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BC.
미국 대학농구 3월의 광란이 아니었더라면 몰랐을 대학이름이다. University of Maryland Baltimore County 란다.
이번 일 년 총산 대학농구의 챔피언을 따내는 경기의 구성은 미국 대학들이 위치한 동서남북 4지역에서 - 북은 빼고 중서부로 대치해서 - 지역당 각각 16개 팀을 배당받는다. 그렇다고 북쪽에는 대학이 없어서가 아니다. 강한 팀과 약한 팀을 잘 배분해서 경기를 진행하려다보니 그렇게 되나보다.
UMBC는 남쪽으로 배당된 Seed 16번째 팀으로 꼴지중의 꼴지다. 그리고 이 팀과 맞붙은 버지니아 대학은 정규시즌 내내 랭킹 1위 자리를 내 집같이 드나든 강팀중 강팀으로 남쪽 Seed No 1 으로 경기가 진행되었다.
그런데 ---
마침 그 시간 손발 닦고 막 TV를 보는 순간 저녁이 준비되었단다. 그때 스코어는 21 대 21 로 전반전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 나도 그랬지만 전국 모든 시청자들이 ‘아 이제 Warm up이 끝났겠구먼.’ 했을 거다.
그리고 부엌으로 가 밥상에 앉아 저녁을 끝내고 한동안 노친내와 잔소리 하다가 다시 방으로 들어와 TV를 켰다. 순간, 어? 눈을 부비며 다시본다.
한쪽 팀이 한쪽 팀을 왕창 부시다시피 하는 일방적 게임이 스크린에 보인다. 게임 2분 몇 초전이다. 한쪽 팀의 공은 던지기만 하면 바스켓에 들어간다. 한쪽 팀은 던져도 던져도 안들어가기만한다. 게임이 끝난다. UMBC 74 University of Virginia 54.
스포츠 경기에 Upset 이라는 건 항상 있다. 그러나 대개 경기가 아슬아슬하게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며 업셋이 끝난다. 그러나 이건 아니다. 마지막 몇 분은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 게 아니라 과연 몇점차이로 신데렐라가 이기느냐하는 궁금증만 남았다.
어느 게임이나 이게 끝난 후, 특히나 업셋으로 끝난 경우, 패자측 관중석에서 눈물 흘리는 팬들의 면모를 항상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날밤 한 컷의 스크린에서 본 그 모습은 아직도 눈에 아른거린다. 누굴까? 버지니아 졸업생? 교수? 아니면 선수중 누구의 할머니? 분명이 70 전후의 노령이었다. 수건으로 애처롭게 눈물을 닦는 그 장면이 지금도 쩌릿하게 아른거린다.
미국대학 농구게임 챔피언 토너먼트 3월의 광란에서 Seed 16번 팀이 Seed 넘버원 팀을 이긴 건 이번이 처음이란다. 금년 정규 시즌경기 31-2 라는 승률을 자랑하고 시즌평균 543점만을 상대팀에 허락한 버지니아가 ‘무명’의 꼴찌 팀에게 74점을 허용한다. 농구광 오바마 전 대통령의 Bracket 종이에는 아마도 버지니아가 올더웨이 승승장구 챔피언으로 적혀있을지도 모른다.
게임이 끝난 후 인터넷으로 보는 주류 신문들의 헤드라인은 예측대로 UMBC 뉴스로 도배를 한다. 뉴욕 타임스도 워싱턴 포스트도 월스트릿 저널도 그리고 우리 동네 머큐리 뉴스도 UMBC로 머리를 장식한다. 그리고 그 옆 모든 신문들의 병행하는 다른 머리기사는 정년퇴직 이틀을 남겨놓은 앤드류 맥케이브 FBI 부국장의 잔인한 해임기사가 나란히 나온다.
자 그럼 다음 Question.
Who is UMBC?
이름대로 본다면 볼티모어 카운티에 위치한 메릴랜드 대학이다. 풋볼을 하는 미국대학들의 많은 정보가 두뇌 디스크를 필요이상 차지하는 바람에 농구 쪽에는 인색해서 농구하는 대학들의 정보는 별로다.
결국 우박사다. 공립대학으로 1966년에 창립되었으니 비교적 젊은 대학이다. 학생 수 거의 1,4000명에 교수진 835명. 교수 1명당 학생 수 17명 정도의 Space-Grant Research University 다. 48개 학과에서 학사학위를 부여하고 석사에 36개 그리고 박사학위만도 24개 분야에서 주고 있다. 총장 Freeman A. Hrabowski III 박사는 지난 26년간 이 대학을 이끌면서 운동도 좋지만 학구적인 면을 강조하며 매년 많은 소수민족 학생들 석사/박사학위를 배출하고있다고한다. 등록금도 산호세 주립대 정도로 무리하지않다. 물론 소수민족 학생들에 재정 지원도 있고.....
.....그리고 신데렐라 꿈은 여기서 끝난다. 2018년 3월 18일, Kansas State 50 UMBC 43.
<
신해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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