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업률 등 지표 탄탄… 연내 2차례 더 올릴 듯
▶ 한국 시장금리 상승 불가피, 자본유출도 주목
21일 뉴욕증권거래소 플로어에 설치된 모니터에 FRB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는 뉴스가 뜨고 있다. [AP]
■ 기준금리 0.25%p 인상 배경과 향후 전망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개월 만에 다시 한번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1.50~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고 21일 발표했다. 2015년 12월 이른바‘제로금리’ 탈출을 선언한 뒤 6번째 금리 인상으로 지난달 취임한 제롬 파월 의장은 첫번째 주재한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이끌었다. FRB의 이번 결정은 탄탄한 실물경기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주된 배경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기준금리와 비교할 때 10년만에 처음으로 미국의 금리가 더 높아진 금리역전 현상이 생긴 점도 특징이다. 올해 추가로 2차례를 포함해 2020년까지 7차례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한인경제권도 이에 대한 대비가 절실해 보인다. FRB의 3월 금리 인상 결정을 둘러싼 배경과 향후 전망, 금융 소비자에 미칠 영향을 정리한다.
■실물경기 자신감이 인상 배경
FRB가 한 단계 매파적 기조를 강화한 것은 실물경기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일명 ‘골디락스 시나리오’다.
골디락스라는 표현 그대로 글로벌 경기가 너무 과열되지도 않고 냉각되지도 않은 적당한 상황에서 기존의 점진적인 긴축 기조에 변화를 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는 실물경기의 탄탄한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실업률은 17년 만의 최저치인 4.1%까지 떨어졌고, 소비와 투자 지표도 전반적으로 양호하다. 주택가격도 완만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FRB의 목표치(2%)를 밑도는 상황에서도 자신감 있게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는 근거다.
■10년만에 한미 금리역전
이번 인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1.75%)은 한국은행 기준금리(1.50%)를 웃돌게 됐다. 한미 정책금리가 뒤집힌 것은 2007년 8월 이후 10년7개월 만에 처음으로 만약 한국에도 자산이 있다면 눈여겨 볼 대목이다. 미국과 한국의 정책금리 역전을 두고 우려되는 것은 크게 두가지다. 한국의 자본유출과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한국내 대출자들이 받게 될 충격이다.
한국 내에서는 투자자금 유출에 대해 ‘당장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과거 두차례 금리역전 때도 우려했던 대규모 유출은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경험치에서 나온 전망이다. 최근 달러화 약세도 자본유출 우려를 덜어주는 요인이다.
다만 미국의 정책금리와 연동해온 한국의 시장금리 상승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2020년까지 7차례 인상 가능성
당초 이번 금리 인상 가능성을 95% 이상으로 봤던 시장의 관심은 앞으로의 인상 속도에 맞춰지고 있다. 이날 회의 직후에 공개된 ‘점도표’(dot plot)에서는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시그널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점도표란 FOMC 위원 개개인의 금리 인상 스케줄을 분포도로 정리한 일종의 설문조사로 이번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 기준)는 기존의 2.1%를 유지했다. 연간 3차례 인상에 나서겠다는 기존 속도를 유지할 것이란 의미다.
전체 15명 가운데 8명이 ‘3차례 인상론’을 피력하면서 주도권을 지켰지만 ‘4차례 인상론’도 7명에 달했다. 또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기존 2.7%에서 2.9%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도 인상 횟수를 기존 2차례에서 3차례로 늘렸다는 뜻이다.
여기에 2020년에는 두차례 인상을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7차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0.25%포인트씩 인상을 가정한다면 기준금리는 3.25~3.50%까지 높아지게 된다.
■소비자 직접적인 영향은
크레딧 카드, ‘홈에퀴티 라인오브크레딧’(HELOC), 변동금리 모기지를 갖고 있다면 짧게는 수주일 이내에 기준금리가 오른 만큼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뱅크레이트닷컴이 분석한 크레딧 카드 평균 이자율은 16.84%로 만약 1만달러의 밸런스가 있는데 0.25%포인트 금리가 오르면 이자 납부를 위한 월 페이먼트는 25달러 늘어나게 된다.
HELOC의 평균 금리는 5.77% 선인데 설정해 둔 크레딧 라인이 3만달러라고 가정하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월 6달러의 미니멈 페이먼트 부담이 늘어난다.
변동금리 모기지는 연간 단위로 금리 조정이 이뤄져 인상에 다소 시일이 걸리지만 그렇다고 이자 부담 증가를 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만약 이번을 포함해 올해 3~4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진다면 20만달러 모기지에 대한 월 페이먼트는 84~112달러씩 증가하게 된다.
■한 템포 느리게 영향 받기도
다만 고정금리 모기지는 단기인 기준금리의 직접적인 영향 대신 거시경제 전망과 인플레이션 기대치 등에 의해 움직인다. 현재 30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 금리 4.54%에 대해 쿠나 뮤추얼 그룹의 스티브 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추가로 2~3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연말께 고정금리 모기지 금리는 4.75% 이상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토론은 기존 대출은 예외이고, 신규 대출에 대해 오른 금리가 적용돼 2만5,000달러 신차를 기준으로 월 페이먼트 부담은 3달러 미만에 그칠 전망이다. 무엇보다 오토론 업체들 사이의 금리 경쟁이 심화돼 5년만기 오토론의 대출 이자는 4.46%에서 4.58%로 오름폭이 제한적인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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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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