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결성
▶ 평화 정신 강조·흥행 불씨 살려
지난 9일 개막해 25일까지 17일간 전 세계 스포츠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은 역대 동계올림픽 가운데 가장 성공한 올림픽 중 하나로 평가된다. “흠잡을 데가 없는 게 오히려 흠”이라는 해외 매체의 극찬이 나올 정도다. 불과 4~5개월 전만 해도 ‘호재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던’ 평창이었다. 최악의 상황을 환상적으로 반전시킨 드라마를 써낸 평창이지만 셔틀버스 운영 미숙과 강풍으로 인한 경기일정 연기, 노로바이러스 등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들이다. 역대 다른 올림픽들이 그랬듯이 평창 역시 완벽하지는 못했다.
◇흥행의 불씨 살린 남북 단일팀=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출전은 논란이 컸지만 흥행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북한 이슈를 둘러싼 분위기는 평창올림픽 참가를 시사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로 확 바뀌었다. 올림픽을 준비하던 정부와 대회조직위원회에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북한 대표단과 선수단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배려로 일각에서는 ‘평양올림픽’이라는 비난이 일었고 갑작스러운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추진에 무리수도 있었다. 그러나 안보 우려로 가득했던 수개월 전을 생각하면 북한의 참여가 평화올림픽 실현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데 대한 이견은 적다. 평창올림픽에는 역대 최다인 92개 출전국에 역시 역대 최다인 2,920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남북 선수단의 개막식 공동입장과 공동 성화봉송에 주요 외신들은 “올림픽 역사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놀랍도록 인상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출신 귀화선수 랜디 희수 그리핀이 넣은 남북 단일팀의 첫 골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최고 인기 리그인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와 협상을 그르쳐 NHL 선수들을 평창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에 초청하지 못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단일팀을 통한 아이스하키 인기몰이에 적극적이었다. IOC의 바람대로 단일팀이 치른 5경기 중 4경기가 매진됐다.
◇드론·로봇도 ‘평창 스타’=평창올림픽에서는 드론과 로봇도 선수들 못지않게 인기를 누렸다. 특히 개막식 중 1,218대의 드론이 펼친 오륜마크 퍼포먼스는 압권으로 꼽혔다. BBC방송은 “개막식의 모든 공연이 세밀하고 세련됐다”고 극찬했다.
이밖에 세계 최초 5G 이동통신 서비스는 정지상태에서 다양한 각도의 화면을 제공하는 타임슬라이스, 실제 선수 시점에서 볼 수 있는 싱크뷰 등으로 올림픽 시청의 새 장을 열었다. 또 사물인터넷(IoT)·증강현실(AR)을 통한 관중 안내와 더불어 인공지능(AI) 콜센터도 운영됐다. 올림픽 기간 11종 85대의 로봇이 경기장과 선수촌 등을 휘저었다. 경기장 밖에서는 450여개의 문화올림픽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평창올림픽은 2020도쿄하계·2022베이징동계올림픽까지 이어지는 ‘올림픽의 아시아 시대’ 중 선봉에 선 올림픽으로 주목받았다. 평창이 관중과 참가자친화형 스마트올림픽을 실현하면서 다음 올림픽 주자인 도쿄는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도쿄는 다음 올림픽 체조 종목의 채점과정 일부를 AI에 맡기고 올림픽선수촌이 들어선 오다이바 지역에 아예 ‘로봇촌’을 건설할 계획이다.
◇최대 반전은 ‘흑자 올림픽’=적자가 뻔해 보이던 평창올림픽은 예산절감 노력과 IOC 지원금 확대 등으로 흑자 실현이 가능해졌다. 올림픽 전체 예산은 2조8,000억원인데 기업 스폰서로 1조1,123억원을 모아 목표를 118% 달성하는 등 현금흐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조직위의 판단이다.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예비비 300억원은 절반도 쓰지 않았고 라이선스 상품 판매도 호조를 이뤘다”며 “적자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조직위와의 협상을 통해 IOC는 4억700만달러의 지원금을 내놓기로 약속했다. 입장권은 판매 목표치(106만8,000장) 대비 100.9%가 발매됐다. IOC 측이 예비로 가지고 있던 티켓을 시중에 풀어야 할 정도였다. 입장권 수입은 1,573억원. 대회 기간 12개 경기장과 평창 올림픽플라자, 강릉 올림픽파크 등을 138만7,000여명이 방문했다.
문제는 사후활용이다. 대회 자체는 흑자일지 몰라도 대회 뒤 경기장 시설을 제대로 쓰지 못하면 이전 국제대회들과 마찬가지로 빚더미에 앉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강원도는 12개 경기장 중 최근까지 활용방안을 정하지 못했던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과 강릉 하키센터,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를 국가대표 훈련시설 등으로 쓰기로 가닥을 잡았다. 운영예산 중 국비와 지방비를 어느 정도 비율로 나눌지는 협의해나갈 계획이다./평창=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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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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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문대통령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