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6.25 전쟁 당시 1.4 후퇴 이후 피난으로 부산에서 살았다. 그리고 나의 중학교 입학은 1953년 되던 해 이었다. 그런데 입학한지 두 달 쯤 되었나? 모두 교정에 나오라고 해서 나가니 상급 학생들이 부산의 번화 거리인 광복동으로 나가자 해서 학교가 있는 대신동에서 광복동으로 걸어가기도 하고 또는 스크럼을 짜며 가면서 상급자들의 구호를 따라 외친 것이 ‘북진통일’ ‘정전협정 결사반대’ 이었다.
내가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당시에 정전협정 이야기가 나오자 북한의 전쟁 도발로 많은 인명과 참혹한 피해를 입고 국민들이 이제는 끝장을 내야 한다는 외침과 이승만 대통령의 고집으로 소위 남북군사휴전협정에 한국은 참여도, 사인도 하지 않았다. 사실 당시로는 휴전협정에 참여를 안한 것이 당연했지만 오늘날 와서 평화협정으로 담판을 하는 이 즈음에는 한국은 그로 인하여 당사자가 못 되어 사인을 할 권리가 없고 그래서 중매쟁이가 된 것 아닌가 싶어 아쉬운 기분이다.
그런데 이 중매쟁이로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헌법에 위반되는 금기에 말을 꺼냈다. 그 내용은 통일보다 서로 간섭하지 말고, 서로 서로 각기 자기들끼리 평화스럽게 살자 라는 말로 통일은 우선 뒷전으로 미루자는 말이었다. 나는 그의 발언에 대해서 대 찬성이다. 평화공존 속에서 살다보면 서로 교류하고 한 경제권이 될 수 있고, 사실 그러한 세상이 지속되면 향후 10년 20년 뒤에는 정보 문화 정신세계의 교환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또 뻗어나갈 것이며 그때에는 국경, 통일이란 단어 자체가 그리 중요하지 않은 세상이 온다고 나는 믿는다. 고로 서로 각자대로 간섭하지 말고 평화공존하면 된다.
그런데 현 한반도의 평화공존의 전제조건으로 한국은 물론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핵무기 폐기이고, 북한으로서는 정권보장, 국가의 존재와 안위, 그리고 세계의 정상적인 국가의 일원으로 지위를 얻는 것 일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양쪽이 원하는 것을 중매쟁이로서 해야 하나 이 문제 협상에서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이 서로 상대방에게 먼저 행동으로 보이라고 주장 할 것이니, 이 문제 해결이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닐 것이다. 더군다나 중매쟁이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 뺨 세 대 얻어터지면 그만이지만, 이 중매가 실패면 어쩌면 전쟁이라는 대재앙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이다.
그런데 냉철하게 살펴보자면 더 궁지에 몰릴 수 있는 나라는 미국이 아니고 북한일 것이다. 그래서 중매쟁이인 문대통령은 북미회담이 성공되도록 행동하라고 김정은을 잘 설득해야 한다. 어떻게? 여기에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좀 엉뚱한 생각을 글쟁이기에 하고 싶다.
‘미국에 인질을 보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미국이 가장 의심하고 믿지 못하는 것 그래서 첫발부터 회담의 걸림돌이 되는 것은 바로 서로 하나 받고 하나 주고 잘 진행이 되는 듯 하다가, 최종에 북한이 ‘핵무기 한 두 개는 못 없애겠소’ 하는 것이다. 그러니 문대통령은 이러한 미국의 불안을 해소시키기 위해서 김정은을 잘 설득해서 김정은의 동생 김여정을 대표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그리고 핵무기 최고 책임자, 탄도유도탄 최고 책임자 등 한 20여명을 자본주의 시장경제 견학이란 명목으로 협상 시작부터 마지막 핵무기 폐기까지 미국에 머물도록 하면 어떨까 한다.
나는 이 이야기가 단 1%의 실현성도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병자호란 이후 조선의 평화는 소현세자, 봉림대군, 그리고 김상헌 같은 주전파가 청나라에 인질로 갔기에 가능했고, 또 후에 그들이 자명종 같은 문명의 이기, 천주학 같은 종교 등을 소개하며 조선이 세계로 향한 시야를 넓혔고 주자학에서 실학파로의 전환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북한에게 상기하라고 하고 싶다.
지금 머뭇거리면 전쟁이란 대재앙으로 진전될 수 있고, 전쟁이 터지지 않는다고 해도 미국과 중국이 두는 바둑판에 남한이나 북한이나 둘 다 바둑돌 신세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정말 외세에 놀아나는 신세로 오래 오래 갈수도 있다. 문대통령의 중매쟁이로서의 성공적인 역할로 남북한이 한반도의 주체적으로 영원한 평화의 길을 열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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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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