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2(에너지는 질량 곱하기 광속도 제곱)이란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공식이 대살육 무기의 개발로 이어진 게 1945년이었다.

세계 제 2차대전에서 항복한 다음에도 최후까지 천황을 지키겠다는 일본의 결사정신을 분쇄시킨 것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미국 원자폭탄의 가공할 파괴력이었다. 그런데 원자탄 개발에 참여했던 과학자들 중 상당수가 단 하나의 폭탄으로 10만 명이 폭사하고 생존자들마저 표현하기도 어려운 고통 끝에 사망하는 것을 보고 핵시대가 세상종말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 시작했다. 원자탄이 수소탄으로 이어져 파괴력이 더 높아졌을 뿐 아니라 소련도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고 차례로 영국, 프랑스, 그리고 중국마저 핵보유국이 되어 핵전쟁으로 인한 아마겟돈이 공공연한 화제가 된 것이다. 더군다나 인도, 파키스탄에 이어 북한까지 핵보유국이 된 상태라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원자력 과학자들의 회보에서 세계 멸망을 자정 12시로 규정하고 12시까지 몇 분이 남았는가를 매년 발표해서 세상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온 게 1947년부터니까 올해까지 71년이나 된다.

2018년의 세계멸망 시계는 자정 12시 2분 전으로 2017년보다 30초 단축됐다고 회보 관계자들이 1월말에 발표했다. 그 중 저명 물리학자들이 워싱턴 포스트의 기고 컬럼에서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도날드 트럼프가 1년 전 대통령 선서를 했을 때 원자 과학자들의 회보는 세상 질서를 흔드는 그의 언동 등의 이유로 세계멸망의 2분 30초 전으로 시계바늘을 고정시킨 바 있었다.

“1년이 지난 후 우리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세계 지도자들이 핵전쟁과 기후 변화의 위협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 실패 때문에 그 시계 바늘을 30초 더 앞세웠다”고 로렌스 크라우스와 로버트 로스너 교수가 지적한다.

세계 멸망 2분 전이란 이야기다. 미국의 수소탄 실험에 이은 소련의 비슷한 대응으로 냉전이 최고조에 달했던 1953년 때와 똑같은 시계바늘 위치다.

그 같은 위기감에 가장 많이 기여한 장본인들 둘을 손 짚으라면 단연 북한의 김정은과 트럼프다. 북한 핵개발 중단은 커녕 2017년엔 수소폭탄 시험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으로 괌이나 하와이만이 아니라 미국 본토의 도시들까지도 불바다를 만들겠다고 위협하는 김정은과 “로켓맨에게 그의 책상에 있는 핵무기 단추보다 내 책상의 것이 더 크다고 전해주라”라는 트럼프의 치기 어린 트위터로의 반응이 위험한 레토릭이라고 지적된다. 그 회보가 지적하는 금년도 위기의 고조에는 기후변화에 뒤따르는 작년도의 카리브 해와 북미주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과 홍수들, 그리고 각종 산불 피해, 북극 빙판의 축소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파리협약에서 미국을 빼냈으며 그의 전임자들의 환경보호 정책을 대폭 무효화 시키는 행정명령들을 내리기에 바쁘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는 것을 문재인 정부는 크게 환영하고 북한과의 대화 재개가 한반도의 비핵화 협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하는 그의 보좌진들이 있다는 보도가 있다. 또한 평창에 가는 펜스 부통령도 김여정과 김영남 같은 북한의 고위층과의 접촉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지 않는다지만 김정은의 핵무기 포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북한이 UN과 미국의 광범위한 제재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어 한국 정부의 경제 지원으로 숨을 돌리려고 하는 술책일 뿐이다.

김정은과 그의 측근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과 리비아의 가다피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 후세인이 실제로 대량 살상 무기 특히 핵무기를 개발했었던들 미국이 2003년에 이라크와의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그랬다면 아마도 후세인의 아들 중 하나가 아버지를 승계했을 것이다. 가다피도 거의 성공단계에 이른 핵개발을 포기했기에 2011년에 권좌에서 쫓겨났고 무참한 죽음을 당했다. 따라서 김정은과 북한의 권부에게는 핵무기 소유가 미국으로부터의 위협에 대한 보호막으로 보일 것이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이란 공산세계에도 유례가 없는 왕조를 지탱하는 데는 세계 최고 강국인 미국도 북한을 넘보지 못하게 핵무장을 했다는 자부심이 한 축을 이룬다. 다른 한 축은 물론 세계 최악의 인민 억압이다.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 결사의 자유 등 인민 기본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김정은을 하늘처럼 숭앙하는 대신 김정은과 그의 측근들의 호화로운 생활을 인민의 빈곤한 삶과 비교하는 말을 하는 것조차 대역죄로 취급돼 처벌을 받는다.

김정은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고모부 장성택과 이복형 김정남도 가차 없이 처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의 좌경화 세력들은 김정은과의 대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김정은과 그의 측근들은 결코 핵무기 개발과 소유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정말로 세상 종말 2분 전인가?
<변호사 MD, VA 301-622-6600>

<남선우 변호사>