가를 지향하자는 명제를 안겨주었다.
우리가 순수한 겨레의 완전 독립국가를 건설해 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이념탈피를 남북 양측에 제안하고자 한다. 처음부터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어리석음으로 우리 겨레의 자존심을 스스로 망각했다. 동학혁명이 일어나자 우리 정권은 외세를 끌어들여 오히려 백성을 압살했다. 주권을 국민들에게 나눠준 것이 아니고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을 불러들여 백성을 제압하고 왕권만 강화하려다 일본의 식민지가 돼 버렸다.
36년간 식민 지배하에서 우리는 뭘 했나. 제각각 외세에 붙어 선택한 것이 공산주의와 자유 민주주의다. 그리고 그 강대국들의 패권 경쟁에 제각각 편승하여 국토를 분단시키고 동족간에 철천지 원수가 되어 오늘에 이르지 않았나. 생각할 수 록 4.27 남북정상 평화회담은 정말 꿈만 같은 신화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정치이념이란 뭔가. 나라와 국민 잘 살게 해주겠다는 소신이 이념이라지만 우리 한반도에서의 정치이념이란 대결과 분열을 초래한 악몽의 원천이라고 규정하고 싶다.
우리나라 보수 세력들은 통합, 관용, 사랑 대신에 무조건 반대자들의 씨를 말리려 들고 권력층, 자본가들만 활개치는 불평등 사회를 이끌어왔을 뿐이다. 통일 문제만 해도 자유당시절 내세운 북진통일이라는 전쟁구호와 화해와 용서를 거부하는 반공주의가 보수 세력의 통일방안의 전부다. 이명박, 박근혜의 ‘북핵포기 삼천달러 보장’제안은 북한을 흡수하자는 점령구호였을 뿐이다.
북한과 일부 진보세력은 분단이래 줄곧 남한적화 야욕으로 국지전과 분쟁을 일삼고 분단의 벽만 쌓아 올렸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제시하여 통일의 새 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그 이래 햇볕정책 이후에도 소위 보수와 진보는 극과 극을 달리는 이념 싸움에 남북화해는 점점 멀어져 물거품이 돼가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으로 갑작스럽게 남북화해 무드가 폭풍처럼 다가온 것이다. 우리 남북 현실은 그 어떤 사상가나 정치전문가나 학자가 해답을 찾는다 해도 보수, 진보의 틀을 버리고 중도노선을 찾는 것 외에는 전쟁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 1972년 박정희와 김일성이 발표한 7.4 남북공동 성명도 “사상과 이념과 제도를 초월하고 민족적 대단결의 차원에서 자주적으로 통일을 지향한다”라는 것이 골자다. 누가 이것을 만들었든 사실상 7.4 남북공동성명은 우리 남북통일의 금과옥조다. 우리나라 정치인 가운데 최초로 손학규 의장(국민주권 개혁회의)은 “한국의 중재하에 북한과 미국이 가까워져 정상적인 교류를 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손 의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남북과 미국이 만들어 낸 화해분위기는 자신의 꿈이기도 했다면서 문재인, 김정은 두 지도자들의 결단, 판문점 평화선언을 높이 치하하고 슬기와 지혜를 모아 흔들림 없이 자주적으로 통일을 향해 나가자고 역설했다. 요컨대 남북이 사상, 이념, 제도를 초월하여 중도로 나가자는 주장이다.
보수, 진보가 대립하고 있는 한 하루아침에 통일이 이루어진다해도 엄청난 혼란을 불러올 지도 모른다. 보수, 진보의 틀을 벗어나 남북이 다 같이 동의하는 중도노선이 관건이다. 지금 한반도에 천운이 온 것 같다. 온 겨레 총 단결하여 핵 없는 한반도 민주통일국가 완성하자. (571)326-6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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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용 자유광장 회장 페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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