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올해 가을학기 신입생 선발을 위한 UC계열 합격자 발표 결과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그동안 많은 고등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가지고 있었던 UC계열의 입학사정 공식이 이번에 전혀 다르게 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당연히 합격할 것이라고 여겼던 캠퍼스 지원에서 불합격 또는 대기자 통보를 받고, 유명 사립대 합격자가 UC계열 중위권 캠퍼스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등 예상 밖의 결과가 이어지면서 지원자와 학부모, 학교 카운슬러 등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학생들의 입시준비를 지도해 온 입장에서 이번 결과는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그동안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나름 단단한 스펙을 가졌다고 판단했을 때 아이비리그 등 명문 사립을 지원하면서 같은 선상으로 UC버클리와 UCLA를 올려놓고, 그 다음으로 샌디에고, 샌타바바라, 데이비스 캠퍼스를 안정권으로 판단해 왔던 게 사실이다. 다시 말해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UC계열을 일종의 보험처럼 생각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결과를 통해 그런 단순한 판단이 더 이상 먹혀들지 않게 됐음을 알게 됐고, 내년 지원자들은 UC계열 지원에서 상당한 분석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경각심을 갖게 됐다. 또 중위권 또는 B+ 학생들은 UC지원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음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사실 UC계열은 그동안 조용한 변화를 보여 왔다. 버클리나 LA는 이미 명문 사립대에 견주어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 강력한 스펙의 후보자들이 몰리면서 입학 문은 더욱 좁아진지 오래다.
그리고 샌디에고 캠퍼스 역시 갑자기 경쟁률이 치솟은 게 아니라 오래 전부터 컴퓨터 사이언스 등 이공계열을 필두로 치열한 경쟁이 이어졌고, 지금은 다른 전공분야에서도 쉽지 않은 도전이 되고 있을 정도로 들어가기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때문에 나는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소위 ‘중위권 캠퍼스’란 인식을 가지고 있는 어바인이나 샌타바바라, 데이비스에 대해 쉽게 생각하지 말 것을 강조해 왔고, 학교성적이 중간인 경우 칼스테이트 계열 지원에도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하곤 한다.
UC계열이 갈수록 들어가기 어려운 이유는 해마다 지원자 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정원을 탄력적으로 늘린다고 해도 소폭이지 대문을 활짝 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게다가 타주 출신이나 외국인 유학생 수도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에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입시에서 두드러진 것이 바로 대기자 제도의 적극 활용이다. 사실 학생이나 학부모들 가운데 주립대학인 UC에서 유명 사립대 같은 대기자 제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았는데 이번에 분명히 알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UC계열도 보다 정확한 신입생 정원을 관리하기 위해 대기자 제도를 이용하는 한편, 합격시켰을 경우 실제 입학할 학생들을 선별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 해 어바인 캠퍼스에서 정원 초과로 한바탕 난리를 겪었던 것도 정원 수 관리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중요한 한 계기가 됐음도 쉽게 알 수 있다.
이 같은 상황들을 본다면 이젠 UC 계열이 성적과 대입학력평가시험 점수만으로 승부를 가릴 수 없게 됐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내년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물론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다. 우수한 성적과 점수는 필수이다. 그리고 사립대와 마찬가지로 과외활동이나 추천서, 에세이 등에서도 많은 공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편입을 통한 UC 입학에도 긍정적인 자세를 갖기를 바란다.
UC는 올해 개교 150주년을 맞았다. 그리고 미래를 대비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커뮤니티 칼리지를 통한 편입 확대다. 즉 자신이 노력하면 그만큼 편입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넓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제 UC계열을 캠퍼스 별로 등급을 매기기보다는 어느 캠퍼스가 자신에 좋은 선택인지를 고민하고 지원해야 한다. 중위권 캠퍼스는 없다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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